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신당+민주, 제2DJP=DJ플랜 가동하나?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양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정동영 후보와 이인제 후보가 각각 주목받기 시작했다.

신당 정동영 후보와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간 최종 후보단일화로 제2의 ‘DJP연대-호충연대’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본격적 경선에 들어가면서 손학규 후보를 제치고 당내 선두로 나서기 시작했다. 또, 충청 출신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조순형 후보의 대세론을 깨고 ‘역대세론’을 펼치며 승리를 호언장담하고 있다.

양당에서 두 후보가 모두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토록 바라던 ‘대통합’의 실현 가능성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가 양당에서 선출된 최종 후보간 막판 후보단일화를 강하게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합과 호충연대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같은 호충연대 구도는 ‘DJ 플랜’이라는 것이다. 지역구도로 회귀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플랜은 정동영-이인제 구도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親盧 이해찬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최종 후보로 선출 될 경우, 민주당 反盧파들의 후보단일화 반발이 예상됨에 따라서 DJ가 이해찬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게 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盧心과는 다르게, 金心은 정동영 후보와 이인제 후보를 각각 낙점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정동영측, “DJ가 정동영 지지하는 것은 당연”
대통합민주신당, ‘노무현-이해찬, 김대중-정동영’ 구도 분위기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은 확실히 金心을 얻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18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DJ 입장에서는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3가지 이유를 들어 DJ가 정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DJ는 장자처럼 뿌리가 있는 인물을 선호한다는 점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두 가지를 포함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 등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이 3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정동영 후보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며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노 대통령 역시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웅래 대변인도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는 DJ가 정 후보에게 우호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변인은 “DJ가 드러내놓고 DY를 지지한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DJ의 지지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드러내놓고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 대변인은 “노 대통령 세력인 참평포럼이 지역조직화 하면서 이해찬 후보를 얼마나 지원하고 있느냐”며, 노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식을 펼쳐보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노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는 문제보다, 노 대변인도 ‘노무현-이해찬, 김대중-정동영’ 구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이해찬 후보측 양승조 대변인 또한 같은 날 기자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책임총리이기도 했으니까, 노 대통령이 인지상정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며 盧心이 이해찬 후보측에 기울어 있다는 점을 밝혔던 바 있다.

각 캠프별 아전인수격인 해석일 수 있지만, 이 같은 구도에 대해 정가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이다.

특히, DJ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한길 의원이 한동안 거리를 두고 지냈던 DY와의 관계를 복원한 것도 金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은 이미 한 차례 정가를 휩쓸고 지나간 이야기다.

김한길 의원측은 이에 대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며 DJ의 뜻에 따랐다는 시각에 대해 일축했지만, 정동영 후보측은 그렇지 않다.

정 후보측의 또 다른 관계자는 “넓은 의미에서 DJ의 뜻을 따랐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런 식으로 하면 DJ가 (경선 개입)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전면에 내세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또, 17일부터 미국 방문길에 오른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환송에서도 이해찬 후보는 전화 한 통 건네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빡빡한 일정에도 공항까지 따라 나섰던 정동영-손학규 후보와는 대조적 모습이었다.

민주당, 이인제 역대세론...“조 후보 지지 급락하고, 이 후보 지지 급상승하고 있다”

민주당은 본격적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조순형 후보 쏠림 현상이 강했지만, 경선이 진행되면서는 조금씩 이인제 후보의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인제 후보측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지지층에서 조 후보 지지가 급락하고 이 후보 지지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조 후보의 대세론이 꺾이며 이 후보가 대세를 장악하는 ‘역대세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 후보측은 이 같은 ‘역대세론’에 대해 이 후보의 조직력과 조 후보의 여론지지 급락 현상 두 가지 이유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지난 13일 CBS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조 후보의 지지율이 25%가량 빠져 나갔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24%가량 올랐다는 데 대해 이 후보측은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조순형 후보에게서 이탈한 지지층이 그대로 이 후보에게 옮겨갔다는 것.

이 같은 지지율 반전 현상에 대해 이 후보측은 “쓴 소리와 원칙의 대명사로 알려진 것과 달리,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조 후보의 독선과 고집이 부른 역효과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마감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 결과에서도 이 후보는 전체 21만~22만 선거인단 중 30%가량을 모집해 불과 몇 백 명을 모집한 조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대세를 장악했다면서, 당직자들의 말을 인용해 “조 후보가 대세론에 안주해 노력도 안하는 것은 얄밉다는 반응이 일부에서 제기되는 등 부정여론이 높아가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3차례 대선출마를 하면서 구축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조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후보측은 ‘조순형 대세론’이 가까운 시간 내에 ‘이인제 역대세론’으로 확실히 뒤집힐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인제 측, “민심은 반노 중심의 서북권 통합을 원하고 있다”...후보단일화할 것
DJ로부터 낙점에 대해서는 아직...조심스런 반응

이인제 후보측 관계자는 18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조순형 후보에 대해 “원래부터 뜬 구름이었다”며 조 후보의 지지율은 경선이 진행되면서 계속 가라앉을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조순형 후보는 초반에 반DJ 때문에 지지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곧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순형 후보의 경우, 민주당의 대표 주자이면서도 DJ와는 각을 세우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바 있으며, DJ의 정치개입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드러내면서 “민주당은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바 있다.

이에, 지난달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하는 게 어떻게 민주당의 전통과 맞느냐. 한나라당 얘기 아니냐”며 조순형 후보를 겨냥, 직접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조 후보가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되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와의 단일화는 물 건너가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분분하다. 조 후보는 오히려 범여권의 대통합보다 한-민 통합에 대해 더욱 가능성을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보았을 때, DJ가 조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반면, 이인제 후보의 경우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점에 대해 이인제 후보측 관계자는 “우리는 민심이 후보단일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를 것”이라며 “민심은 반노 중심의 서북권 통합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으며, 남북정상회담 등 DJ의 대북정책을 이을 수 있는 후보에는 조순형 후보보다 이인제 후보가 더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DJ가 이인제 후보를 확실히 낙점했느냐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렇다’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황상으로 조순형 후보보다는 이인제 후보를 DJ가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DJ의 낙점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이인제 후보측 관계자는 “이인제 후보는 친DJ나 반DJ 같은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DJ가 지지한다면 그것은 DJ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인제 후보는 윗분에 대한 예의는 지키면서 정치적 소신을 펼치는 스타일”이라고 아직까지 DJ의 명확한 지지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DJ의 정동영-이인제 낙점은 속단...그러나 호충연대 가능성은 ‘솔솔’

민주당-이인제, 대통합민주신당-정동영 구도를 DJ가 만들어 놓았다고 보는 것은 사실상 무리한 해석이 될 수 있다. DJ가 직접 두 후보를 낙점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아직까지 어디에서도 실체로 드러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DJ의 호감을 사고 있다고 자신 있게 밝히고 있는 정동영 후보측과는 달리, 이인제 후보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측의 또 다른 측근은 지난 6월경 기자에게 “15대 대선 당시, 이인제 후보의 뺄셈 정치가 김대중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며 “이 때문에 ‘효자론’까지 나왔던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아전인수격 해석이기는 하지만, 이인제 후보에 대한 DJ의 호감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거꾸로, DJ의 의중과는 관계 없이 이인제 후보 또한 DJ로부터 낙점 받기를 원하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는 것이다.

DJ의 직접적 개입이 없더라도, 양당의 경선 결과가 이 같은 구도로 나타난다면 제2의 DJP연대는 실현될 공산이 높다. 즉, 후보단일화 필요성을 강력하게 인지하고 있는 호남의 정동영과 충청의 이인제가 후보단일화를 통해 제2의 호충연대를 실현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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