[인터뷰] “여당 체질 새누리, 비바람 무릅쓰는 결기 있어야”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이혜진 기자]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3선‧인천 남구갑‧20대 국회 기준)은 지난 24일 열린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 최경환 의원의 3자 회동에 대해 “정 원내대표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5일 오후 <폴리뉴스>의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일부 의원들의) 3자 회동에 대한 반발에는 일리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은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법적 정당성과 근거가 없다 할지라도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제안하고 논의하는 것 자체를 꼭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지난 20일 열린 4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에 대해서도 “왜 ‘4선 이상’이냐. 이것도 사실 아무런 법적‧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며 “다만 아이디어를 구했을 뿐이라 이해해야 한다. 고민 끝에 어떤 안이 나오면 그걸 다시 당원에게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의원은 “하여튼 정 대표가 어려움 많을 것”이라며 “전국위원회 무산이라는 생전 처음보는 일을 당하다보니 압박감도 심할 것 같은데, 그런 과정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홍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선 “분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홍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의 내홍을) 잘 수습해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하면 분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4‧13 총선에서 당 지도부가 보여준 모습을 두세 번 되풀이하면 그 땐 정말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어떤 신문에 새누리당은 항상 여당이었기 때문에 분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밖에서 우리 당의 모습이 이렇게 비춰진다고 생각하니 찔끔했다”며 “우리도 나름대로 철학과 가치 그리고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비바람을 무릅쓰는 결기가 있어야 하는데, 씁쓸하면서도 앞으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홍일표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 지난 24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 최경환 의원의 3자 회동이 열렸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3김 시대 때 YS와 DJ가 서로 계파 싸움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대구에서 서로 합의했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정우택 의원, 하태경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이 이에 반발했고, 김무성 전 대표는 그런 (합의 형식의) 회동이 아니라 단지 자문에 응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해프닝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이 상황을 어떻게 보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 상황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비대위원장이나 혁신위원장 등으로 모실 수 있는 분들을 접촉했지만 다들 고사하다보니 이를 수습하고 봉합하고 돌파하는 과정에서 그런 모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분들(회동 당사자들)이 합의했다고 얘기해도 상관없고, 합의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다만 그 합의의 성격이 당의 공식적인 권한을 가진 것이 될 순 없다고 본다. 그냥 ‘이렇게 하면 어떻겠느냐’는 식으로 김무성 대표가 말했듯이 자문을 통해 하나의 안으로 마련한 것일 뿐이다. 이것(합의한 내용)은 권한 있는 기구인 의원총회나 당선인총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추인 받아야 하는 성격의 것이었다. 그런데 언론에선 마치 다 결정된 것처럼 보도됐다.

그렇다보니 (앞서 질문에서 말한) 그런 반발도 나왔는데, 여기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비록 법적 정당성과 근거가 없다 할지라도 (회동 당사자들처럼)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제안하고 논의하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안(3자 회동에서 나온 안)을 그대로 할지말지의 여부는 다시 정당한 기구에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안을 합의하는 과정에 있어서 정 원내대표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해선 안 된다.

사실 지난 20일 열린 4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도 왜 ‘4선 이상’이냐. 이것도 사실 아무런 법적‧절차적 정당성이 없다. 다만 그런 아이디어를 구했을 뿐이라 이해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가지고 고민 끝에 어떤 안이 나오면 그걸 다시 당원에게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 그런 의미에서 절차적 정당성은 매우 중요하다. 아마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면 결정을 못 할 수도 있으니까 정 원내대표가 마음이 앞서지 않았나 싶다.

하여튼 정 원내대표가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전국위원회 무산이라는 생전 처음 보는 일을 당하다보니 압박감도 심할 것 같은데, 그런 과정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 총선 결과와 함께 (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계파 간) 갈등이 상당히 있다 보니까 일각에선 여당도 야당처럼 분당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또 일각에선 분당은 안 할 것이다 이런 분석도 있는데,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나.

분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당의 내홍을) 잘 수습해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면 분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4‧13 총선에서 당 지도부가 보여준 모습을 두세 번 되풀이하면 그 땐 정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어떤 신문에 새누리당은 항상 여당이었기 때문에 분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밖에서 우리 당의 모습이 이렇게 비춰진다고 생각하니 찔끔했다. 우리도 나름대로 철학과 가치 그리고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비바람을 무릅쓰는 결기가 있어야 하는데, 씁쓸하면서도 앞으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분당을 위한 에너지라든가 계기는 크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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