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승리 최대 임무, 당내 통합‧공정한 대선경선 관리‧대선정국 대응 승리 전략 수립 등 과제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에서 이변은 없었다.

더민주 전대를 앞두고 당권경쟁 판세가 ‘1강(추미애)’ vs ‘2중(이종걸 김상곤)’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뤘다. 결과는 이미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고 친문 진영의 지원을 받는 추미애 후보가 5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당 대표에 당선될 것인지, ‘2중’인 이종걸, 김상곤 후보 가운데 누가 2위를 차지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결국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대에서 뚜껑을 열자 이같은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친문 진영의 지원을 받은 대구출신 추미애 후보(5선, 서울 광진구을)가 50%를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되면서 ‘친문(친문재인) 지도부’ 체제가 구축됐다.

당 대표 선거 득표율 계산 방식은 대의원들의 현장투표에서 얻은 득표율 45%, 권리당원 투표에서 얻은 득표율 30%, 일반 여론조사(국민15%, 일반 당원 10%)에서 얻은 득표율 25% 비중으로 각각 반영됐다. 권리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는 지난 22~25일 이미 진행됐고, 이날 전대에서는 대의원 현장투표만 진행됐다.

이날 투표 결과 전국대의원 총 선거인수(재외국민) 14,272명 가운데 8,481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투표율은 59.42%를 기록했다. 권리당원은 총 선거인수 199,401명 가운데 투표자수는 55,124명이었으며 투표율은 27.64%였다.

추미애 총54.03% 획득해 신임 당 대표로 선출, 이종걸 23.89% 김상곤 22.08%

개표 결과 추미애 후보(대의원 득표 51.53%, 권리당원 61.66%, 당원 55.15% 국민 45.52%)는 총 54.03%를 획득해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비주류 이종걸 후보(대의원 득표 25.23%, 권리당원 18.09%, 당원 25.25%, 국민 30.59%)는 총 23.89%를 득표해 2위를 기록했다.

역시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김상곤 후보(대의원 득표 23.24%, 권리당원 20.25%, 당원 19.60%, 국민 23.90%)는 총 22.08%를 득표해 3위에 그쳤다.

애초 친문 진영의 표가 추 신임 대표와 김상곤 후보에게 분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전대에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친문 진영은 추 대표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최고위원의 경우는 지역별·부문별 최고위원으로 나눠서 선출됐다. 부문별 최고위원은 여성·노인·청년·노동·민생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전대에서는 여성·노인·청년 부문 경선만 진행됐다. 노동, 민생 부문의 경우 각 부문에 해당하는 권리당원이 3천명을 넘지 못하면서, 대표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선출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부문별 최고위원 선출방식은 부문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ARS 투표 50%, 대의원 투표50%가 반영됐다. 권리당원 투표는 이미 진행됨에 따라 전대 현장에서는 대의원 투표만 진행됐다.

우선 노인부문 최고위원 선거는 전국대의원 총 선거인수 1,465명 가운데 투표자 1,072명, 투표율 73.17%로 집계됐다. 권리당원은 총 17,605명 가운데 투표자 3,356명, 투표율 19.06%로 나타났다.

제정호 후보(대의원 득표 47.39%, 권리당원 32.33%)는 총 39.86%를 얻었으며 송현섭 후보(대의원 득표 52.61%, 권리당원 67.67%)는 총 60.14%를 획득해 송 후보가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여성부문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는 전국 대의원 총 6,129명, 투표자수 3,200명, 투표율 52.21%였으며 권리당원 투표는 총 79,351명 가운데 투표자수 13,497명, 투표율 17.01%로 집계됐다.

여성부문 최고위원 선거 결과 현역 의원인 유은혜 후보(대의원 득표 52.38%, 권리당원 33.46%, 총 42.92%)를 꺾고 원외인사인 양향자 후보(대의원 득표 47.63%, 권리당원 66.54%, 총 57.08%)가 당선됐다.

청년부문 최고위원 선거는 전국대의원 총 4,154명 가운데 투표자수 2,128명, 투표율 51.23%였으며 권리당원 투표는 총 93,336명 가운데 투표자수 28,687명, 투표율 30.74%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 현역 의원인 김병관 후보(대의원 득표 43.84%, 권리당원 67.27%, 총 55.56%)가 1위를 차지해 청년부문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뒤이어 이동학 후보(대의원 득표 40.65%, 권리당원 19.02%, 총 29.83%)가 2위를 기록했으며 장경태 후보(대의원 득표 15.51%, 권리당원 13.72%, 총 14.61%)는 3위에 그쳤다.

지역별 최고위원의 경우는 이미 결정이 됐고 이날 전대에서 최고위원으로 공식 발표됐다. 지역별 최고위원은 새로 선출된 각 시도당 위원장들 가운데 서울제주에서 1명, 경기인천에서 1명, 충청강원에서 1명, 영남에서 1명, 호남에서 1명씩 총 5명을 호선 방식으로 선출했다.

지역별 최고위원은 서울제주권역 김영주 최고위원(서울시당위원장), 경기인천권역 전해철 최고위원(경기도당위원장), 강원충청권역 심기준 최고위원(강원도당위원장), 호남권역 김춘진 최고위원(전북도당위원장), 영남권역 최인호 최고위원(부산시당 위원장)이다.

신임 지도부 9명 중 7명이 친문

지도부에 새로 입성한 9명(당 대표, 최고위원 8명)의 인사들의 면면을 분석해보면 친문 진영이 대부분이다.

추미애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8명 중 부문별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양향자 최고위원(여성), 김병관 최고위원(청년), 지역별 최고위원인 김영주 전해철 심기준 최인호 최고위원 등 6명을 친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부문별 최고위원인 송현섭 최고위원(노인)이나 지역별 최고위원 김춘진 최고위원(전북도당위원장)도 친문진영과 거리가 멀지는 않다.

최고위원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인사는 '문재인 키즈' 양향자 김병관 최고위원이다. 양 최고위원은 ‘고졸 신화’ 삼성전자 상무 출신으로 20대 총선 과정에서 더민주에 영입돼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으나 국민의당 천정배 전 공동대표에게 패배해 낙선한 바 있다. 벤처기업가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인 김 최고위원 역시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영입됐으며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들이 과반의 득표로 지도부에 입성해 ‘신친문’ 인사들의 약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친문’의 급부상과 반대로 범주류(친노, 친문)진영으로 분류되던 민주평화국민연대(김근태계, 민평련)나 혁신위원회 인사들은 성적이 부진했다. 당 지도부가 범주류 내에서도 ‘신친문’ 진영 중심으로 재편되고 나머지 세력은 당 중심에서 밀려난 것이다. 여성 최고위원에 출마한 민평련 유은혜 후보는 현역의원이라는 유리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원외인 양향자 최고위원에게 패배했다. 당 혁신위원장이었던 김상곤 당 대표 후보는 최하위에 그쳤고, 혁신위원을 지낸 이동학 후보도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했지만 지도부 입성에는 실패했다.
 
김상곤 후보는 친문 주류세력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문 주류세력의 압도적인 지지는 받지 못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는 김 후보는 이번 도전에서도 실패하면서 향후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전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선을 다했다. 결과에 승복하고 신임 당 대표가 우리 당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대 총선 이전 다수가 국민의당으로 이탈한 비주류는 이종걸 후보의 23.89%의 득표율이 입증하듯이 당 내 존재가 미약함을 보여줬다.

이 후보는 전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한 대로 나온 것 같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8.27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8.27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온라인 권리당원’의 막강한 힘 전대 출마자들 승패 갈라

또한 전대 결과 눈에 띄는 부분은 친문 색채가 강한 온라인 권리당원의 막강한 힘이었다.   문재인 대표 체제 당시 모집한 온라인 당원은 10만여명 가운데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이 3만5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선거의 경우 권리당원 비중(30%)은 대의원(45%)보다 낮다. 그러나 권리당원은 당 대표 선거, 부문별 최고위원 선거, 지역별 최고위원이 되기 위한 예선격인 각 지역 시도당위원장 경선 등을 포함해 이번 신임 지도부 선출의 승부를 가르는 역할을 했다.

온라인 권리당원의 힘은 막강해 추 대표는 실제 득표율이 61.66%에 달했다. 여성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양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현역의원인 유 후보에게 밀렸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앞서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청년 최고위원에의 경우도 김병관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이동학 후보에게 근소한 차(3.2% 포인트차)로 앞섰지만 권리당원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힘이 됐다.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는 범주류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영주 최고위원이 대의원 투표에서 밀리고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앞서 박홍근 의원을 이겼다.

추미애 ‘첫 TK(대구·경북) 출신 대표 여성 당수’

이번 전대를 통해 새로 선출된 추 신임 당 대표는 60여년 ‘민주당’ 역사상 첫 TK(대구·경북) 출신 대표 여성 당수가 됐다.

추 대표는 ‘추다르크’와 ‘삼보일배’라는 말로 대변될 수 있다. 대구 세탁소집 셋째 딸로 태어난 추 대표는 전북 정읍 출신 남편과 결혼해 ‘대구의 딸이자 호남의 며느리’로 불리기도 한다.

광주에서 판사로 지내던 추 대표는 김대중(DJ)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영입 제안을 받아 37살이던 1995년 정계에 입문했다. 97년 대선 때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끈 것을 계기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2년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었다. 당시 추 대표는 ‘희망돼지 저금통’으로 국민성금을 모아 ‘돼지엄마’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이후 추 대표는 2003년 민주당 분당사태 당시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고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아야만 했다. 17대 총선에서는 구 민주당 선대본부장을 맡아 ‘삼보일배’를 하기도 했다.

탄핵 역풍으로 낙선한 추 대표는 2년간의 미국 유학길에 올라 정치적 공백기를 가진 뒤 2008년 18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돼 다시 국회에 복귀했다. 이후 추 대표는 19∼20대 총선에서도 연이어 승리하며 5선 고지에 오른데 이어 당 대표에도 선출됐다.

이번 전대 과정에서 추 대표는 과거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내 정치인생 가장 큰 실수”라고 공개적으로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정치인생을 지나온 추 대표가 탄핵 당시에는 자신과 대척점에 섰던 친노진영과 정치적 화해를 함으로써 이들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 자리에 오른 부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적 굴곡이 강했던 추 대표가 과반을 넘는 지지를 받아 당 대표에 선출됐지만 그의 앞길은 그다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임기 2년의 새 지도부가 ‘친문 지도체제’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기 때문에 당 중심에서 밀려난 세력들까지 끌어안아 당을 화합과 통합의 길로 이끌어야만 한다.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이종걸 의원은 28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 당이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선으로 강한 후보를 만들고, 계파를 넘어 단합하고, 더 큰 단합인 야권통합을 실현해야 한다는 제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이 일념으로 앞으로도 당의 변화와 승리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새 지도부는 당의 단합과 대선승리를 위해서 비록 소수지만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당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추 대표에게는 자신이 경선 기간 동안 줄기차게 강조했던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

추 대표는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부와 함께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통해 ‘문재인 독식론’을 경계하는 다른 대선주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역동적인 경선을 만들어야만 한다.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이 ‘친문 지도부’의 엄호로 ‘문재인 독식’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발할 경우 원심력이 강화되고 제3지대 정계개편론 등 야권 재편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있다.

당 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김부겸·박원순·손학규·안희정·이재명,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분들 모두 경선에 열정과 희망을 안고 도전하면 우리당의 정치축제는 대선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특히 대선 과정에서 야권 경쟁자로 ‘안철수’라는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는 국민의당에 대한 대응 전략도 더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세워야만 한다.

대선에서 야권이 통합이나 연대를 이뤄내 정권교체를 할 것이냐 아니면 야권이 20대 총선처럼 분열된 상태에서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냐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벌써부터 여러 차례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대한민국의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더민주의 ‘친문’과 새누리당의 ‘친박’세력을 제외한 국민의당 중심의 대선을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친문 지도체제’가 구축된 더민주와 대선정국에서 ‘통합’이든 ‘연대’든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뜻을 밝힌 것이다.

추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일단 당내 통합을 먼저 이뤄야만 야권통합이든 연대든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당내 통합’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추 대표는 당 대표 후보 시절인 지난 19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강력한 당내 통합이다”며 “이를 통해 대선에서 3자대결을 한다 해도 이길 수 있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3자 구도로 대선을 치르자는 게 아니라, 3자 대결을 한다 해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더민주를 만들어야 대선 양자구도도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추 대표는 향후 정국주도권을 여당에게 빼앗기지 않고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국운영 노선도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 추 대표가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밝혀온 발언들을 종합해볼 때 ‘선명 야당’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반대 당론 채택을 공약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저에게 모아주신 한표 한표가, 분열을 치유하고 강력하게 통합하라, 강력한 통합으로 강한 야당 만들어 내라, 공정한 대선경선으로 승리하는 후보 만들어 내라, 그래서 2017년 12월 20일,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라는 명령, 이제 그 명령을 천명으로 알고 받들겠다. 승리해 섬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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