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 기준이 실질적 성과로 바뀌었다”

[폴리뉴스 유근모 기자]  지난 7월 26일 민선 6기 이재명 성남시장과 본지 김능구 발행인이 폴리뉴스 특집기획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를 가졌다.
이 시장은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 고심과 불출마 배경에 대해 “총선에서 국민들이 큰 변화를 만들어냈는데 그 변화에 당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내년 정치상황을 보건대, ‘국가권력 정상화’라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고 저도 뭔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어떤 방식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고민했다”고 출마를 고심했던 배경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로 현실화 됐을 때 성남시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불출마의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자치단체장들이 대선후보로 많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 시장은 “직선제 지방자치제 하에서는 자치단체장들이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수반이고, 해당지역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며 성과를 만들어낸다”며 “국민들의 인식도 국회의원의 집사, 정부의 하수인 정도의 이미지에서 한 지역을 책임지는 정치인의 인식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후보로 이 시장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국가부채 증가인데 성남시는 일반회계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7285억 부채를 예산을 아끼고 절감해서 거의 대부분을 해결하고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했다”며 성남시장으로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고 더불어 “우리사회의 모든 무질서, 부패, 부정, 불합리, 비윤리의 원천을 청산해야 한다는 점과 그 추진력을 성남시장을 통해서 인정받았기 때문에 국가경영을 해도 괜찮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SNS로 가장 잘 소통하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에 대해 공부하고, 국민의 의사를 잘 수렴하고, 그 수렴된 의사를 시정, 혹은 국정에 반영하는 것이 정치인의 의무”라고 규정한 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소통능력이라는 것은 장식품이 아니라 정치의 원형 그 자체”라고 말했다.

또 내년 대선의 의미에 대해서 “우리사회가 전환기에 와 있다”며 “흥하는 길로 확대해 갈 것이냐 망하는 길로 곤두박질 친 것이냐 이 갈림길이 내년 대선”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선에서 이 시장의 역할에 대해 “정치는 1인 기록경기가 아니라 단체경기라고 보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다”며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하지 누가 스타플레이어가 되느냐, 누가 결승골을 넣는 스트라이커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큰 역할보다는 필요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역할을 골라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하 인터뷰 전문>

▲이제 성남시를 넘어 전국구 정치인으로 전 국민한테 각인이 되셨다. 전당대회 당 대표로 출마를 고심 중이라 주목을 받고, 모 매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셨다. 결국 불출마로 입장정리를 하셨는데,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도 상당히 큰 것 같다. 배경이 궁금하다.

당이 활력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총선에서 국민들이 큰 변화를 만들어냈는데 그 변화에 당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원칙을 지키면서도 치열하게 국민들이 원하는 부분을 해낼 사람은 누구일까, 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물론 송영길, 추미애 같은 분들도 당대표로 손색이 없는 분들이신데, 기존에 흘러왔던 정치의 흐름과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들이 저에 대한 선호로 나타났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내년 정치상황을 보건대, ‘국가권력 정상화’라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고 저도 뭔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어떤 방식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고민했다.

개인적 차원에서 본다면 당 경선을 관리하고 당 대선을 준비한다는 게 매우 제한적이고 손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 개인적 이유보다는 전체를 보고 당 지도부 역할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한 것이다. 물론 그 사이에, 선호도가 너무 높게 나오다보니 실제로 당 지도부가 됐을 때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주변의 권고도 많아지고, 주변의 걱정도 많아졌다. 그 중 제일 큰 것이 과연 단체장 역할과 당대표 역할을 겸임할 수 있겠느냐였다. 법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지적들이 있었고, 그 지적에 대한 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내년 대선국면에서의 역할, 당 지도부로서의 역할은 큰 차이가 없는데, 당 지도부로 현실화 됐을 때 성남시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선거법상 자치단체장은 선거에 관한 발언이 금지돼 있고, 형사처벌까지 받기 때문이다.

▲맞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도 탄핵에 이르게 됐다.

당장 내년 4월에 있을 보권선거에서 언급을 못 하는 반쪽짜리 당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아직 임기가 1년 6개월이나 남았다. 나는 성남시와 4년 계약한 머슴인데 중도사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것에 대한 역풍을 견딜 수 있겠나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불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여러모로 내년 대선은 상당히 중요하다. 조금 전에 ‘국가권력 정상화’라는 표현을 쓰셨다.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가?

현실적으로 얘기하면 정권교체다. 이 말을 잘못하면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렸다고 할 소지가 있어 이렇게 표현했다. 정권교체보다는 좀 넓은 의미로 국가의 권력이 여러모로 비정상적이므로 국민의 뜻에 반응하고 관철되는 민주주의적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내년 대선 후보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자치단체장, 특히 광역단체장이 후보로 많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뜻을 가진 분들이 입장표명도 하셨다. 대부분 광역단체장들이신대 반해 시장님께서는 기초단체장이시다. 만약에 출마를 하신다면 처음 있는 일이신 것 같다. 기초자치단체장의 대선 출마,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

대한민국 정치도 상당히 많은 경륜이 쌓였다. 그래서 허명, 껍데기, 외부적으로 드러난 지위 같은 것보다는 실적과 내실이 중요한 시대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서구의 나라들을 보면 실제 지방정부 책임자 역할을 통해 실적이 증명된 사람들이 국가지도자로 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좀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다(웃음). 왜냐하면 과거에는 단체장들이 정부가 임명한 관료들이어서 정부의 지시를 따르는 꼭두각시들이었기 때문이다. ‘단체장’ 하면 어딘가에 종속된 집사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러나 실제로 직선제 지방자치제 하에서는 자치단체장들이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수반이고, 정부의 제재 때문에 정책적 결정권이 부족하긴 하지만 해당지역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며 성과를 만들어낸다.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국회의원의 집사, 정부의 하수인 정도의 이미지에서 한 지역을 책임지는 정치인의 인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방자치의 발전은 민주주의 발전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서울시장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고, 지방자치단체장인 저한테까지 관심이 옮겨왔다고 본다. 이건 민주정치의 발전경로라고 생각한다. 성남시가 규모가 작은 기초단체이긴 하지만, 내실이 중시된 사회에서는 크기보다는 알맹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말해 실체가 중요한 사회로 전환이 되니까 평가받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다. 실적과 내실이 리더의 자격조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래서 본인이 ‘대선후보로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볼 만하다’라고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실적은 무엇인가?

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국가부채 증가이다. 그 부채가 국가운영에 필요한 일로 썼는지, 불필요하게 낭비했는지 본다면 나는 낭비한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국가부채 규모가 엄청나다. 특히 이 정부 들어서는 서민증세까지 해가면서 부채 규모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성남시는 실제로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했다. 일반회계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7285억 부채 중 예산을 아끼고 절감해서 거의 대부분을 해결했다. 증세 없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상당한 규모의 빚을 갚고, 여력을 다시 확보해서 정부가 막지 못해서 안달이 난 ‘성남형 복지정책’을 연간 1000억 가량 해오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채를 축소한다는 것은 돈을 아껴서 새로운 재원을 만들어냈다는 것인데, 그것은 상당히 큰 역량이라 하겠다. 부채는 일종이 경영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사실 경영능력측면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다. 부정부패 없애고 예산낭비 줄이고 새는 세금만 잘 관리해도 이 정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성남시장을 통해 보여줬다. 특히 프로축구계의 애물단지라 할 수 있는 시민축구단, 시민구단을 3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축구단으로 만들어냈다.

그런 경영능력과 더불어 또 하나 더한다면, 기존 정치인들은 우아하고 원활하게 해결하는 것을 중시해서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다. 나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려면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적폐, 나쁜 점들을 한 번쯤 청산해줘야 한다. 대한민국 최대의 적폐는 친일이다. 한 나라의 운명이 완전히 종속돼서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고 특별히 혜택을 보는 자들이 있었는데, 그것이 청산되기는커녕 매국행위를 한 자들이 새로운 나라의 주류세력으로 지금도 건재해 있다.

우리사회의 모든 무질서, 부패, 부정, 불합리, 비윤리의 원천인대 이것을 청산해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은 동의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 대한 추진력을 성남시장을 통해서 인정받았고, 그래서 소수이긴 하지만 국가경영을 해도 괜찮다고 평가한 것 같다.

▲국민과의 소통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정치인들에게 맡기는 시스템이다.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인들은 대개는 자신들이 지배하고 다스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인은 국민의 대리인이고 머슴이니까, 주인의 뜻을 끊임없이 살피고 정보를 줘야 한다.
국민의 뜻에 대해 공부하고, 국민의 의사를 잘 수렴하고, 그 수렴된 의사를 시정, 혹은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소통능력이라는 것은 장식품이 아니라 정치의 원형 그 자체다. 그런데 대개는 많이 부족하다. 그것은 지배자들이 갖는 의식 때문인데, 나는 경박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열심히 소통하려고 한다.

▲성남시에서는 어느 정도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나?

제일 중요한 소통 통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까지… 시민들은 SNS를 통해 일상적으로 겪는 의견들을 쉽게 쓸 수 있고, 우리는 피드백도 해주면서 두세 시간 안에 대부분의 민원을 처리해준다.

▲공무원들은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겠다.

공무원들의 업무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사실 힘들어하고 업무량도 늘어나지만, 공무원들한테 이렇게 얘기한다. “원래 공무원들의 존재 이유가 그런 것이다. 우리가 머슴인데, 우리한테 월급 주는 주체가 국민이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신 우리는 비난받는 공무원이 아니라 존경받는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은 힘들지만 성남시 공무원들의 자긍심은 전국 최고일 거라고 생각한다.

▲‘공시족’이라고 해서 요즘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몰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사시 출신이 9급 공무원시험을 치른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대기업과 연금까지 비교했더니 오히려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젊은이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야 하는데 너무 ‘철밥통’인 공무원에만 관심을 가져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된 국가경영이 만들 결과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창업이나, 기술개발 같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 사회가 모든 길을 봉쇄해서 어떤 길로 가도 희망은 없다고 확신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제일 안전한 길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기회를 특정인들이 다 독점하고 미래를 다 빼앗아버렸기 때문에, 절벽임이 명백할 길을 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건 사회구조의 문제다. 하다못해 아이도 안 낳게 만들어버린다.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사람들이 잘못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시켜도 취업이 안 되고, 취업이 되도 미래가 없다. 비정규직이라 언제 잘릴지 모르고, 급여도 쥐꼬리만 하다. 사회시스템 자체가 만들어 낸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실 뛰어난 인재들은 공무원 하면 안 된다. 공무원은 관리 인력이다. 후방에서 사회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보수적인 입장에서 관리만 잘 하면 된다. 거기에 벤처정신이나 신기술 개발, 시장개척 같은 건 없다. 여기에 젊고 우수한 인력이 수십만 명씩 몰린다는 것은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젊은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찾아서 용감하게 떠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기성세대와 국가공동체가 해야 할 일이다.

▲청년일자리 부분도 그렇고, 판교의 벤처가 각광을 받고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현황이 어떤가?

대한민국에서 성남시 판교 벨리는 인프라도 좋고 주택시설도 좋아서 몰리고 있는 것이지 대한민국 전체의 활력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서글픈 현실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창업은 ‘하지 말라’가 대세다. 창업하려면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면 누군가가 뺏어간다는 것인데, 이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판교의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이 나한테 비공식적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후배들한테 여기에서 창업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사회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않는다. 기득권자들이 지나치게 독점할 뿐만 아니라 폭력적으로 다른 사람의 기회까지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골목상권에 침투한 대기업 계열사들이다. 빵가게, 다방, 슈퍼마켓까지 다 먹어버렸다. 농담으로 재벌가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겁이 난다. 뭔가 또 하나를 만들어 줄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면 누군가가 또 빼앗기는 것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특정한 지역에 벤처단지가 몰리는 현상을 일반화하긴 어렵다. 성남시를 관할하는 시장입장에서는 성과니까 즐거운 일이지만, 대한민국 전체가 아니라 성남이라는 특정한 지역에 국한된 일이라는 점에서 미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성과 격차해소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이 말하는 ‘헬 조선’ 이야기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공정성에 기반한 국가라는 틀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국민들은 그 부분을 해결할 지도자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불평등이고, 불평등 해소가 우리 시대의 숙제이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관통하는 현상이다. 신자유주의가 지나치게 맹위를 떨치다 보니 기득권을 가진 소수는 엄청난 부를 취했지만 국제적 경쟁력을 갖지 못한 기업이나 가질 수 없는 노동자, 서민들은 엄청난 불평등을 겪게 됐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그 불평불만이 ‘트럼프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극단적인 국가주의, 국수주의, 보호무역주의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사회의 불평등이 유난히 심하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개의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사회인데, 우리 사회는 평등의 가치는 사라져 버렸고 자유의 가치도 ‘죽을 자유’ ‘뜯길 자유’ ‘빼앗길 자유’ ‘고통받을 자유’만 있다. 실질적 자유는 특정한 소수만 누리고 있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이라는 잔인한 세계에서 소수의 힘 있는 사람은 혜택을 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짓밟히고 있는 사회이다.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희망을 잃고 좌절하고 만다. 그러니까 국가 전체나 구성원 대다수에게는 미래가 없다.

우리사회는 전환기에 와 있다. 심각한 기로에 서 있는데, 흥하는 길을 확대해 갈 것이냐 망하는 길로 곤두박질 칠 것이냐 이 갈림길이 내년 대선이라고 본다. 거기에서 새로운 희망, 구성원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자산, 기회가 효율성을 발휘하게 하려면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말씀하신 기득권층 중에서도 국민들은 검찰 개혁 문제를 접할 때마다 좌절하고 만다. ‘그들은 별나라 사람들이고 우리는 누구 말마따나 개돼지냐.’ 심지어 법조계 사람들은 ‘검찰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나’ 하는 회의론자들도 많다.

검찰뿐만이 아니라 기업권력, 관료, 메이저 언론 같은 기득권 집단들은 점점 강고해지고 그것에 대한 통제 시스템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 전체의 문제다. 권력이 국민의 의지에 기반하고 있느냐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느냐의 문제인데, 권력이 군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론도 조작이 가능하고, 허위 정보도 유포하고, 멀쩡한 사람도 바보로 만들고…, 이러다 보니 사람들이 희망을 잃는데, 검찰 권력은 그 중의 일부에 불과하다. 검찰 권력도 정당하고 온당한 국민권력의 지휘를 받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다. 지휘하는 권력이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일방적이다. 심지어 심각하게 반국가적이고 반국민적이다. 이런 권력의 지휘를 받는 검찰의 권력이 오죽하겠나?


원래 권력의 속성이라는 게 부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개인의 욕망도 끝이 없는 것이니 본질적으로 이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지만, 이것을 해결하는 첫 걸음은 국가권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년이 중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뒤에서 숨어만 있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내년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말씀을 했다. 시장께서는 국가 현안에서 거의 맨몸으로 부딪히고 계시는데 아까 말씀하신 국가권력 정상화, 정권교체를 위해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내년에 경선에 나가는 것은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지 않나?

그렇다. 내년에 큰 정치 일정이 있는데, 난 뭘 해도 상관없다. 난 정치는 1인 기록경기가 아니라 단체경기라고 보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남들이 안 하는 역할을 맡아도 상관이 없다.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하지 누가 스타플레이어가 되느냐, 누가 결승골을 넣는 스트라이커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개인적으로 손실이 분명하지만 당대표 출마를 고민했던 것이다. 당대표는 코치 정도에 불과한데, 사실 선수가 되는 게 좋고 선수 중에도 수비수보다는 골 넣는 선수가 좋지 않나. 하지만 난 그런 면에서 큰 역할보다는 필요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역할을 골라서 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입장에서는 내년 경선에서 역동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텐데, 결국은 선수로 뛸 수밖에 없지 않겠나?

선수로 뛸 수도 있고, 다른 역할이 있다면 다른 역할을 할 것 같다. 골은 스트라이커만 넣는 게 아니고 수비수도 넣고 하니까 그때 가서 하면 될 것 같다.

▲내년 대선에서는 대통령 후보를 실적과 성과로 뽑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뽑았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국민들의 선택 기준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내실이 없는 사람들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신가?

이전에는 국민들이 지명도, 사회적 지위, 학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했다. 그런데 이제는 진짜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를, 그 사람의 행적이나 어떻게 해왔는지로 평가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적, 실력, 검증된 능력으로 국민들의 평가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건 경제학적인 이유도 있다. 고도성장 사회에서는 기회가 많았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기회가 많았다. 그럴 때는 화려한 겉모습과 형식을 찾았다면 이제는 저성장 시대로 돌아와서 기회가 무한대로 있지 않다. 있다면 딱 한 번뿐이라 그 기회에 최선을 다해야 해서 형식보다는 알맹이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사회전체가 내실 중심으로 겸손하게 바뀐 것이다.

정치도 그에 따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선거에서 유명인사, 저명인사가 막 떨어지고, 낙하산 떨어지고 지역에서 착실하게 성장해온 정치인들이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 정치의 변화가 내년 대선에서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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