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누리, 여전히 혁신과 변화 필요…공천제도와 선거구제 개편에 중심적으로 나서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사진=이은재 기자></div>
▲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민주 정부 10년에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보수 정권 10년이 다소 이르지만 사실상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구성원 모두는 일찌감치 정권재창출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요원해 보인다.

22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확실한 여권 소속이라고 볼 수 없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여당 대선주자들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은 모두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나마 가장 선전한 이는 오 전 시장이다. 4.2%로 6위를 차지했다.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 가능성을 진단해보기에는 다소 민망한 수치다. 반 총장이 만일 여당을 등에 업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식의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할지도 모를 판이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꼭 1년3개월 앞둔 시점인 지난 20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새누리당은 정권재창출만 얘기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왜 새누리당을 찍어야 되는지 답을 줘야 된다.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새누리당이 ‘왜’ 정권을 다시 잡아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남 지사는 이날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한 뒤 “국민들은 ‘힘든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물어보고 있는데 정치권은 엉뚱한 답들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갈 곳 없는 국민들의 마음은 바다 건너 왕자님처럼 보이는 반 총장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누리당 후보들은 그 자체로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책임은 흔히 얘기하는 잠룡들에게 있다”고 했다.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본인 역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에 여전히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권력자에 의한 왜곡된 공천, 그리고 그 왜곡된 공천에 의해 구성된 국회가 갈등만 양산하는 구조를 깨야 한다고 했다. 남 지사는 “개헌에 앞서 새누리당이 중심적으로 공천제도와 선거구제를 개편하여 권력자로부터 실질적으로 독립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남경필 도지사와의 인터뷰 전문.

▲ 정권재창출이 필요하다고 보나. 새누리당이 다시 한번 집권해야만 국가의 위기 탈출에 도움 되리라 보나.

- 필요하다. 국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에 정권을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어떻게 위기를 탈출하겠다, 그래서 우리를 뽑아주는 것이 훨씬 대한민국을 위해 좋다고 얘기해야 된다. 그런데 정권재창출만 얘기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왜 새누리당을 찍어야 되는지 답을 줘야 된다. 야당에서는 ‘반이명박 반박근혜’ 정서에 ‘정권심판’이라는 아주 전통적인 야당 아젠다와 ‘문재인이냐 아니냐’ 이 두 가지 외에 보기 어렵다. 국민들은 현재 정치권을 향해 ‘힘든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물어보고 있는데 엉뚱한 답들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마음이 갈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바다 건너 왕자님처럼 보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같은 분에 대해 답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정진석 원내대표는 반기문 총장이 갈등과 분쟁의 조정자 역할을 글로벌 하게 했으니, 그런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 

- 반 총장께서 오시는 것을 환영한다. 오시면 빡세게 토론하고 싶다. 국가의 미래 아젠다에 대해 시원하게 토론해보고 싶다.

▲ 국회의원 5선에 ‘소장 개혁파’의 상징과 같다. 새누리당이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과 변화를 주창했지만 다들 실망한 것 같다. 이정현 대표에게 당무수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새누리당에 여전히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 필요하다. 국민들이 정말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정치권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우리 당도 국민들이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파악하고 답을 내놔야 한다. 또 정치를 하는 집단으로서 새누리당이 스스로에 대한 자정능력을 갖춰야 한다. 선거 때마다 권력자에 의해 공천이 왜곡되고, 왜곡된 공천에 의해 구성된 국회가 또 갈등만 양산하는 구조를 깰 수 있는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느냐가 문제다. 다행히 김세연 정치발전특별위원장 중심으로 기득권 내려놓기를 잘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개헌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개헌하기 전에 국회의원 스스로의 충원 구조인 공천제도 그리고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 지금처럼 늘 양당제에서 싸움박질 하면서 합의도 못하며 갈 것인지, 또 공천 때마다 권력자 앞에서 좌지우지 당하고 배신의 정치를 하는 속에 국민들에게 혐오감을 안겨줄 것인지에 대해 새누리당이 중심적으로 충원‧인사와 관련된 것부터 3당 합의를 통해 법제화 하는 등 정리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권력자로부터의 실질적인 독립이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그런 논의를 해줬으면 좋겠다.

▲ 이정현 대표가 전대 과정에서 대선후보 경선 방식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슈스케) 방식을 얘기했다. 당 내에서 상당한 국민적인 반응을 일으키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좋다. 대신 민낯을 드러내야 한다. 슈스케는 참가자 모두가 평등하다. 바닥부터 다 뛰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처음부터 뛰어서 한계단한계단 검증의 단계를 거친다. 자신의 정책 단계 구상을 한계단씩 띄워놓는다. 슈스케 시즌 하나에 거의 6개월 이상 걸린다. 정말 바닥부터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하는 거다. 바닥부터 모두가 같은 스타트 라인에서 공정하게 출발해서 간다면 좋다.

▲ 어느 정도 시간은 보장돼야 할 것 같다.

당연하다. 단 시간 내에 하는 것은 미인대회에 불과하다.

▲ 반 총장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 잘 못해서 그렇다. 정치권 전체가 마찬가지다. 야당은 현재 집권하고 있는 세력에 대한 반대로서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상징화 되어 있는 것이고, 새누리당에 있는 후보들은 그 자체가 사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반기문이라는 사람이 떠오르고 있다. 책임은 흔히 얘기하는 잠룡들에게 있다. 

▲ 지난 총선에서 3당 체제가 됐는데, 내년 대선에서도 그 시스템이 가리라 보나.

-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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