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은 사퇴하라!

- 순수한 마음으로 최순실의 도움을 받았다?

1024,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 2017년 예산 국회 시정연설에서 깜짝 개헌을 제안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 JTBC에서 대통령 연설문이 발표되기도 전에 측근인 최순실에게 사전 유출되고 수정되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왜 이 시기에 개헌을 들고 나왔는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102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은 12줄짜리 <최순실 연설문 작성 관련 대국민 사과>녹화로 발표했다. 언론보도 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신속하게 사과했다. 최순실씨 관련한 사과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과거 어려울 때 도움 받고, 대선 때 연설과 홍보분야 역할

1. 취임 후 일정기간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 들은 적 있음

1. 청와대 보좌체계 완비된 후 그만 둠

1. 꼼꼼하게 챙겨보자고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

1. 국민에 심려 끼쳐 송구, 사과

과거야 그렇다 치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사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과 공적인 문서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일이다. 그래서 국정농단국기문란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일부자료에 대해의견을 들었다고 했지만 보도에 따르면 연설문이 발표되기 전에 최순실씨에게 전달되면 빨간색으로 수정되어 다시 청와대로 되돌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보좌진이 완비된 후에는 중단되었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직원은 수백 명에 달한다.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핵심 참모진이 짜여 진 상태에서 국가를 관리운영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것이 정상적인 나라라면 말이다.

청와대 부속실이 대통령 연설문과 대통령의 국정 지시에 필요한 정부 부처 보고를 취합하고, 관련 문서들을 통제하고 관리할 책임을 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중요한 문서들이 외부 사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주고받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재임 당시 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중앙 기록물 관리 기관으로 이관되어 보존되는 법적이고 역사적인 중요 문서이다.

2015416일 진도 앞바다에서 304명이 수장당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보고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은 14일이 지나서 겨우 사과했다. 그것도 간접화법으로 국무회의 석상에서 말이다. 이 사과문은 누구의 검토를 거쳤는지 궁금해진다.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받을 수 있을지 가슴이 아프다,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 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가족과 친지, 친구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보낸다, 특히 이번 사고로 어린 학생들의 피워보지 못한 생은 부모님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월호는 여전히 9명의 실종자와 함께 진도 앞바다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다. 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서명으로 만든 특별법과 이 법에 따라 설치된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철저하고 조직적인 방해 속에 지난 930일 강제 종료 당했다. 아직 실체적 진실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위의 사과문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아니면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20151114일 민중총궐기 당시 69세의 백남기 농민은 경찰의 살인 물대포를 맞고 300일 넘게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다. 국회 <백남기농민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당시 진압을 진두지휘했던 전 경찰청장 강신명이란 자는 유가족이 바로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건 적절치 않다. 원인과 법률적 책임을 명확히 한 후에 할 수 있다. 결과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본다말했다. 이런 사과 원칙이나 수위도 당연히 윗선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시사프로가 이들의 거짓과 오만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304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가 나서도 14일이 지나서야 간접화법으로 사과를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지금까지 유가족이 절규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세월호의 진실과 책임자처벌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고 할 수 없다. 정권의 폭력으로 사망한 백남기 농민에 대해서는 사과는커녕 사망원인을 조작하기 위해 강제부검을 시도하고 있다. 오늘 대통령이 최순실 건으로 사과하는 시간에도 경찰이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강제부검 집행을 위해 말고 들어왔다.

오늘 측근인 최순실 연설문 작성 관련 대국민 사과는 최근까지 벌어진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을 해소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콘크리트지지율 30%까지 붕괴되는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녹화를 통한 형식적 사과일 뿐이다. 그러나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지경까지 와 버렸다. 노동당은 오늘 대표 명의로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실세측근인 최순실은 당장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참고> 최순실 연설문 작성 관련 대국민 사과문(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 드리기 위해 이자리에 섰습니다.

아시다시피, 선거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문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일정기간동안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습니다.

저로써는 좀 더 꼼곰하게 챙겨보자고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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