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격 탈당...친노파, 탈당과 잔류로 양분 조짐

10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 당 대표로 선출되자, 당내 친노세력이 예사롭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탈당을 결행한 이해찬 전 총리와 그를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연쇄 탈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탈당이라는 것.

현실적으로 친노진영은 대선 참패 책임론 때문에 신당 내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왔다. 다가올 총선에서 공천조차 얻기 힘든, 친노진영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손학규 대표가 강경 反盧성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친노세력들은 당에 있기보다 당 밖으로 시선을 돌려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대적 숙청 바람이 몰아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들을 바탕으로 친노신당 창당설은 급격히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친노파라고 해서 모두 한 뜻으로 탈당-신당 창당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친노진영의 큰형님격인 이해찬 전 총리가 이날 탈당을 단독으로 결행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친노진영에서도 일부는 탈당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는 당에 남겠다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탈당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이해찬 당대표 체제의 제2 친노신당 창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해찬 전격 탈당, 친노신당 창당 시동?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전 총리가 손학규 당권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전격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 전 총리는 10일 손학규 전 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새 당대표로 선출된 데 반발,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그는 손학규 전 지사가 선출됐다는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해 탈당 입장을 밝혔다.

글을 통해 이 전 총리는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는 이유는 손학규 개인이 대표가 됐기 때문이 아니”라며 “신한국당이나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이 결코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떠한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라며, 손 전 지사의 중도보수-중도실용 이념노선에 적극 불만을 표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중앙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중 <폴리뉴스> 기자를 포함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과가 나오고 나서 거취표명까지 포함한 입장을 오늘 중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총선불출마나 정계은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노신당 창당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신당을 꾸리고, 일부 친노세력들이 탈당을 결행해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조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친노파 모두가 한 뜻은 아니다. 김형주, “대체적으로 탈당은 자제하자는 분위기”

이해찬 전 총리가 탈당을 결행했다고 해서 친노진영 모두가 한 뜻으로 탈당 대열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친노그룹 참정연의 대표였던 김형주 의원은 이날 중앙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도중 기자들과 만나 친노진영이 집단탈당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친노진영이 집단탈당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적 여력이 없다”며 “대체로 (친노진영의)의견 분포가 탈당이나 창당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같이 탈당하면 또 국민들에게 살아남겠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반성과 책임 차원으로 보기보다는 자기들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집단탈당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가급적 그 카드(집단탈당)는 자제하자는 분위기”라며 대부분 친노세력들의 생각을 대변해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가 탈당을 결행했지만, 그의 탈당이 친노진영 전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김 의원은 이해찬 전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가 총선불출마까지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 전 총리가 (총선불출마를)고민하면, 한명숙 전 총리도 고민하고 김원기 의장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도미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총리의 총선불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는 “5선에 국무총리까지 지내신 분”이라며 “불출마 자체가 정계은퇴가 될 수 있다. 때문에 불출마까지는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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