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니 뭐니 무슨 수를 써도 새누리당 재집권 막아낼 것”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쪽에서 자신을 두고 “대통령 된 줄 착각한다”고 공격하는 데 대해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은 제가 대통령이 될까봐 무서워서 그런 말을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겨냥해 ‘이미 대통령 된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난이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말하고 “잘못하지 않았으면 뭘 그렇게 무서워하나. 정정당당하게 국민들 앞에서 판단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치권의 ‘제3지대론’에 대해 “과거에 3당 합당이 있었다. 그것과 유사하다”며 “이번에는 어떻게든 호남을 끌어들여서 정권 연장을 하고자 하는 새누리당의 욕망이 만든 기획이 제3지대”라고 부정적으로 바라왔다.

이어 “친박은 이미 사실상 후보를 낼 수 있는 자격이나 능력을 상실했으니까 결국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거 아닌가. 한 마디로 문재인을 죽여야 하는데 비박도 후보를 낼 자격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그러니 다른 세력을 끌어들여서 권력을 나눠먹자는 건데 어쨌든 이렇게 제3지대니 뭐니 무슨 수를 써도 제가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 질문에 버벅거렸다는 지적에 “아픈 질문인데 제가 답을 잘 못했다. 깔끔하지 못하고 버벅거렸다”며 “원칙대로 답하면 되는 건데, 생각이 복잡했다. 즉각 퇴진과 60일 이내에 대선 주장을 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받을까봐 걱정이 돼 괜한 생각들을 하며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깔끔하게 정리를 하자면, 자진 사퇴든, 탄핵이든, 후속 절차는 헌법에 따르면 되는 것이고 그 밖에 제안이 있다면 촛불 민심에 따라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석희 앵커가 즉각 하야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이니까 본인이 가장 유리한 것 아닌가라고 한 질문을 재차 하자 조기 대선은 자신에 유리하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어쨌든 60일 이내의 대선은 이런 정치적 계산하고는 무관하게 헌법이 정해놓은 것”이라고 헌법적 절차란 점도 들었다.

그러면서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 빨리 퇴진하고 하루 빨리 다음 정부를 출범시키라는 것”이라며 “헌법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네가 유리하려고 그런 주장 하는거 아니냐는 사람들이야 말로 제 말문을 막으려고 그런 정략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게 유리한 계산 아니냐는 (일방 주장은) 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최근의 정국 속에서의 자신의 행보가 답답하다는 지적에 “제가 정국 흐름을 놓친 게 아니다”며 “저는 1번 주자로서 새누리당의 온갖 계산과 장난에 의해 역사가 거꾸로 역행하지 않도록 제가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화려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이 흐름을 뒤집지 못하도록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저”라며 “새누리당이 국민의 심판을 모면하고 다시 집권하려면 반드시 저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저는 그 역할 끝까지 충실하게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좀 둔하지는 않느냐는 지적에 “좀 둔한 건 맞다. 저는 침착하고 담담한 편이다. 그래서 아내가 저보고 곰이라고 한다”며 “지금은 제가 후방에서,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면에 나서는 그런 상황이 오면 아마 그 때는 불같은 문재인, 호랑이 문재인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앞으로 정국변화에 따라 지금과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이다’로 불리지만 문 전 대표는 답답하다는 의미의 ‘고구마’에 비유된다고 지적하자 “이재명 시장이 아주 잘 하고 있고 정말 사이다 맞다”며 “아주 훌륭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이 시장을 치켜세웠다.

이어 “반면 저는 말도 느리고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게 된다. 특히 당하고 보조를 맞출 필요가 또 있다”며 “어쨌든 사이다는 금방 목이 또 마르지 않나.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저는 든든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실상 하야’라고 주장한데 대해 “하야라면 대통령이 직접 말하면 되지, 왜 친박이 통역을 하나. 하야면 하야지. 사실상 하야. 이건 또 뭔가? 말장난으로 지금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은 자격을 상실한 것 아닌가? 그러면 탄핵되어야 마땅하다. 그 밖의 모든 복잡한 계산은 다 기만이다. 대통령은 임기단축을 얘기했는데, 임기단축은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사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전에 자신이 명예로운 퇴진을 언급한데 대해선 “대통령이 국민을 계속 모욕하니, 다 소용 없는 말이 됐다”고 말했다.

탄핵 가결을 위해선 새누리당 비박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국민의당 입장에 대해선 “협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정치적 협상이나 설득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분들을 탄핵 대열에 나서게 만드는 것은 국민들의 힘임에도 불구하고 비박이 당초 약속과 달리 탄핵 대열에서 이탈한다면 저는 가혹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공조에 대해 “촛불민심을 우리가 정치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함께 끝까지 공조해나가야 한다”며 “지금까지 야권들 간의 삐걱거렸던 부분들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비 온 뒤 땅을 더 굳히는 계기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황교안 총리를 교체해야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지금은 총리 문제로 탄핵을 교란시키거나 지연시킬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이 시기에 개헌하자는 것은 새누리당 집권을 연장하겠다는 거고. 혼자 집권하기 어려우니 권력을 나눠 먹는 거래를 하자는 것”이라며 “여기에 속으면 안 된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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