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핵심 전략 키워드는 ‘투자’...IB가 생존 승부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2017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 치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2017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 치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준완 기자] 우리나라 주요 증권사들의 신년 화두는 ‘투자’다. 

증권사 대표들이 신년사에서 거론한 핵심과제인 ‘글로벌·IB·자산운용 강화’ 등은 모두 투자에 의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제조업 기반의 올드 이코노미가 흔들리고 있고, 소비자들의 지갑은 꽁꽁 닫혀 내수시장은 침체의 터널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 혁명이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투자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투자 없는 성장은 존재할 수 없고, 투자는 자본에 모험정신과 야성을 불어 넣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형·중소형 증권사들 모두 핵심적인 투자분야로 투자은행(IB) 부문을 꼽았다. 올해는 IB시장을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벌어지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 ‘KB증권’의 1월초 출범도 글로벌 초대형 IB 대열에 오르기 위한 투자다.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자산 220조 원, 자산규모는 62조 5000억 원, 자기자본 6조 6000억 원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로 올라섰다. KB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도 4조 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기자본이 4조 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여기에 삼성증권이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4조 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는다. 

초대형 IB 시대를 끌고 갈 빅5의 진검승부가 시작되고 있다.   

초대형 IB 시대...진검승부

자기자본 약 6조 원으로 국내 1위 증권사가 된 미래에셋대우의 박현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4차 산업 혁명의 현실화에 따른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자본에 모험정신과 야성이 없었다면, 역사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은 최근 금융인 신년인사회에서도 ”지금은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며 "지난해 조성한 5000억 원 규모의 신성장에너지펀드 금액도 늘어날 것이며, 네이버와 조성한 1000억 원 규모의 매칭펀드도 전체적으로 1조 원 정도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8조 원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IB부문 사업부를 IB1부문(기업금융)과 IB2부문(프로젝트금융)으로 나눠 부문별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IB에 뛰어나고, 미래에셋대우는 해외IB 능력이 우수해 두 회사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IB영업 강화를 위해 대체투자 및 부동산투자를 담당하는 프로젝트금융2본부를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의 IB그룹 산하에 있는 본부는 총 5개로 늘어났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초대형 투자은행(IB)로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수립, 회사 내 시너지 창출의 극대화 등을 올해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IB부문은 가장 앞서가는 증권사다. 우리투자증권과 농협증권의 인수합병으로 2년전 이미 초대형IB 기준을 충족시켰다. 

두 회사의 조직을 무리없이 결합시키고, 두 회사의 강점을 절묘하게 통합하면서 수익성을 강화시켰다. 

증권업계 최대의 투자이슈인 여의도 파크원 개발사업의 자금조달을 무리없이 추진하는 것도 NH투자증권의 저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B증권은 대형은행인 KB국민은행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점포수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상호 투자업무를 보완적으로 결합하면 의외의 IB로 올라설 수 있는 회사다. 

전병조 KB증권 사장은 “강점이 있는 IB부문을 베스트 기업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형 IB로 육성하고, 홀세일 부문을 법인대상 최고의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투자파트너로 발전시키겠다”고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삼성생명에 자사주 2900억 원 가량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기자본을 3조 8000억 원으로 늘린 데 이어 3544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유상증가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4조 원이 넘으면서 본격 초대형 IB대열에 합류한다. 

정부의 글로벌 초대형IB 지원

금융당국도 국내 증권사들을 초대형투자은행(IB)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2일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올해도 추가로 글로벌 IB 육성을 위한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증권산업이 아직도 중개업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다.

2013~2016년 4월 국내 공기업의 해외 증권발행 64건 중 국내 증권사 참여는 10건에 불과할 정도다. 즉 국내 증권사는 국내 공기업의 해외물량마저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란 의미다.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10조 원 이상의 투자은행 출현을 목표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속적인 대형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초대형 증권사들은 신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이미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위해 책임대표체제에 돌입하는 등 실전준비가 끝났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대 머물면서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의 수익모델로는 성장의 한계점이 봉착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증권사들은 기업 구조조정, 인수·합병(M&A), 자금조달 등 IB 관련 업무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금융업무·자산운용 업무의 강화도 마찬가지 이유다. 

2017년은 증권사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쉽과 IB업무에 바탕이 되는 전문성과 네트워크 등 조직력의 승부로 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건물 전경. <사진=폴리뉴스 DB>
▲ 사진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건물 전경. <사진=폴리뉴스 DB>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 #2017 신년기획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