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실적 개선 견인… 해외선 수익성 개선 노력 결실

올해 국내 건설사는 주택시장이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51만 가구와 비슷한 49만 가구(12월 예정물량 포함)가 분양되면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해외시장은 저유가 여파로 부진했다. 중동 발주 감소로 수주액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건설사는 해외 수주 감소에 대규모 손실까지 겹치며 고전했다.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건설업계의 실적을 짚어보고 내년 국내외 건설시장 전망과 대책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폴리뉴스 송경남 기자] 올해 대형 건설사는 주택사업 호조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건설업상장사 28곳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순이익은 50%가량 늘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GS건설은 3분기 38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했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4% 늘었다.

대림산업은 국내 분양시장 호조에 해외 법인 손실까지 줄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대림산업은 올 1~3분기 누적 매출 7조2749억 원, 영업이익 3576억 원을 달성했다. 이중 건설사업부가 올린 매출은 5조4863억 원, 영업이익은 1217억 원이다.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 된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2·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000억 원을 넘었다. 현대산업개발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3529억 원, 영업이익은 3888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0.9% 증가했다.

주택시장 호황으로 건설사의 주택사업 비중도 커졌다. 올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매출 2조9770억 원 중 1조5710억 원을 건축·주택사업에서 거뒀다. 현대건설도 전체 매출의 29.7%인 4조558억 원을 건축·주택사업에서 올렸다.

이 같은 호성적은 국가 전반에 걸친 저성장 속에서도 주택시장이 나 홀로 성장한 결과다. 그러나 내년에는 주택시장 위축이 불가피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우려, 오는 2018년까지 대기 중인 대규모 입주 물량 등 악재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도 적절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단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안에 가지고 있는 물량을 털어내는 게 유리하다”며 “입주가 몰리는 2008년 이후부터는 입지 좋은 지역을 골라 선별적으로 공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건축 공급은 꾸준하겠지만 대대적인 물량 공급은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뉴스테이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주택공급 방식을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시장은 중동에서의 부진으로 수주가 급감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34억 달러다. 지난해 410억 달러에 비해 43%나 감소했다. 수주액이 줄면서 수주건수도 624건에서 507건(-19%), 진출국가는 107개국에서 96개국(-10%), 진출업체는 253개사에서 230개사(-9%)로 각각 줄었다.

다행인 것은 해외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원가절감 등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실적은 개선됐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해외 부문 원가율 개선과 매출 확대 등으로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13조4386억 원, 영업이익 750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0.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4% 증가했다. 미청구공사 금액도 지난해 말 4조2558억 원에서 3조689억 원으로 6568억 원 줄었다.

삼성물산은 골칫거리였던 해외 부실 프로젝트 손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해외사업 손실을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한 탓에 41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2분기 1180억 원, 3분기 15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익성 높은 해외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되며 3분기까지 매출 7조4912억 원, 영업이익 4948억 원을 호성적을 거뒀다.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 해외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이 실적에 반영됐다.

이에 반해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은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대림산업은 올 들어 3분기까지 26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플랜트부문에서 1176억 원의 적자를 냈다. 포스코건설은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프로젝트 부실로 같은 기간 283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GS건설도 해외 현장에서 2분기 1000억 원, 3분기 157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시장은 올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나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는 내년 해외수주는 올해보다 40% 증가한 45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유가가 상승하면 중동 국가들이 미뤄놨던 발주가 재개되고,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의 사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란 수주의 걸림돌인 달러결제 문제가 해결될 경우 연간 수주액은 더 늘어난다. 이란 정부는 가스, 발전, 화학 등 플랜트 분야를 비롯해 도로, 항만 등 SOC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AIIB의 사업 발주와 에너지 관련 투자 증가는 지난 2014년 이후 크게 줄어 든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리스크 분산을 위해 국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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