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내 4당체제, 소통 기회 많이 만들고 더 노력할 것”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3일 국회의장실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졋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3일 국회의장실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졋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정세균 국회의장(6선‧서울 종로구)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과 관련 “국가 최고지도자의 탄핵안이 의회에서 논의된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사태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 23일 국회의장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국회 의결 이후 현직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한 두 번째 국회의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정 의장은 “상황이 그때(2004년)와는 정반대였다. 그때는 국민들은 탄핵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높았지만 그 당시 제1당에서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었다”며 “지금은 국민들 모두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법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국회 입장에서는 민심을 받든 것이니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야당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황교안 총리가 과거에 야당의 입장에서 보면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을 다시 들춰내서 따질 시점은 아니다”며 “정말 국민을 위해서 특히 민생 문제에 적극적으로 국회와 정부가 협력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새누리당 비박계의 탈당으로 원내 4당체제가 되는 것과 관련 “아무래도 4자가 되다보면 제가 중간에서 역할을 많이 하고 서로 소통하는 기회도 많이 만들고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인터뷰 마지막 부분이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정기국회 개원사를 빌미로 새누리당이 국회 보이콧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다. 요즘은 어떤가.
다사다난했다. 국회에 이런저런 일이 있는거야 괜찮은데 국가적으로 국민들이 너무 힘드시다.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하시는데 빨리 제대로 어떻게든지 대한민국이 다시 전진하도록 만들어야될 텐데 항상 고심하고 머리를 맞대고 하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힘든 상황이다.

“국가 최고지도자 탄핵, 불행한 사태 참담한 심정”

-정 의장께서는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두 번째 국회의장이신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인 2004년을 생각하면 심정이 착잡했을 텐데 어떠했나.
사실 상황이 그때와는 정반대였다. 그때는 국민들은 탄핵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높은 반면에 그 당시 제1당에서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국민들 모두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법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국회 입장에서는 민심을 받드는 것이니까 그때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국가적인 불행 아니냐. 국가의 최고지도자의 탄핵안이 의회에서 논의된다고 하는 것은 정말 불행한 사태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다.

-정 의장께서는 처음부터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아니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앞으로 국회의장상이 어떻게 정립돼야 할까.
입법부의 책임자로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여야간에 혹은 정파간에 불편부당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 아주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는 게 좋겠다. 그렇지만 정책이라든지 압도적으로 국민들께서 대변해주기를 바라는데 그런 노력이 이뤄지지 않을 때 그럴 때는 의장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할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탈당을 선언하고 국회에 교섭단체 등록을 하게 되면 원내 4당 체제가 구축된다. 국회 운영이 좀 더 복잡해질 것 같은데 어떻게 예상하나. 
아무래도 3당일 때보다는 좀 더 의견을 통일하고 공감대를 만드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겠지만  어떻게 하겠느냐. 저는 양당보다는 3당 정도가 더 적당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4개 교섭단체 정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국회의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양자만이 있을 때는 정당들끼리 대화를 해도 되는데 아무래도 4자가 되다보면 제가 중간에서 역할을 많이 하고 서로 소통하는 기회도 많이 만들고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근 정 의장을 방문한 바 있다. 앞으로 국회와 정부의 관계는 서로간에 어떤 스탠스가 좋다고 생각하나.
평시에는 국회는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은 평시가 아니다. 아주 특별한 상황이므로 지금은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는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뭔가 대안을 내고 협치를 하는 노력이 굉장히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민들이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대통령의 권력이 비어있는 공백을 제대로 잘 메꾸기 위해서는 입법부가 법을 만드는 곳이라고 해서 그 일에만 머무르기보다는 행정부의 부족함도 채우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와 정부, 국민을 위해서 민생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통령 코스프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번에 보니 국회 대정부질문에 국무총리로서 출석해서 답변하는 것으로 봐서는 국회와의 협치가 이뤄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사실 황교안 총리가 과거에 야당의 입장에서 보면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을 다시 들춰내서 따질 시점은 아니고 정말 국민을 위해서 특히 민생 문제에 적극적으로 국회와 정부가 협력을 해야 된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국회에 출석해서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는 노력도 열심히 해서 과거에 비해 오히려 소통이 더 개선된 것 같다. 그렇다고 하면 국회 쪽에서도 거기에 호응해서 국회와 정부의 협치를 더 잘 활성화하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자고 했는데 새누리당 내부 문제 때문에 구성이 못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새누리당쪽이 정리되고 새로운 리더십이 만들어지면 여야정 협의체는 자연스럽게 잘 만들어지고 나름대로 지금처럼 어려운 국가적 상황에 대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새누리당은 비대위원회가 구성돼야 하지 않겠나.
비대위 구성 이전이라도 최소한 원내라도 리더십이 안정돼야 하므로 그래서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정비가 될 것이라고 보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여야정이 머리를 맞댈 것이다.

-과거 민주당 당 대표를 여러 번 하셨다. 최근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많이 상승했는데.
원래 국민들이 누군가를 지지해야 되는데 그렇다고 항상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악이나 차차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저야 친정이 잘 되고 잘 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사진 정세균 의장측 제공)
▲ 정세균 국회의장(사진 정세균 의장측 제공)

“반기문, 너무 오래 국내에서 떠나있었던 것 아닌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반기문 총장의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을 어떻게 보나. 
좋은 분이다. 그런데 제가 잠재적인 대선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주의를 하는 게 좋다. 어느쪽이든 좋은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야기는 잘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점은 있을 것 같다. 너무 오래 국내에서 떠나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 걱정은 든다. 

“많은 국민들 역사교과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 밀어붙이는 것 옳지 않아”
“사드 배치, 지금이라도 국회에 넘겨 국회와 의논해야”

-황교안 권한대행과 국회 협치가 중요한데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사드 배치 문제다. 야당과는 서로 이견이 있는 문제인데.
그런 때일수록 원칙대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역사 국정교과서는 압도적 역사학자들이 국정화는 옳지 않다는 것 아니냐. 그리고 지금도 많은 국민들께서 역사교과서 국정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계신데 그렇다면 그걸 왜 하냐. 그럼 국민들이 바보냐. 국민들의 그런 생각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고 지속된 생각이다. 그런데 왜 밀어붙이냐. 그거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드 문제는 역사국정교과서처럼 심플한 문제가 아니고 복잡한 외교적 문제도 있고 국가 이익과 직결된 것이고 한미동맹도 있다. 또 우리 국민들과의 소통 관계도 있고, 저는 이런 문제는 처음부터 제가 주장했지만 저는 지금이라도 국회에 넘겨서 국회와 의논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정부가 꼭 필요하다면 국회를 설득시켜야 한다.
많은 의원들이 국가 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국회에 가지고 와서 국회에서 논의를 하고 국회에서 좋다면 하는 것이고 국회에서 못한다고 하면 못하는 것이다. 왜 그런 주장을 하냐면 지금 김천에 골프장, 그것과 정부의 국유지와 교환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국민의 재산이 없어지는 것이다. 국유지가 개인에게 가는 것이므로, 그러면 그런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조치를 할 때는 국회의 동의를 받게 돼있다. 그런데 현금을 주는 게 아니라 환지를 하는 것이니까. 이것은 아니다? 저는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이런 정도의 중요한 문제는 국회와 의논하는 게 좋다. 또 책임도 같이 나눠가지는게 정상이다. 지금이라도 저는 국회로 보내서 국회에서 결정하는대로, 정부는 국회를 설득하는 노력을 열심히 하고 국회는 초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펼쳐서 거기서 얻어지는 결론대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

-정치학 학자의 말에 의하면 미국의 대통령제 핵심은 의회주의다. 의회 중심이라서 대통령이 의회와 협치하지 않으면 안되게 돼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는 같은 대통령제인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제다. 그러니까 발상이 잘못되는 것이다. 어떻게 국유지를 환지를 해서 명의를 민간에게 넘기면서 그게 국가의 비용이 안 들어갔다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주장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황 권한대행과 여야정 협의체에서 명백히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당연히 그런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무작정 하지 마라 연기해라 그거보다는 제대로 절차를 거쳐서 하자.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조치를 할 때는 의회의 동의를 받게 돼있으니까 동의를 받아라. 동의를 받으면 하는 것이고 못 받으면 못하는 것이다. 저는 그게 옳다고 본다.

-국민들은 절벽에서 서서 앞이 안보인다고 하는데 우리 경제 어떻게 가야할까.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 민관이 최선의 노력을 펼쳐야 한다. 지금은 우리 대기업들이 유보금이 굉장히 많지 않느냐. 정부가 대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들이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든지 입법을 선제적으로 해준다든지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정부가 대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투자로 연결되고 그래서 그게 산업이 일어나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정부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기업들은  돈벌이가 되면 투자를 하는 것이고 자신이 없으면 안하는 것이다. 정부가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책으로 유인을 해줘야 한다. 그런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앞으로 수십년 후면 없어질 직종이 더 많다는 것 아니냐. 그런 시대 변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미리미리 보고 거기에 맞게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을 국회나 정부가 해준다면 그래도 투자를 유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소비가 일어나야하는데 돈이 있어야 쓸 거 아니냐. 노동자는 생산자이면서 소비자다. 그 점이 제가 분수경제에서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분배가 이뤄져야 그들이 소비를 하고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선순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분배가 잘 이뤄지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안보, 경제 등 사회전반 모든 부분에서 국정정상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핵심적인 시대정신은 뭘까.
제일 중요한 것이 양극화를 해소하는 일이다. 지금 소득불평등이 심각하다. 그래서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는 노력을 통해서 경제가 돌아가게, 선순환이 되게 소비자들이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절대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국회의장 남은 임기동안 핵심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사안이 있다면.
아무래도 저는 개헌에 관심도 많고 의회가 삼권분립의 한 주체로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해야 되겠다. 말하자면 의회가 청와대의 하수인이나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국회가 아니고 정말 주체적으로 입법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겠다. 그래서 의회의 제 위치를 찾는 노력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의회가 준비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이며 어떻게 선진국화 되는 좋은 국가제도를 국민들이 누리도록 할 것인가 등등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약속 지켜기 위해 부단히 노력, 자부심 느껴”

-정 의장께서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약속이 지켜졌다. 이로 인해 온라인상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매우 많았다.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직접고용을 하려면 예산 증액없이도 기존에 관리용역비로 잡힌 비목(비용 명세)만 상용임금과 고용부담금(4대보험 등)으로 변경하면 되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어려움이 컸다고 알고 있는데?
정부가 반대를 해서 아주 어려웠는데 저는 우리 노동자들과 한 약속이지만 사실 그것은 국민과 한 약속이나 마찬가지다. 제가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그것은 대국민 약속이다. 그래서 제가 그 약속 지키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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