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장혜진(LH)이 금맥을 캔 곳이다.

시상대에 오른 장혜진은 사진기자들의 포즈 요청에 방긋 웃으며 목에 건 금메달을 앞니로 살짝 물어 보였다.

'금메달 깨물기' 세리머니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하다.

올림픽 무대뿐만 아니라 일반 스포츠 경기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리우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에 출전한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메달뿐만 아니라 우승 트로피까지 깨무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달 깨물기' 세리머니는 언제 무슨 이유로 시작됐을까?

정확한 해답은 없다. 그저 다양한 추론만 있을 뿐이다.

재미있는 사례는 "우승 사실이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려고 깨물어본다"라는 것이다. 아무런 근거는 없지만, 일부 네티즌은 이 주장에 공감하기도 한다.

가장 그럴듯한 추정은 데이비드 월레친스키 '국제 올림픽 역사학자 소사이어티'(ISOH) 회장이 내놨다.

최근 미국 CNN 인터뷰에서 '메달 씹기' 세리머니는 사진기자 요구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월레친스키 회장은 "메달로 할 수 있는 세리머니가 그리 많지 않다"며 "기분 좋아진 금메달리스트가 사진기자 요청을 받고 메달을 깨무는 동작을 취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메달 깨물기' 포즈는 사진기자들에게 '강박 관행'이 됐다는 분석도 했다.

그는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가장 상징적인 동작을 메달 깨물기로 생각한다. 선수들은 사진기자가 시키지 않았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추론은 동의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듯하다.

동조자가 적잖은 다른 견해도 있다.

가짜 금속 화폐를 식별하는 간단한 방법인 '씹어보기'가 자연스레 금메달 수상 포즈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금은 다른 금속보다 약해 이로 물면 금방 자국이 남는다. 이런 특징은 메달 깨물기가 원시적 금 판별법에서 비롯됐다는 추론에 힘을 보탠다.

금메달 성분을 알면 신빙성이 확 떨어진다.

최근 50년 동안 치러진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빛깔만 금'이었다.

리우올림픽 금메달에 포함된 실제 금 비율은 1%(6g) 남짓하다. 나머지 93%는 은이고 6%가 동이다. 워낙 단단해서 깨물어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메달의 금 함량이 준 것은 2차 대전 이후로 알려졌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1908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은 '100% 금'으로 제작됐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우승자도 순금 메달을 받았다.

다만, 이들 메달의 크기는 작았다. 금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금인지 확인하려고 치아로 깨물어봤을 수도 있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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