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 업계, ‘울상’…식음료·가전업계 ‘웃음’

무더위로 가전 및 음료업계는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월드타워점을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에어컨을 살피고 있다(위). 반면 유통업계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다가오는 추석 명절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한가위 명절선물 상품전에서 한 상인이 5만 원 선물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div>
▲ 무더위로 가전 및 음료업계는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월드타워점을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에어컨을 살피고 있다(위). 반면 유통업계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다가오는 추석 명절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한가위 명절선물 상품전에서 한 상인이 5만 원 선물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조만간 무더위가 누그러질 것이란 예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끝자락 무더위 속에서 산업군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혹서기인 8월을 지나 9월부터 판매량이 늘었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8월 평균 판매량은 10만8324대였다. 그러나 9월에는 11만7367대로 회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자동차는 임금피크제 반발로, 한국지엠은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 등의 이유로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어 9월 판매 회복이 미지수다.

더욱이 정부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 시행이 늦춰지고 있어 노후한 경차 소유주들의 신차로의 교환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자동차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여전히 최악의 상황 속에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를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지난해보다 못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까지 매출 20조조1355억 원, 영업이익 88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24조1740억 원 대비 16.71%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1709억 원의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기록상으로는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지 못해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일 뿐 한창 호황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한 척의 수주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수주가 유력하다는 소식마저 들리고 있지 않아 무더위가 끝나도 계속해서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1조1000억 원대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수주절벽이 이어진다면 유상증자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조선3사 노동조합이 오는 31일 동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무더위가 한풀 꺾여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통업계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무더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음료·빙과 및 맥주업체는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빙과업계와 커피업계는 각종 신상품을 선보이며 고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맥주업체는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무더위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무더위를

여름철 대표 빙과류인 빙수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늦은 저녁시간까지도 손님들이 몰려오고 있어 올해 여름 매출이 전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가전의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전기 누진제와 고가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2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선풍기 판매량도 급증해 선풍기 제조업체들은 무더위를 반기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전기 누진세를 완화하겠다는 발표가 있은 후에도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냉방가전 판매량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8월은 지난해 대비 에어컨 판매량이 70%가량 늘었다. 8월 초·중순까지는 판매가 급증했지만 지금은 조금 주춤한 편이다. 실제로 주문은 있었지만 공급을 못하는 품귀현상까지 발생했다”며 냉방가전의 높은 인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한 달 후로 다가온 추석 명절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에 맞이하는 추석 명절이지만 사회 분위기로 인해 고급 선물세트를 출시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고급 선물세트를 준비하면서도 예년보다 많은 실속형 선물세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9월 말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이번 추석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고급 선물세트를 알리기는 부담스럽다”며 “다양한 실속형 선물세트를 준비해 고객을 맞을 계획이지만 유통업계 전반적으로는 실적이 예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추석 연휴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어 상품 마련에도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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