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그룹, 친이명박계, 언론인 출신 등 대거 합류

고향방문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지난 14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충주시민환영대회에서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고향방문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지난 14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충주시민환영대회에서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재현 기자] 19대 대선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늦어도 6월 안에는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 임무를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그는 귀국 후 ‘정치 교체’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사실상 대선 행보에 돌입한 상태다.

반 전 총장 2017년 대선팀은 크게 외교관 그룹, 친이명박계 정치인, 언론인 출신 인사로 나뉜다.

▲대권 행보 핵심인물 ‘김숙, 김봉현, 이상일, 이도운‘ 등

반 전 총장의 대선 캠프는 현재 서울 마포 사무실을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대권 행보 핵심인물은 김숙 전 유엔대사, 김봉현 전 호주대사,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 이도운 전 서울신문 부국장 등이다. ‘마포팀’은 정책과 전략, 메시지를 총괄한다.

김숙 전 유엔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든 외무고시 12회 동기인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과 함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정원 1차장으로 근무했고 2011~2013년엔 유엔대사로 근무했다.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으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고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지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친박 핵심인물과는 거리를 뒀다.

김봉현 전 호주대사는 반 전 총장의 보좌관을 지냈고 마포팀에서 ‘상황 실장’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사용할 서울 마포구 사무실을 계약했으며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운 전 서울신문 부국장은 1994~1997년 외교부 출입 기자로 반기문 전 총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반 전 총장의 귀국 바로 전 사표를 내고 마포팀에 합류했으며 ‘반기문의 입’ 역할을 맡았다.

또한, 김성환·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및 학자 등 10여명은 ‘외교 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그릴 ‘안보 포럼’을 구성했고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당시 김황식 전 총리 공보실장으로 근무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 1기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반 전 총장 측은 “설 연휴까지는 정치적 이벤트나 정국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삶의 현장을 찾아 많은 국민 의견을 들을 것”이라면서 ‘대선 본(本) 캠프’는 설 이후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선정책팀 박재완 이각범 교수 등 합류 예정

반 전 총장의 ‘대선 정책팀’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명박 정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이주호 한국 개발연구원 교수 등 10여명의 학계 인사들은 21일 반 전 총장과 첫 회의를 가졌다.

반 전 총장은 교수들의 분야별 발표를 듣고 궁금한 점에 대해 묻거나 수정할 것을 지적했다. 또한, 이명박 정권 당시 고용노동부 및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 및 이각범 카이스트 교수 등도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반 전 총장은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한 ‘신자유주의’를 비판해온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와도 접촉을 시도했다. 장 교수는 반 전 총장에게 지지 의사를 밝힌 미국 컬럼비아대 제프리 삭스 교수와 친분이 있다.

장 교수와 ‘지속 가능한 경제’를 주장해온 삭스 교수와의 조합이 이루어지면 반 전 총장의 ‘경제·복지 정책’은 복지 확충 및 부의 재분배 등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청년 정책’은 이부형 전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반기문 팬클럽 ‘반사모·반하다 3040·반딧불이’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 전 총장의 팬클럽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의 팬클럽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는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반하다 3040’은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를 지향하는 전국의 30~40대 중·소상공인, 청년 등 1000여명이 지난 달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삼익아트홀에서 발기한 단체다.

또한, 반기문 팬클럽 중 가장 먼저 생긴 ‘반딧불이’는 작년 11월 10일 창립대회를 가졌다. ‘반딧불이’의 단기적인 목표는 반 전 총장이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직을 마치고 귀국 후부터 대선 주자로의 행보까지 지지하는 토대를 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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