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출 판로 안 겹쳐 농가 피해 없어” vs “가격 경쟁력 떨어져 피해 불가피”

대기업농업진출저지를위한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6일 서울 여의 전국경제인연합회회관에서 ‘대기업-LG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어 LG CNS의 농업 진출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전국농민회총연맹>
▲ 대기업농업진출저지를위한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6일 서울 여의 전국경제인연합회회관에서 ‘대기업-LG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어 LG CNS의 농업 진출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전국농민회총연맹>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LG CNS가 새만금에 스마트팜 조성에 나서자 농업계에서 영세농 죽이기라며 반발하며 나섰다. LG CNS는 전량 수출로 국내 농가에 피해가 없다는 반면 농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기업농업진출저지를위한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6일 서울 여의 전국경제인연합회회관에서 ‘대기업-LG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어 LG CNS의 농업 진출 중단을 촉구했다.

LG CNS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 군산시 새만금 산업단지 1공구 내 76.2ha(23만570평) 규모로 스마트팜(smart farm)을 조성한다. 이 스마트팜 실증단지 내에는 첨단온실, 식물공장, R&D(연구개발)센터, 가공 및 유통시설, 체험 단지, 기타 기반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 ‘스마트 바이오파크’가 조성될 계획이다.

LG CNS는 재배실증단지에 필요한 설비 및 솔루션 공급, 운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해외 전문재배사는 실증단지에서 작물 재배를 전담할 예정이며, 농민들이 원할 경우 재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G CNS는 재배·생산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전문재배사는 생산된 제품을 전량 수출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며, 계약 재배를 통해 생산된 제품을 해외 선진 대규모 유통사와 연계해 전량 수출할 방침이다.

LG CNS에 따르면 바이오파크가 완공되면 ▲기존 단동형 비닐하우스 대비 9~12배의 생산성 향상 ▲난방비·자재 비용 등 운영 비용 절감 ▲해외 유통사와 계약 재배를 통한 안정적 수익창출 등 선진적인 농업 모델을 통한 농업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바이오파크에는 LG CNS가 설비, 기술, 장비 등 LG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활용할 수 있으나, LG계열사들의 지분 참여 등의 공동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LG CNS는 해외 투자사와 공동으로 바이오파크 조성과 함께 첨단 시설원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업지원 서비스 회사’를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할 계획이다.

LG CNS는 농업지원 서비스 회사를 통해 스마트팜 기술 및 선진 노하우를 축적해 한국형 스마트팜 설비 및 솔루션을 개발해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시설원예 수준을 높여 국내 농업인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또한 LG CNS는 이 스마트팜을 수출 모델로도 육성해 해외 시설원예 설비시장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대위에서는 여러 가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공대위는 “대기업들은 생산 전량을 수출하면 문제없다고 하지만 이미 내수용과 수출용의 구분은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생산에 참여한 순간 농산물 가격하락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사전계약으로 전량 재배해 수출된다. 토마토 같은 경우 국내 농가들은 업무용(식재료용)으로 수출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식용 토마토 시장으로 해서 겹치지 않는 시장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농가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해외로 나가는 것이고 수출에서도 겹치지 않는 시장으로 나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외재배사를 통해서 나가게 되는데 국내 농가가 수출할 수 없었던 곳까지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IT회사다. 예전 농업계 회사가 그런 경우가 있었지만 우리는 30년 넘게 IT를 해왔고 시설 온도·습도를 조절해 노하우를 쌓아 해외시장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대위에서 LG계열사인 팜한농이 LG CNS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팜한농이 LG에 인수되기 이전에 유리온실을 직접 짓다가 매각한 회사가 전량을 수출을 못하고 국내에 일부 들어와 국내 농가와 갈등이 있었다. 우리는 그런 사례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LG CNS는 지난 12일 23개 농민단체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계속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체 농민을 설득하기는 어려워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혀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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