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병우, 법망 피해가는 법적 기술 놀라워”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정동영 위원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정동영 위원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오는 28일 1차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특검 연장 승인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고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특검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끝까지 특검 연장 승인을 거부할 경우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 요건을 적용해 특검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법 85조에 명시된 직권상정 요건은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 등 3가지다.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정동영 위원장(4선, 전북 전주시병)은 22일 오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국가 비상사태이므로 정 의장이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건 무리한 해석일 것 같다”면서 “이 짐을 국회 상임위원장이나 국회의장한테 지우는 것이 순리는 아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국가 비상사태를 적용해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하라고 밀어붙이느니 차라리 황교안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것이 낫다”며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승인 안하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과 황 대행이 한 몸통이라는 확신 아니냐.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서는 “법 기술자한테 못 당하는 것 같다”며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 시민들은 사소한 일로도 곤욕을 치르고 과도한 법적 제재를 받는다. 국정농단의 복판에 있었던 우병우 전 수석이 법망을 이리저리 피해가는 법적 기술이 놀랍기도 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동영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
법이라는 게 한계가 있다. 법 기술자한테 못 당하는 것 같다.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 시민들은 사소한 일로도 곤욕을 치르고 과도한 법적 제재를 받는다. 국정농단의 복판에 있었던 우병우 전 수석이 법망을 이리저리 피해가는 법적 기술이 놀랍기도 하다. 

-우병우 전 수석이 없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자행될 수 있었을까.
심증만 있고... 판사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했을 것이다. 우병우 전 수석의 법 기술을 못 이긴 것 같다.

“황교안 체제 허용한 野 안이한 대응이 이같은 결과 불러와”

-박영수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이 큰 관심 사안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할 것 같지는 않고, 국회에서는 특검 기간 연장 내용을 담은 특검법 개정안 통과도 어려울 것 같은데. 
이 사안을 보면 정치권의 무책임성, 안이함이 드러난다. 지금은 여소야대 국면이다. 그 거대한 민심의 물결을 등 뒤에 두고도 특검 연장의 어려움, 황교안 체제, 이런 것을 용인하는 야권에 대해서 저는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치열함이 모자란다. 모든 것을 다 정치적 계산과 타산으로 보지 시대정신을 읽는 눈이 모자라다고 본다. 이 국면에 황교안 대행체제가 말이 되냐. 결국 한 몸통인데... 기회와 힘이 없었으면 모르지만 힘도 있고 거대한 민심의 뒷받침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체제를 허용한 안이한 대응이 이같은 결과를 불렀다고 본다. 특검 수사가 계속 되는 속에서 탄핵이 이뤄지면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사법처리가 당연시 될 것이다. 그런데 특검이 종료되고 수사가 검찰로 넘어가면 또 정치적인 이런저런 고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외침이 있었다. 손 팻말이 ‘내가 나를 대표한다’는 것이었다. 이 나라의 주권자 주인이 나다. 대통령 박근혜가 대표하는 게 아니고 국회의원 누가 나를 대표하는 게 아니고 ‘내가 나를 대표한다’는 것은 자존감,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역사적으로 해석하면 한국판 시민의 탄생이라고 생각한다. 그 주권자의 뜻을 받드는 것이 대리인들의 몫인데 간신히 탄핵하나 가결한 거 가지고 저는 국회, 정치권이 책무를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저는 국회에 대한 불신과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이 타당한 근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각성을 해야 될 것 같다.

“특검 연장 놓고 씨름하는 정치권으로는 미래 못 열어가”

-황교안 체제가 들어서지 않게 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씀했는데, 그 기회는 언제였을까.
국회 탄핵 의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가 합의하면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한 것은 유효한 언급이었다. 그러면 설사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황교안 체제에 대한 정당성은 무너지는 것이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했던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반대할 리도 없지 않나. 그것을 각 정파의 정치적 타산, 이해 때문에 무산시켜놓고 이제와서 특검에 대해서 이러니저러니하는 이야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양두구육(겉으로는 훌륭한 듯이 내세우지만 속은 보잘것없음을 이르는 말.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이게 정치판의 현실이고 분노를 느낀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교체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는 것인가.
그렇다. 제 개인적으로 막바지에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의결되기 이전에 ‘지금이라도 황교안을 바꿔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TV 논객 중에는 오히려 황교안 권한대행이 딴 짓을 안할 사람, 무리한 짓을 하지 않을 사람이라며 차라리 더 낫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실제 제1야당 내에서 그런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도 사실 아니냐. 책임을 느껴야 한다. 거대한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전 세계 앞에서 국격을 땅바닥으로 떨어뜨린 참담한 사건을 앞에 두고 특검을 70일하고 나서 연장하니 못하니 가지고 씨름하는 정치권을 보면서 저는 이런 국회, 이런 정치권을 갖고는 미래를 못 열어간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정동영 위원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정동영 위원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지금이 국가 비상사태이므로 직권상정하라는 주장, 무리한 해석”

-지금 바른정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권성동 위원장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특검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서는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특검 연장 반대가 당론이기 때문에 특검법 개정안 처리가 어려운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금이 직권상정 요건인 국가 비상사태이므로 정 의장이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건 무리한 해석일 것 같다. 이 짐을 국회 상임위원장이나 국회의장한테 지우는 것이 순리는 아니다. 정치권 전체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치열함의 부족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사안이 그렇게 엄중하다면 황교안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 국무총리 탄핵은 과반수도 필요없다. 3분의 1이상 발의에 과반수 찬성이면 탄핵 된다. 야당이 진짜 야당답다면 황교안 탄핵이라는 길도 있다. 그런 치열함을 가지면 특검을 돌파할 수 있다. 사실 1년전에 4.13총선에서도 국민이 여소야대를 만들어줬지만 야당은 여소야대에서 힘 한번 제대로 쓴 적이 있나.

“특검 연장 승인 안하는 이유 ‘박근혜-황교안’ 한 몸통이라는 증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만이 꼭 답은 아니고 황교안의 탄핵도 한 방법이라는 것인가.
야당이 과반수다. 탄핵안 발의 왜 못하나. 이것은 중대한 헌법 위반 사안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마땅히 법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치는 특검을 무력화했다면 이 이상의 헌법 위반이 어디있고 국정농단이 어디있나.
국가 비상사태를 적용해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하라고 밀어붙이느니 차라리 황교안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것이 낫다. 특검 연장을 승인 안하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이 한 몸통이라는 확신 아니냐.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 그러니 특검 연장을 승인하라고 해야 한다. 승인은 형식적 권리다. 황 권한대행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 살아있는 선출된 권력은 국회다. 입법부의 절대 다수 200명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주권자로부터 무슨 권한을  위임 받았나. 허수아비 권력이다. 이미 대통령은 유폐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민의를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알량한 형식적 권한을 내세워서 거대한 민심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당랑거철(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를 멈추려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라는 말이 있다. 이 상황이 압축해서 한국의 정치적 비극을 말해주는 것 같다.

“국정농단 주범 중의 주범 황교안”
“우병우 황교안, 대한민국 완전히 분탕질”

-특검을 연장하지 않으면 황 권한대행을 탄핵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국민이 지지하지 않느냐. 지금 황교안 권한대행을 인정하는 사람이 국민의 몇 퍼센트냐. 확증, 물증이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국정농단의 주범 중의 주범이 황교안 권한대행 아니냐. 법무부장관하고 총리하고 이 정권 4년을 내내 책임진 사람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똑같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방죽을 흐린다는 말처럼 우병우 황교안이 대한민국을 완전히 분탕질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특검 연장이 무산되면 촛불민심은 황당할 것 같은데.
촛불 민심을 받드는 것이 지도자, 정치인, 국회의 책무다. 얼마나 참 훌륭하고 위대한 국민이냐. 그 수준에 맞는 정치를 해야 된다.

-특검 연장 승인이 안되고 특검법 개정안 국회 통과도 안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나. 검찰에 수사가 넘어가는 걸 지켜봐야하나.
그 길 밖에 없는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