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 “비선모임, 장관 만들고 안 만들고 하는 사람들”

TV조선이 25일 공개한 최순실씨 관련 영상.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및 의상을 챙긴 것과 청와대 관료가 최씨의 일을 돕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진은 순방 의상을 준비하는 최씨를 돕고 있는 헬스트레이너 출신 윤전추 행정관. (사진=연합뉴스)
▲ TV조선이 25일 공개한 최순실씨 관련 영상.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및 의상을 챙긴 것과 청와대 관료가 최씨의 일을 돕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진은 순방 의상을 준비하는 최씨를 돕고 있는 헬스트레이너 출신 윤전추 행정관.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동용 기자]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비선실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며 “내가 지금까지 언니 옆에서 의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내가 이만큼 받고 있잖아”라고 발언한 것으로 지난 25일 알려졌다.

이날 ‘한겨례신문’에 따르면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9월 18일 최순실씨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고, 최순실 씨는 녹취록에서 “사람은 의리가 필요해. 그런데 차은택은 지금 저만 살려고 하잖아. 그러면 안 되지”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씨는 이어 “차은택은 아직 갈 길이 먼데, 얘가 벌써 그러면 안 되는 거야”라며 “우파 좌파 왔다갔다 하고 이상해. 고 대표 안 그래?”라고 말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최순실씨의 대화상대 ‘고 대표’는 최씨의 최측근이자 ‘더블루케이 한국’과 독일 법인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고영태씨다. 고씨는 최씨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CF감독을 연결시킨 인물로 알려져있다. 녹취록은 미르재단 정경유착 의혹이 최초로 불거진 이후인 지난 8월 최씨가 ‘의리’를 내세워 고씨를 회유하려는 내용 중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사무총장은 녹취록을 공개한 당시 인터뷰에서 “대통령보다 더 높은 사람이 있다. 최순실”이라며 “이름을 바꿨으니 최서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은 (비선모임) 자리에서 회장님으로 불렸다”고 했으며, 비선모임의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돌이켜보니) 최순실이 얼마나 영향력이 대단했는지 실감이 난다. 사실 나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날 때) 깍듯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분들이 바쁠 때, 뭔가 논의를 하거나 보고할 게 있을 때는 늘 (청와대에서 재단에 지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어떠냐는 식으로 우리(미르재단)에게 의견을 물었다”고 회상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비선모임 참석자들은)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 하는 사람들”이었다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제2차관의 참석여부를 묻자 ‘김종 차관은 낄 급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떠올렸다.

이 전 사무총장은 비선모임에서 최씨의 역할에 대해서는 “최씨는 디렉션(지휘)을 하고 싶었했다. 하지만 사실 디렉션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한 뒤 “그냥 평범한 아주 평범한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특히 인터뷰 말미 “예전에는 정부 쪽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제 존경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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