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백만 원 수익창출 미끼로 판매점 500여 곳 전속매장으로 전환

2016년 7월 SK텔레콤 대리점ㆍ판매점의 수수료 정책을 보면 기기변경은 7만~8만 원이 지급되지만 번호이동에서는 23만~29만 원으로 지급되고 있어 사실상 번호이동을 종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료=박홍근 의원실>
▲ 2016년 7월 SK텔레콤 대리점ㆍ판매점의 수수료 정책을 보면 기기변경은 7만~8만 원이 지급되지만 번호이동에서는 23만~29만 원으로 지급되고 있어 사실상 번호이동을 종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료=박홍근 의원실>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SK텔레콤이 추가수익 창출을 미끼로 영세판매점을 직영으로 전환시켰지만 이로 인해 전환된 판매점이 경영난을 겪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SK텔레콤의 본사 영업정책서와 ‘외주형 소매매장 지원정책서’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후 번호이동 가입자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자 SK텔레콤은 기기변경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전속매장을 무분별하게 확장하여 2014년 10월 이후 1년 만에 약 500여 개를 늘렸으며, 이 전속매장 대부분은 판매점들을 대리점 아웃소싱 형태의 매장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판매점들이 전속매장으로 전환키로 결정한 것은 매장 운영비 수백만 원, 타 판매점 대비 약 200만~900만 원의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SK텔레콤의 이른바 ‘외주형 소매매장 지원정책’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해당 정책서에 따르면 전속 소매매장으로 전환한 판매점이 월 150개의 판매실적을 달성하면 매장세 및 인건비를 700만 원 지원하며, 타 판매점과 실적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판매 건당 마진 15만 원 외에 별도의 정책 수수료를 최대 약 900만 원가량 추가로 지급받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홍근 의원실에 따르면 하지만 최근 SK텔레콤의 유통망 수수료 정책을 감안하면 판매점들이 이 같은 전속매장 지원정책의 혜택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의 올해 7월 정책서에 따르면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시 약 23만~28만 원의 수수료가 지급된 반면 기기변경 가입자 유치 수수료는 평균 7만~9만 원에 그쳤다.

단통법 이후 기기변경 중심 시장으로 변화함에 따라 전속 매장은 일반 판매점과 달리 기기변경 고객이 대부분으로 기기변경 수수료가 10만 원 이하로 낮을 경우 마진을 남길 수 없어 매장 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외주 매장 지원정책에서 판매 건당 15만 원의 마진을 남길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현재의 수수료 정책으로는 마진을 아예 남기는 것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단통법 이후 영세 판매점들이 기기변경 위주 실적으로 판매량 100건 이상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타사의 가입자를 번호이동으로 유치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같은 SK텔레콤의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수수료 차별 정책은 수수료 등의 부당한 산정을 금지하는 자사의 이용약관을 위반한 것으로서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1항5호 위반에 해당한다.

한편 사정이 이렇다 보니 SK텔레콤의 무분별한 전속매장 확대에 따라 전속 매장으로 전환한 판매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 직영 대리점이 약정실적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속 판매점을 대상으로 미리 지원받은 매장 인테리어 비용 전액을 환수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SK텔레콤의 행동은 필요할 때는 아웃소싱 매장으로 유치하고, 실적이 부진한 점은 인테리어 비용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냉정히 버리는 감탄고토 형태의 운영을 보이고 있어 더욱 문제다.

박홍근 의원은 “SK텔레콤은 유통망 장악을 위해 현실과 상이한 지원책을 미끼로 영세 판매점 수백여 개를 전속 매장으로 전환시켜 직영 대리점처럼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SK텔레콤을 믿고 전속 매장으로 전환한 판매점들에 기기변경 수수료를 지나치게 낮게 지급하는 등 영세 상인들이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게 만들어 피해민원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판매점의 경우 사전에 지급한 지원비용을 환수하는 등 파산으로 내모는 행위는 정부의 중소유통점 상생 노력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특히 번호이동에 과도한 장려금을 지급하여 약정수량 달성을 위해 번호이동 고객 대상 불법 지원금 지급을 유도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규제기관의 SK텔레콤 아웃소싱 매장 운영 실태점검과 피해 확산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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