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 집권 세력에 나라 더 맡겼다간 곳간 거덜날 듯”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사진=폴리뉴스 이은재 PD)
▲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사진=폴리뉴스 이은재 PD)

[폴리뉴스 이혜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언젠가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적인 보수 세력이 ‘국정 대연정(연합정치)’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보수-진보 연정을) 당장 실천하기에는 마치 야합처럼 보여 어렵겠지만, 합리적인 개혁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한국 정치의)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대연정을 실현하기 위해) 보수적인 가치를 실행하지도 않으면서 보수를 자처하는 ‘수구 꼴통’ 세력과, 진보적인 가치를 협량하게 보는 ‘종북 좌빨’, 이 양 극단의 세력을 축소시켜야 한다”며 “일부에서 더민주를 ‘중도보수’라고 규정하던데 전 개인적으로 더민주가 '중도개혁 국민정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인 2005년, 당시 한나라당의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연정을 제안한 바 있으나, 박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은 정치권의 분위기와 정서 그리고 (집권 세력에 대한) 의심 때문에 아무리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진정성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정부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의 유권자와 수도권의 호남 출신 사람들이 보기엔 (참여정부가)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 것을 곧 배신이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요즘 집권 세력이 국정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들에게 대한민국을 더 맡겼다간 나라 곳간이 다 거덜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중도개혁 정권) 10년,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보수 정권) 10년 했으니, 소위 ‘(대선) 주기설’에 의해 다시 우리가 (집권)해야 할 차례”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김두관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불환빈 환불균’ 제 정치적 좌우명…출발선 달라선 안 돼”

- 이제 더민주에게 정권 교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진보적 가치를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백성들은 가난한 것에 분노하는 게 아니라 공평하지 않은 것에 화를 낸다)’을 제 정치적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공정한 환경을 전제로 열심히 노력하면 가난할 이유가 없지만, 출발선은 합의해줘야 한다. 출발선이 달라선 안 된다. 물론 이런 진보적인 가치를 실행하려면 국민 다수의 협력과 동의를 얻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한국에선 (보수) 집권자와 반대 지점에 있는 정당에 대해 무조건 좌파, 빨갱이 이런 식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연정을 실현하기 위해) 정말 보수적인 가치를 실행하지도 않으면서 보수를 자처하는 '수구 꼴통' 세력과, 진보적인 가치를 협량하게 보는 '종북 좌빨', 이 양 극단은 축소시켜야 한다고 본다. 또 일부에서 더민주를 중도보수라고 규정하던데 전 개인적으로 '중도개혁국민정당'이라 생각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개혁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한국 정치의)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해 국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보수-진보 연정을) 당장 실천하기에는 마치 야합처럼 보여 어렵겠지만, 결국 길게 보면 언젠가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적인 보수가 국정 대연정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일단은 내년 대선과 관련해선 소위 ‘(대선) 주기설’에 의해 김대중‧노무현의 진보 정권 10년, 이명박‧박근혜의 보수 정권 10년 했으니 이제 다시 우리가 (집권)해야 할 차례지만 말이다. 전 요즘 집권 세력이 국정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들에게 대한민국을 더 맡겼다간 나라 곳간이 다 거덜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 권력 분권화, 대연정 등을 제안했을 때 당시 사람들이 당혹했지만, 방금 말씀하신 대연정이 일리 있는 제안일 수도 있겠다.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은 정치권의 분위기와 정서 그리고 (집권 세력에 대한) 의심 이런 것들 때문에 아무리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진정성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정부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과 수도권의 호남 출신 사람들이 보기엔 (참여정부가)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 것이 곧 배신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문제 제기 자체는 타당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적었다고 본다. 그로 인해 우리가 (정치적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 그래도 문제를 제기했다는 자체가 대단하긴 하다.

“당 차기 지도부, 내년 대선 준비해야”

- 더민주가 수권 정당이 되기 위해선 국민이 만들어준 새로운 20대 국회의 새로운 지형 속에서 협치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마치 (야권이) 단일화되면 바로 집권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논외로 하더라도 더민주 자체만 볼 때 (당내에) 국정을 잘 수행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오는 8월 27일에 당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데,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비롯한 당의 지도부가 1년 간 그런 것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진보 정권이 집권했던) 지난 10여 년 간 성찰하고 반성한 것들도 있으니 (아마 준비가 잘) 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이런 믿음이 있을 때 국민의당과 (야권) 단일화를 하면 (차기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지 않겠나. 다만 단순히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만으론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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