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는 ‘탄핵 민심’ 사로잡을 ‘묘책’ 갖고 올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뉴욕의 공관을 떠나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div>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뉴욕의 공관을 떠나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한다. 유력 대선주자의 귀국이다. 탄핵 정국으로 잠잠했던 대선 판도가 요동칠지 주목된다.

반 전 총장은 아직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사실상’으로 분류되는 발언을 한 바는 있다. 그는 지난달 20일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된다면 저는 제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제가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킨 발언이다. 그의 귀국 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반 전 총장 측은 귀국 하루 전인 지난 11일 언론과 첫 ‘상견례’를 하면서 주목도를 힘껏 끌어올렸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귀국 현장에서 ‘23만 달러 수수의혹’과 자신의 동생과 조카의 기소 등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과 관련된 불미스런 일에 명확히 선을 긋고 향후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반 전 총장은 13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 행보에 나선다.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을 참배한 뒤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 자신을 돕는 실무‧보좌팀과의 상견례 등을 숨 가쁘게 진행한다. 14일에는 고향 충북 음성을 방문해 모친 신현순 여사를 만나 귀국인사를 하고, 15일 실무‧보좌팀과 일정 회의를 한 뒤 16일부터는 민생 행보에 돌입한다. 진도 팽목항과 김해 봉하마을 방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일단 설 전까지는 ‘낮은 행보’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설 여론까지 청취한 뒤 최종적으로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가 예상대로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할 경우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대선주자로서 혹독한 ‘검증’ 단계를 통과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다.

반 전 총장이 한국 최초이자 40년 만의 아시아인 두 번째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자신만의 경쟁력을 잘 살리고, 탄핵 정국으로 정치권에 반감이 심한 민심을 사로잡을 ‘묘책’을 갖고 온다면 귀국길은 황금 카펫이 깔린 ‘비단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분명하지 않은’ 해명이 주를 이루고 대선주자로서 철학과 소신, 능력, 의지 등을 확실하게 국민과 언론에 각인시키지 못한다면 귀국길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책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분명하지 않은 대답으로 빠져나간다고 해서 생긴 별명인 ‘기름장어’의 근원을 귀국 비행기에서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현안에 제 때 필요한 목소리를 낼 ‘현란한 화술과 임기응변’이 필요한 때다. 2017년 1월,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탄핵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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