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5일 밤 용산구 자택을 떠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 부근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5일 밤 용산구 자택을 떠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 부근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서예온 기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수사를 앞두고 자살하면서 검찰의 롯데 수사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자살한 사실이 확인되자 수사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알짜 자산을 호텔롯데로 헐값에 이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300억 원대 자금을 받아 챙기고 신 총괄회장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자녀에게 지분을 물려주기 위해 3000억 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은 오너인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신 회장과 함께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으며, 황각규(62) 사장(정책본부 운영실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그룹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에 43년간 근무하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아들 신동빈 회장의 신뢰를 얻어 대를 이은 최측근 심복이다. 그는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2011년 오너 일가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온화한 성정(性情)과 젊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는 합리적인 경영자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물론 신동빈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부회장을 총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부회장의 역량과 인품을 짐작할 수 있다”며 “마음이 여린 분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이 매우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소식에 향후 수사방향과 일정 등을 숙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줄줄이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