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6월 24일 3당 상황(새누리당 내홍, 더민주 당권경쟁, 국민의당 위기)과 7월 정국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최근 극심한 내홍에 직면한 새누리당 상황과 더민주당 당권경쟁 그리고 김수민 의원 검찰 출석 이후 위기로 치닫는 국민의당 상황 등에 대해 짚어보고 졍치,사회, 경제적 현안이 산적한 7월 국회 운영에 대해서도 전망해 보았다. 아울러 영국의 블렉시트와 북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움직임들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각당 내부가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8월 당권 경쟁 보다는 이후에 전개될 대권 경쟁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보았다.  

이명식 : 총선 이후 각 정당에서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우선 얘기하고 7월 국회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새누리당은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 체제가 가동되면서 어느 정도 내홍이 매듭지어지는 것으로 보였는데,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지난 공천과정에서 탈당한 7인의 복당 안건이 전격처리되었고, 최근에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가 발표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 관련 대구·부산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먼저 얘기해보자. 

황장수 : 신공항 문제로 박근혜 정부는 여러 가지 지뢰밭을 넘어야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공항 입지에 관한 문제는 더 이상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공항은 가덕도에 유치되든, 밀양에 유치되든 ‘사대강 사업’이나 ‘세종시’, ‘새만금’, ‘시화간척지’ 수준의 대형국책사업으로 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말로 신공항을 만든다고 할지라도 거기에 취항할 외국의 항공사가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허브항공은 인천공항으로 한 곳에 몰아줘야 한다. 결국 지역의 투기꾼과 토호와 지역의 정치인, 대선주자들이 결탁을 해서 이런 무리한 일이 발생했다. 이렇게 무산된 부분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야권이나 재야 등에서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공격을 하는 부분에 통쾌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여권으로서는 내년 대선 구도 등을 봤을 때 PK·TK가 이 문제로 갈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봉쇄했다는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 또 국가 예산을 낭비하지 않게 되었고, 대규모 토목·건축사업을 무분별하게 벌여서 선거로 인해 낭비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 이유로 이 부분은 지역에서 시장, 지사, 정치인 등은 항의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창선 : 애당초 신공항은 무리한 대선 공약이었다. 어느 지역을 입지로 선정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지역간 갈등이 빚어졌다. 사실은 그 전의 과정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나 합의가 없이 진행되어 왔던 사안이다. 정말 신공항이 새로 건설되는 게 필요한지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나 판단, 합의 등이 없었다. 이미 전국적으로 수많은 공항들을 다 지어놓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그런 사례를 워낙 많이 지켜봤다. 또 다시 그런 식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 시선에서 본다면 일단 이번에 내린 결론 자체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해공항을 확장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 따로 굳이 막대한 돈을 들여서 신공항 건설을 할 게 아니라는 부분에서는 합리적인, 바람직한, 수용할만한 그런 결론이었다. 다만 그런 결론이 내려진 것에 대해서 대통령의 사과, 즉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는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 부분과 관련해서 김해공항 확장이 ‘신공항’이란 식의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강변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해 신공항’이라고 하면서 공약을 지키는 것이라는 식의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강변을 청와대가 하고 있다. 결론은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되,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무리한 공약을 내걸었던 것에 대한, 그것을 파기한 것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만흠 : 이번 신공항 입지 발표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을 발표한 이번 결정이 파장을 최소화 시키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 발표에서는 그냥 파장을 최소화 시키는 방법으로, 소극적으로 지금의 대안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이 부분에 대해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으나, 이것도 길게 갈 사안은 아니다. 이런 문제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 정말 공항의 실효성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이것을 정치적인 쟁점화를 만드는 건 곤란하다는데 백퍼센트 동의한다. 하지만 그만큼 정치적인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지나갔으면, 박근혜 대통령도 새로운 전기로, 긍정적인 전기로 마련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김해 신공항’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밀어붙인 결과, 내부 정치적으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자체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후유증이 크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김능구 :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맡았던 ADPi 책임자가 와서 직접 기자회견을 하면서 그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했다. 국민들이 바라볼 때는 그 분이 얘기하는 게 상당히 이해가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였을 것 같다. 여론조사를 보면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대한 찬성이 약간 높은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공항이 밀양이나 가덕도, 어느 한 쪽으로 정해졌을 때, 지역의 민심은 심각하게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치인들이 국책사업을 선거공약으로 내걸면서 그것이 지역주의에 기반한 극한 대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앞으로 내년 대선에서도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대통령과 당의 지지도는 함께 떨어졌다.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지지도는 지난 4월 총선 직후 최저점으로 기록됐던 30퍼센트대의 지지율이 나왔다. 이번 동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 결과에 대해서 이해는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간에 그 문제가 가져왔던 사회적인 폐해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본인의 공약이기도 한 문제이기 때문에 입장을 발표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런 문제에 대해 피해버렸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책임제다. 대통령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면에서 본인이 직접 얘기하는 것이 국민통합과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여러 가지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런 문제에 있어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국민들에게 입장을 밝히는 그런 모습을 갖길 바란다. 

이명식 : 신공항 문제는 이 정도로 하겠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에서 탈당 의원들의 복당을 결정하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어제 권성동 사무총장이 자진 사퇴 발표를 하면서 김희옥 체제가 봉합은 됐지만, 힘을 잃었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진 것 아니냐며 ‘희화화’하는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이번 사태에서 덕을 본 것 같은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해보자. 

김만흠 : ‘희화화’했다는 건 권 사무총장이 어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힐 때, 김 위원장의 의견을 받아들인다고 하면서 그렇게 노출한 것 같다. 본인은 복당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니 받아들이겠다는 식으로 비꼬는 상황처럼 보이게 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을 지적하는 것 같은 모양새로 사퇴한 것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 차이로 김해공항 확장을 ‘김해 신공항’이라고 밝혔다는 것이 재밌는 사실이다. 권 사무총장이 김 위원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퇴를 한 부분은 두 사람이 겉으로 체면을 세우는 것에는 도움이 되겠으나, 국민들이 볼 때는 어떨지 의문이다. 이 문제를 푸는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면서 풀지는 못했다고 본다.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 몇 가지 갈등이 노출될 것으로 본다. 후임 사무총장은 단기적 역할을 하겠지만 임명과정도 문제로 남았다. 또 총선 책임 문제를 다뤄야 할 백서발간 작업에서도 충돌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결국 새누리당은 한편으로는 무기력하고, 한편으로는 갈등의 소지가 남아있는 상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유창선 : 김희옥 위원장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본다. 비대위에서 결정이 내려졌으면 위원장은 수용하고 결론을 내면 되는데, 위원장이 전화를 어디서 몇 통을 받았는지, 칩거에 들어갔다가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느닷없이 사무총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초계파’를 얘기했지만, 결국 비대위원장 본인이 ‘친박’ 비대위원장이 된 꼴이 되어버렸다. 사실 복당 결정을 내리고 집행했으면 새누리당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보여줄 기회이기도 했으나, 김 위원장이 사무총장 경질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꼬여버렸다. 이번 문제는 김 위원장이 ‘친박’계의 손에 휘둘리고 있는 위원장이라는 부분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위원장이 이런 상태에서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그냥 전당대회로 직행하는 분위기인데, 다음 사무총장 인선, 백서 문제, 복당하는 의원들의 유감 표명 여부 등 사사건건 계파 갈등의 뇌관이 남아있다. 

김만흠 : 김 위원장이 지금 왜 당에 왔는지 생각해 볼 수도 있는 문제다. 애초에 본인이 주재했던 회의에서 복당문제가 처리된 뒤 화를 내면서 칩거에 들어갔다. 권 사무총장의 사퇴 문제는 애초 김 위원장으로부터 처음 나온 게 아니라, 김태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친박’ 강경파들이 “정진석 사과”, “권성동 사퇴” 얘기를 꺼낸 것을 그대로 김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 같다. 이런 부분을 보면 김 위원장이 비대위 뿐만 아니라 당을 대표로서 이끌 역량이 아닌데, 당을 어떻게 맡았는지 의혹이 들 정도다. 이번에도 역시 ‘친박’ 강경파들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새누리당은 더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무소속에 있다가 복당하는 한 의원은 지금 총선을 다시 치른다면 122석보다 더 못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뭔가 개선하는 것이 아닌,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당이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맞는 것 같다. 

김능구 : 새누리당은 유승민 의원 등의 탈당파가 복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상임전국위를 무산 시키면서까지 비대위를 다시 구성했다. 그렇다면 나름대로 현재 ‘친박’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로 비대위가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비대위에서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탈당파들의 복당결정이 났다. 일각에서는 이 부분을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이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공천파동 후 총선에서 참패한 뒤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을 계속 막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가 아마 여러 통로로 전해졌을 것이고, 그 부분에서는 청와대에서도 큰 틀에서만큼은 공감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기환 정무수석이 김재원 정무수석으로 바뀌면서 당청간의 기본적인 공감대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복당 과정의 모양새가 ‘친박’ 의원 한 분이 “쿠데타”라고 표현할 정도로 새누리당 의원들 내부에 이제는 더 이상 박 대통령에 대한 수직적 관계에만 머물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 향후 여소야대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과연 새누리당이 이전 19대 국회 모습처럼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암묵적인 지시에 매달리는 모습을 벗어나서 독자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야당과의 협치를 이룰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번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 과정을 보면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가 완벽하게 되진 않더라도 이미 파열음은 나기 시작했다고 본다. 

황장수 : 새누리당에서 ‘친박’이 당 대표가 되고 당권을 잡는 분위기가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반전됐다고 본다. 결국 ‘비박’들의 복당을 둘러싼 파문 과정에서 비대위는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8월 9일 전당대회도 올림픽 개막 나흘 뒤이고,  피서철에 치르기 때문에 ‘친박’이 조용히 당권을 잡고,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친박’들 뜻대로 당이 흘러가는 분위기였는데 뜻밖에 ‘비박’ 연합군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과거처럼 ‘친이’ ‘친박’의 대결이 아닌, ‘친반기문’과 ‘친박’들이 개헌을 통해 반기문 UN사무총장을 이원집정부제 하의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세력과의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경우 ‘친반기문’, 즉 지금과 같은 대통령제 하에서 반기문 총장을 대통령으로 세우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보가 기존의 비박들이 유승민 세력과 결합되면서  다양한 진영의 연합군이 형성되고 있는데 반해, ‘친박’들은 분화되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가 좌장이라고 불렸지만 공천도 탈락할 뻔 했고, 국회의장 직에서도 밀려나 버렸다. 그 과정에서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한 TK ‘친박’ 일부와 청와대 소수가 당을 끌고 가는 구도에서 아마 서청원 전 대표는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통해 브레이크를 걸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 ‘친박’에 있었으나, 현재는 핵심에서 밀려난 인사들이 이번에 다들 일종의 ‘사보타지’를 한 부분이 있다. ‘친박’의 행동대장이라고 볼 수 있는 20명 안팎의 초재선 의원들이 앞장섰지만 그것이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쪽으로는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유승민 의원의 복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론했던 ‘배신의 정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고, 지난 총선에서도 쟁점이 됐던 문제다. 그런데 ‘친박’은 “정진석 물러가라, 유승민 복당 반대한다”고 하지 않고 “권성동은 사퇴하라”며 얄팍하게 싸웠다. 하지만 ‘비박’은 “김희옥 물러가라”며 정확하게 목표를 잡고 싸웠다. 오늘 권성동 사무총장은 물러가면서도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이 같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부분을 보면 ‘비박’들의 전략이 ‘친박’을 압도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는 이런 부분을 미리 캐치하지도 못했고, 통제도 못했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앞으로 당이 청와대의 뜻대로 굴러갈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예라고 본다. 

이명식 : 이런 상황이 앞으로 당청 관계의 변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8월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해보자. 

유창선 : 탈당파의 복당이 이뤄지면서 새누리당의 힘의 관계가 어느 정도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복당 결정은 ‘친박’이 질주하려는 것에 대한 급제동을 걸 것이고 ‘비박’계의 힘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승민 의원의 등장은 ‘비박’계의 새로운 구심점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8월 전당대회에서 최경환 전 대표의 등장이 기정사실화 됐던 분위기나 흐름이 이제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유승민 의원이 직접 나오지 않더라도 ‘비박’계의 실질적인 구심점, 지원세력이 되면서 ‘비박’계가 승부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유승민 의원의 역할은 내년까지 주목 된다. 이번 당권에는 도전하지 않고 내년 대선에 뛰어드는 게 맞다고 본다. 왜냐하면 복당하자마자 ‘친박’계와 사생결단의 판을 벌이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고, 아직 ‘유승민 정치’가 잘 알려지지 않은 한계를 감안하면 당내 세력을 가지고 승부를 보는 당권 경쟁보다는 민심의 지지를 등에 업고 승부를 볼 수 있는 대선 경쟁이 답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비박’계의 구심으로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김무성 전 대표를 떠올렸지만, 이제 그 구심의 위치가 유승민 의원으로 점차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만흠 : 이번 사태가 터지지 않았더라도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총선 책임론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경환 의원이 중심이 되었던 ‘진박’논쟁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목하고 있다. 우리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한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곤 했는데 그런 일들은 대체적으로 대통령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거나,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결정이었다. 윤창중 대변인 임명이나 최근의 김해공항을 ‘김해 신공항’으로 규정한 것 등이 포함된다. 그런 부분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들이었다. 새누리당의 경우도 내부에 여론이 반영되는 경우에는 일반 국민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선출을 통해 당의 의사결정을 했던 과정을 보면 당 주류의 입장이 그대로 관철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서울시장 후보경선이나 국회의장 후보를 뽑는 과정 등이 그렇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이번 파동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최경환 의원이, 즉 20대 총선의 책임과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고 본다. 문제는 최경환 의원이 아닌 다른 인물 중에는 눈에 들어오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그늘의 부정적인 효과라고 본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실세로 불려왔던 ‘친박’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도 했지만, 그 외 다른 사람들도 크지 못하게 망가트리는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또 박 대통령의 그늘의 부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당 대표가 주목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당장 공천 권한을 가진 총선을 앞둔 것도 아니고 곧 대선 경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그늘 속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후유증과 시기적으로 총선이 없는 국면, 바로 대선으로 이어지는 부분 때문에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새로운 지도자를 내세우는 건 어렵다고 본다. 

김능구 :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검사로서, 대학 총장으로서도 별 흠집이 없었던 분이다. 검사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선비같은 인생을 살아온 분이다. 과연 지금 새누리당의 혁신비대위원장을 왜 받아들였는지 의문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자괴감이 든다”는 표현을 썼다. 혁신비대위에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 기대가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까지 드는 상황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모든 것이 모아진다고 본다. 전대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리더십을 구축하고, 거기서 새누리당의 체질변화, 즉 당이 바뀌는 변화가 정말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당 내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을 경우에는 ‘탈당 불사’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실제로 보수정당에서, 지역기반을 둔 입장에서 어렵지 않겠나 생각된다. ‘친박’은 최경환 의원을 전대에 출마시키고 당권을 잡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그것이야말로 새누리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친박’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이 끝까지 가겠다고 하는데 ‘친박’에 조종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명식 : ‘친박’내에서도 개헌 문제에 대해 찬성하는 쪽이 있고, 현행체제로 가자는 쪽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국회 대표연설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개헌과 관련 ‘그들만의 잔치’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무성 전 대표나 정종섭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으로부터는 개헌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기존의 ‘친박’이나 ‘비박’을 넘어서서 개헌에 대한 찬반으로 갈리면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될 계기가 있다고 보는지? 

황장수 : 애초에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직접 충돌한 적이 없고 우호적 관계를 계속 유지해왔다. 이번 총선 패배 이후에도 두 사람은 각기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정진석 원내대표 취임 후 3인 회동 때 한 사람은 대권, 한 사람은 당권으로 다시 살아났다. 이 두 사람은 이원집정부제의 분권적 개헌을 놓고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친박’전체가 전체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이원집정부제로 가는 것이냐,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최경환 의원의 영향을 받는 헌법학자인 정종섭 의원이 약 보름 전에 주요 언론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올해 안에 개헌을 이원집정부제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보면 현재 정권을 끌어가고 있는 ‘친박’핵심의 당권 전략, 당권 이후의 ‘반기문 전략’, 차기 대권 전략 등에 대해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는 것 같다. 그 목적 하에서 반기문 총장이 5월 말 한국에 왔고, 반 총장이 출국한 후 8월에 있을 전당대회는 ‘최경환 당권’으로 뜻을 모으고, 그 후 ‘단일성 지도체제’를 만들어서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해 준 뒤, 일제히 이원집정부제 개헌 문제를 새누리당 내부뿐만 아니라 정세균 국회의장 등 각 당의 개헌 세력과 힘을 모아 개헌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리고, 개헌 방향을 이원집정부제 분권적 개헌으로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친반기문’진영의 ‘성골’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로부터 반기문 총장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왜 권한을 약화시키려고 하느냐면서 저항이 나타나고 있다. 그 저항이 정진석 원내대표를 통해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또 ‘비박’은 유승민 의원을 통해 압박을 하고 있다. 최근 김무성 전 대표가 ‘비박’계를 모아서 ‘포럼’을 만들었다. 이 ‘포럼’은 개헌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과거에는 이재오 의원 등 일부 ‘친이’계가 개헌에 앞장섰다면, 이제는 ‘친박’진영의 핵심인 최경환 의원 등과 ‘비박’계의 김무성 전 대표 등이 동시에 개헌을 주장할 것이라고 보인다. 아울러 더민주, 국민의당의 비주류들이 개헌을 주장하면서 일정하게 세를 형성해나가면서 이들은 올해 안에 개헌을 시도해보고 개헌이 되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대권주자가 당선되는 즉시 개헌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식 : 새누리당 상황은 큰 틀에서는 당 내 갈등이 지속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관심은 8월 전당대회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개헌을 둘러싼 이합집산, 주요 세력들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만흠 : 새누리당 움직임과 관련해 전혀 거론되지 않았고, 가능성도 크지 않지만 워낙 새누리당 전대에서 새로운 지도부의 구축 가능성이 마땅치 않고 약해졌기 때문에 서청원 의원이 다시 모두를 안으려는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생각해 볼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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