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핀테크 산업 선점하라"...한국경제 미래 먹거리

지난 12월 22일 중국 베이징 중국대반에서 진행된 '핀테크 데모데이 in 베이징'에서 중국인 관람객이 핀테크 기업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12월 22일 중국 베이징 중국대반에서 진행된 '핀테크 데모데이 in 베이징'에서 중국인 관람객이 핀테크 기업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준완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농협금융의 미래 먹거리를 ‘디지털’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농협지주에 디지털금융단과 은행에 디지털뱅킹 본부를 신설했다.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올원뱅크 고도화, 빅데이터 활성화 등으로 핀테크 분야에 업무를 집중할 계획이다.  

은행들의 2017년 성장동력은 ▲리스크 관리로 인한 피해 예방 ▲핀테크 산업의 선점 ▲글로벌 시장 진출 등으로 압축된다. 

그 중에서 핀테크(finance+technology) 분야는 은행들의 사활이 걸린 생존 프로젝트이며, 한국경제가 부활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 수장들의 최근 신년사 메시지를 통해서도 핀테크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핀테크 지원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블록체인 등 핀테크 신기술을 심도있게 연구하겠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지원반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등 핀테크 산업이 초기 ‘육성’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발전’ 단계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으며,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위비 플랫폼을 활용한 고객기반 확대를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4차 혁명산업 시대에는 손님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하나금융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핀테크 분야는 금융권에서 놓칠 수 없는 성장동력이며, 기업이 살 수 있는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또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연계를 통한 지원은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고용창출을 일으키고, 아시아 등 해외진출로 인한 미래 성장동력의 구축은 한국경제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핀테크로 무장한 모바일플랫폼 아시아진출 붐

은행들이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진출이다. 

지역 사무실 오픈 정도의 소극적인 진출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지 유명 은행의 인수합병은 물론 지점 및 법인으로 전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예대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저금리 기조가 고정화되고, 기업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활로를 해외에서 찾는 것이다. 특히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사업진출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신한베트남은행이 베트남 호치민에 ‘신한퓨처스랩 베트남(SFL-V)’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신한퓨처스랩은 신한금융그룹이 국내최초로 실시한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이다. 기술력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선정하고, 각 그룹사들의 멘토링을 통해 사업화 및 투자 유치까지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에 신한베트남은행의 15번째 점포인 ‘고밥지점’을 호치민시 고밥지역에 개점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 신한은행은 지난 7월에 신한베트남은행의 15번째 점포인 ‘고밥지점’을 호치민시 고밥지역에 개점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글로벌 시장에도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인 위비를 앞세워 디지털뱅킹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뱅킹 추진을 위해 해외 비대면 전담 마케팅 그룹인 ‘글로벌 위비 파이오니어(Global WiBee Pioneer)’를 12월 출범시켰다. 위비 파이오니어는 바이럴마케팅, SNS로 우리은행이 추진 중인 ‘플랫폼 연계 해외 금융 비즈니스’ 관련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해외 비대면 고객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동남아시아 중심 금융사업 확장을 위해 캄보디아 현지 특성에 맞게 최적화된 글로벌 디지털뱅크 '리브 KB 캄보디아(Liiv KB Cambodia)'를 출범시켰다.

주요 서비스는 ▲계좌이체 ▲국내 송출근로자를 위한 간편한 해외송금 ▲P2P결제 등이다. 또 크메르어를 포함한 3개 국어 채팅, 선불휴대폰 쿠폰 충전 등 생활 밀착형 비금융서비스도 제공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아시아 비즈니스 벨트인 중국~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에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엔 휴대폰으로 해외송금을 하고 받을 수 있는 ‘원큐트랜스퍼’를 사업을 아시아지역에 구축하고 있다. 국내 거주하면서 모국으로 해외 송금하는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송금 수취인의 은행이나 계좌번호를 몰라도 휴대폰번호만으로 간편하게 송금하고, 수취인은 송금 도착 문자를 받은 다음 송금된 돈을 찾을 수 있는 핀테크형 해외송금서비스다.

국민은행은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캄보디아에서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13일 캄보디아에서 선보인 KB금융그룹의 모바일뱅크 정식명칭은 ‘KB 글로벌 디지털 뱅크’다. 누구나 가입 가능한 충전식 Wallet 기반의 모바일 뱅크로 계좌이체, 해외송금, P2P결제 등 금융서비스와 메세징 비금융 서비스가 결합한 모델이다.

캄보디아 현지 금융 인프라와 통신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기술을 접목했다. 국내 리브뱅크와 달리 모든 금융서비스를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가 특징이다.

핀테크 기술접목으로 인한 발빠른 비대면 시장 장악, 해외진출을 통한 장기적인 수익확보, 자산가 타켓의 자산관리 등 뜨거운 금융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6월 13일 캄보디아에서 선보인 KB금융의 모바일뱅크 시스템인 ‘KB 글로벌 디지털 뱅크’의 협약식 장면.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2대 은행인 카나디아은행과 핀테크 분야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지난 6월 13일 캄보디아에서 선보인 KB금융의 모바일뱅크 시스템인 ‘KB 글로벌 디지털 뱅크’의 협약식 장면.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2대 은행인 카나디아은행과 핀테크 분야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으로 벤처생태계 육성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1월 28일 세종대로 신한금융 본사에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데이터시스템 등 전 그룹사가 참여하는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 3기 모집 설명회’를 개최했다.
 
신한퓨처스랩은 국내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이다. 지난 1, 2기를 통해 총 23개 국내 핀테크 기업과 공동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3기 설명회에는 인공지능 등 미래핵심기술 기업, O2O, 생활 콘텐츠 스타트업 기업, 국내외 벤처투자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각종 시설 및 금융테스트 환경을 지원받는다. 또 신한은행의 기술금융을 통한 융자, 기술가치평가펀드를 통한 투자 등 투·융자 측면의 종합적인 지원도 받게 된다.

현재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에 참여한 핀테크 기업과 총 12건의 공동사업모델을 개발했다. 직접투자도 확대되면서 현재까지 1기 기업에 22억 원, 2기 기업에 36억 원 등 총 58억 원의 투자가 완료됐다. 

KB금융그룹도 지난 11월 핀테크기업의 투자지원 확대를 위해 ‘핀테크기업 전문 멘토단(오아시스)및 투자협의체’를 구성했다. 

전문 멘토단은 핀테크기업 투자에 관심있는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기업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KB금융그룹은 KB투자증권과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재까지 8건, 46억 5000만 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를 실행했다. 

금융위원회는 한국의 핀테크 역량을 세계에 소개하는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총 72개의 국내 핀테크 기업의 기술을 미국·영국·중국 등에서 시연하도록 지원했다.

이처럼 금융기관의 스타트업 지원은 고용창출과 함께 벤처성공을 기대할 수 있어 한국경제 발전의 디딤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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