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눈물의 구조조정…유가 회복 등 긍정적 신호도 있어

최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이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 계약을 체결해 국내 조선업계 2017년 새해 첫 수주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지난해 수주절벽에 시달렸던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최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이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 계약을 체결해 국내 조선업계 2017년 새해 첫 수주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지난해 수주절벽에 시달렸던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삼성중공업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 빅3는 신년사에서 다른 업계가 변화와 성장을 외칠 동안 ‘생존’이라는 남다른 각오를 밝혀 조선업계 불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에 올해는 업계의 생존 전략의 성과와 대외적 여건 개선 여부에 따라 조선업계 존망이 달려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매출 목표를 14조9561억 원으로 설정했다며 당면한 일감 부족 문제 해결과 사업장의 안전, 수익성 강화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고객 최우선주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박대영 사장은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자구안과 시장상황에 맞춰 올해도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신년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철저한 생존전략 실행이 필요하다”며 수익 중심 내실경영,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내세웠다.

이렇게 생존이 큰 화두인 조선업계의 전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강도 구조조정이다.

정부 또한 구조조정이 올해에도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올해도 조선업계는 고강도 자구계획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인력을 2018년까지 4만2000명으로 32% 감축하고, 도크(Dock) 수도 24개로 23% 줄인다. 

또 현대중공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1조5000억 원 규모의 비핵심자산과 5개 자회사를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1조8000억 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으며 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1조 원의 영구채(만기 30년 사모 무보증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로써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본격적으로 체중 감량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로 1조14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삼성중공업은 비생산자산(5000억 원) 매각도 추진한다. 

또한 조선업계 빅3는 지난해 극심했던 수주절벽을 극복하고 올해 실적 중심에서 실익 중심의 수주로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무리한 매출목표를 지양한 대신 수익성을 강화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올해 프랑스 석유업체인 토털(Total)의 발주 물량을 포함해 모두 12개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시작부터 1조5000억 원 규모 BP사의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 수주를 따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또 3월까지 계약이 유력한 해양플랜트와 선박의 총 수주액 4조7575억 원이 기다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연말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그룹 자회사인 마란가스 사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 수주에 성공했고 내년에 이 회사가 발주 예정인 2척의 일반 LNG선도 성공적으로 수주할 계획이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예정된 7기의 해양플랜트(소난골 드릴십 2척 포함)를 성공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시추설비(잭업리그)를 인도하고 46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정부도 이런 업계의 노력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조선업계에 수주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2020년까지 11조2000억 원을 투입해 공공선박 250척 이상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 중 7조5000억 원을 조기에 투입해 63척 이상을 발주하고 3조7000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활용해 2020년까지 75척 이상 발주할 계획이다. 

이런 업계 노력과 정부의 지원 가운데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유가 반등에 힘입어 그동안 미뤄졌던 대규모 유전개발 계획이 재개될 수 있어 국내 조선업계에 관련 설비 주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도 지난해 1~11월 전 세계 선박발주량은 1048만CGT(419척)로 2015년 같은 기간 발주량 3720만CGT의 28% 수준에 머물러 어려웠던 상황이었지만 올해를 지지기반으로 해서 2018년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 또한 “황산화물(Sox) 규제로 인한 선박 교체 수요와 시황 회복 조짐 등을 감안할 때 조심스럽게 긍정적 전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발주하지 않았던 선박들로 인해 해운업계 운임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운임이 증가하면 당장 올해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2018년은 선박 발주물량이 증가해 서서히 회복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의 성과를 얼마나 잘 이뤄내느냐에 따라 기업마다 경영회복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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