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법원에 특허소송 제기…세계시장 판매량 1년새 58% 성장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중국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제기하며 역습을 시작했다. 5년내 삼성전자와 애플을 넘어 3자 구도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26일 중국 IT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의 위청둥(余承東)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초 신제품 발표회 이후 “앞으로 4~5년의 시간을 이용해 전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을 뛰어넘어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과 중국 선전 인민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자사의 4세대(4G) 통신 표준과 관련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화웨이의 기술을 이용하는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얻었다며 배상을 청구했다.

중국 업계도 이번 소송이 화웨이의 장기 시장재편 계획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가 그간의 특허권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구도에서 삼성·애플·화웨이 간 3자 구도로 바꾸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처음으로 제기한 특허소송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어 화웨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마케팅까지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미 중국에서 화웨이는 삼성전자,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2750만 대를 팔아 삼성 8190만 대, 애플 5120만 대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화웨이의 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4% 급증했으나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0.6% 줄었다.

중국 업계에서는 대체로 이번 소송이 화해로 귀결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화웨이의 승산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미국과 중국의 법원에 동시에 소송을 제기한 점에 주목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요한 전략적 고지로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소송 결과가 미칠 영향이 화웨이보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만약 삼성전자가 패소하면 정체 상태인 스마트폰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지만 화웨이는 패소하더라도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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