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고속주행 중~…GS, 조용히 퇴장

[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를 통해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는 대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9만3314대다. 전년 9만5557대보다 2.3% 줄어들기는 했지만 월평균 1만8663대가 판매되며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로 총 1만9953대가 판매됐으며 BMW(1만8334대), 폭스바겐(1만629대), 아우디(1만246대)가 뒤를 이었다. 상위 4개 업체가 전체 판매량의 63%에 해당한다.

결국 상위 4개 수입차를 국내에 판매하는 딜러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경쟁사들보다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글로벌은 국내 최대 BMW 공식 딜러이며 코오롱아우토는 아우디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지점 오픈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코오롱글로벌 제공></div>
▲ 코오롱글로벌은 국내 최대 BMW 공식 딜러이며 코오롱아우토는 아우디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지점 오픈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코오롱글로벌 제공>

효성-벤츠·코오롱-BMW·아우디로 씽씽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판매하는 딜러 중 가장 큰 규모는 한성자동차다. 한성자동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효성의 계열사인 더클래스 효성도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더클래스 효성의 최대주주는 조석래 효성 회장의 3남인 조현상 산업자재PG장(부사장)이다. 조 부사장은 더클래스 효성의 지분 61.50%를 보유하고 있다.

더클래스 효성은 지난해 매출 7078억 원, 영업이익 235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매출액 5227억 원 대비 35.4%,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2% 늘었다.

조 부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또 다른 딜러인 신성자동차의 지분 42.86%를 소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효성은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도요타와 렉서스를 효성도요타와 더프리미엄효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효성은 지난해 초고가 브랜드인 마세라티와 페라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수입차 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에서는 효성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어디까지 영역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효성과 함께 코오롱도 수입차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유통서비스 부문 중 수입차 유통을 맡고 있는 자동차판매 부문은 국내 최대 BMW 공식 딜러다. 1987년 최초로 BMW를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2015년 자동차판매 부문은 매출액 9459억 원, 영업이익 31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액 8657억 원, 영업이익 262억 원 대비 각각 9.3%, 20.9% 늘었다.

올해도 1분기까지 매출액 1981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올렸다.

아우디를 판매하고 있는 코오롱아우토는 지난해 매출액 43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48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판매 부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업계에서는 이미 코오롱글로벌이 BMW를 통해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쌓은 만큼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코오롱아우토도 실적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GS의 계열사인 GS엠비즈는 국내 시장에서 폭스바겐을 판매했지만 폭스바겐의 연비 조작 의혹으로 인해 매출 부진과 함께 이미지 악화로 인해 폭스바겐 판매권을 매각하고 7월 1일부터 손을 뗀다. GS엠비즈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마포 전시장 모습 <사진=GS엠비즈 제공></div>
▲ GS의 계열사인 GS엠비즈는 국내 시장에서 폭스바겐을 판매했지만 폭스바겐의 연비 조작 의혹으로 인해 매출 부진과 함께 이미지 악화로 인해 폭스바겐 판매권을 매각하고 7월 1일부터 손을 뗀다. GS엠비즈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마포 전시장 모습 <사진=GS엠비즈 제공>

GS, 배기가스 조작 폭스바겐 영향…딜러에서 손 떼

효성과 코오롱이 수입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것에 반해 GS의 계열사인 GS엠비즈는 전시장을 매각하며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GS엠비즈는 폭스바겐코리아와 공식 딜러인 마이스터모터스에 폭스바겐의 판매권을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GS엠비즈는 폭스바겐 딜러에서 완전히 퇴장한다.이미 폭스바겐이 연비 조작 의혹으로 국내외에서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실적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소유주들의 집단소송이 이어지면서 GS그룹도 GS엠비즈를 계속할 이유가 사라졌다.

야심차게 수입자동차 딜러업계에 뛰어들었지만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며 GS는 모터(Motor) 부문의 한 축을 내려놓고 말았다. 따라서 GS엠비즈의 모터 부문에는 경정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오토오아시스(autoOasis)만 남을 전망이다.

그동안 GS엠비즈 측은 폭스바겐 판매권을 매각하기 위해 수입차업계, 일부 대기업들과 접촉을 해왔다. 하지만 협상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며 폭스바겐 판매권은 계륵(鷄肋) 같은 존재가 돼왔다. 단순히 판매권만 인수하는 것이 아닌 전시장까지 한꺼번에 매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인수의향자로서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GS엠비즈가 판매권을 넘기면서도 전시장은 매각하지 못하고 임대를 주는 형식으로 협상이 끝났다.

수입차업계에서는 GS엠비즈가 폭스바겐 판매권을 매각한 것은 GS엠비즈의 자체 문제가 아닌 외부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며 이미 수입차 판매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췄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입차 판매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당초 중견업체들이 경쟁을 벌이는 시장에 국내 재계순위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이 뛰어든 것 자체가 ‘돈이 되면 뭐든지 다한다’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수입차 딜러를 포기한 만큼 다시는 시장에 진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폭스바겐의 연비 조작 의혹으로 인해 GS는 야심차게 뛰어든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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