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재인 역량부족, 황교안 물거품, 안희정 차차기주자”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사진=이은재 기자></div>
▲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이종구(3선‧강남구갑)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정치권의 오래된 진영 논리인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장은 지난 20일 <폴리뉴스>가 인터뷰를 통해 ‘바른정당이 여당도 야당도 아닌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는 질문을 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이 의장은 강동완 조선대학교 총장의 주장을 인용해 “오천만 명의 국민들은 사안별로 진보 보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 폐쇄나 낙태, 법인세 인상 문제 등 각종 사안 별로 국민들을 보수와 진보로 몰아가서 표를 얻으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이제는 세대와 이념, 지역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며 조기 실시가 가시화되고 있는 19대 대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대선 여론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 연대와 합당 등 대선 판을 흔들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큰 틀에서 우리와 크게 다른 것 없는 국민의당을 비롯해 민주당의 반문 세력 등과도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서는 소위 ‘8적’이 제외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바른정당은 일찌감치 이정현 전 대표를 비롯한 최경환‧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들과는 얘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나머지 5명은 조원진‧이장우‧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이다.

이 의장은 대선 정국과 관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후 보수 측의 대안으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에 대해 “국정을 안정시켜야 권한대행이 현안이 많은데도 곁눈질을 하고 있다”면서 “물거품이다. 대선 출마는 있을 수도 없고, 본인이 출마 선언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지율 면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안보관이 불안하고, 경제나 사회 정책에서 소신이 없는 것 같다”면서 “실력이 떨어진다. 대통령 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경선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문 전 대표의 우위를 점쳤다. “차차기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안 지사가 거부하고 있는 ‘차차기 프레임’을 씌우기도 했다.

다음은 이종구 의장과의 인터뷰 전문.

▲ 지지율 침체를 겪고 있는 바른정당이 탄핵 심판 결과 이후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당 내에서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 점에서 대선주자 라인에 새로운 인물을 투입해야 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김무성 고문의 재등판이나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영입 등에 대한 생각은.

- 대선 판을 흔들어야 된다. 현재 우리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정체돼있는 상황이라면 무슨 수라도 써봐야 된다. 대선후보로 다른 분들을 모실 수 있고, 연대도 할 수 있고, 심하게 얘기해서 합당도 할 수 있다. 모든 걸 열어놓고 해봐야 된다. 국민의당의 경우 안보 면에서 바른정당과 가깝다. 큰 틀에서 본다면 정책이 저희와 크게 다른 것은 없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소위 반문 세력이 많지 않나. 문재인 패권이라는 것이 그쪽에서도 화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종북 좌파만 빼고 다 함께 하자는 얘기도 하는데, 그런 분들과 잘 연대하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필요한 것 같다.

▲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는 어떤가.

- 늘 얘기하지만 우리가 얘기하는 소위 8적을 제거하면 다른 분들과는 많은 부분에서 얘기가 충분히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에는 탄핵에 찬성했던 분들이 한 30여 명 정도 있다. 그 분들은 이번에 탄핵이 인용되면 거취를 결정했으면 좋겠다. 정치적으로 자신들이 탄핵을 시켜놓고, 헌재가 그것을 받아들였는데 탄핵 정당인 자유한국당에 남아 있다는 것이 자신들도 불편하지 않겠나. 되게 불편할 것 같다.

▲ 한국당은 인명진 비대위원장 체제다.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했는데, 2명 정도만 하고 그 이후에는 진행되는 바가 없다.

- 이정현 전 대표 등 두 분 탈당했다. 나머지는 당원권이 정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환부에 반창고 바르는 격이다. 쇼일 뿐이다.
 
▲ 친박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분들도 있다. 

- 그 부분은 진짜 용서할 수가 없다. 이 국면에서 국민들을 그런 식으로 선동하고, 대통령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나오는 것은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 본다.

▲ 바른정당으로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온 것 같다. 보수 쪽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 같다.

- 그건 부정할 수 없다. 황교안 대행은 맡은 소임이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안이 너무 많은데도 곁눈질을 하는 것 같다. 물거품이라 생각한다. 대선 출마는 있을 수도 없고, 본인이 출마 선언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할 수 없을 것이다.

▲ 탄핵 결정이 나면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 경선이 본선이라 할 정도로 전체 여론에서 민주당이 굉장히 앞서 있다. 탄핵 심판 이후에 바뀔 수 있다고 보나.

-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시간이 없다. 2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다. 그런 면에서 걱정이 된다.

▲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뭐가 그렇게 우려되는 건가.

- 우려되는 사람마다 강도는 다를 것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 되면 북한과 먼저 얘기하겠다는 것이라든지 또 사드 문제도 그렇다. 두 번째는 경제나 사회 정책에 대해 소신이 없는 것 같다. TV토론 등을 하면 다 밝혀지겠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주위에서 학자들이 붙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겠지만, 모든 건 본인이 중심이 돼야 하지 않겠나. 박 대통령도 본인이 모든 걸 그르쳤다.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을 하기에는 역량이 좀 부족한 것 같다.

▲ 문 전 대표 스스로는 가장 잘 준비된 후보라고 하고 있다.

- 경제 쪽에서는 과거 YS(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머리를 빌릴 수 있는 것 아니냐 라는 식으로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Global Competition(세계적인 경쟁) 시대다. 지도자들이 굉장한 실력이 있어야 된다. 제가 보기에는 그런 것이 떨어지는 것 같다.

▲ 당에서 바른정책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당에 배분되는 정치자금의 30%는 정책 연구소에 쓰게끔 돼 있다. 싱크탱크인 정책 연구소를 만들어서 대선기획단과 얘기를 해 대선 후보의 스탠스, 각종 경제‧사회‧안보 정책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준비 중에 있다.

▲ 최근 대선주자들을 보면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이다. 안 지사는 50대와 60대에서 지지율 1위를 하고 있고, 보수층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후보가 받아야 할 지지를 안 지사가 받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 경선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친박 사람들이 안 지사를 지지하는 역선택이 일어나지 않겠나 걱정도 하고 있는데, 한계는 있다. 안 지사도 차차기를 생각하는 것 아니겠나. 본인이 꼭 이번에 이긴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 안 지사의 스탠스와 메시지는 바른정당 후보와 비슷한데, 지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 안 지사의 강점은 충남도지사를 하면서 괜찮게 해왔다는 것이다. 도지사의 도정이라는 것은 원래 좀 보수적인 것 아니겠나. 도정이라는 것은 관리다. 진보라는 것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고, 보수라는 것은 수습하고 관리하는 거다. 그러니까 이미지가 보수 이미지를 주고 있는 거다. 안 지사가 그런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가 안 되면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지사다.

▲ 바른정당을 볼 때 여당도 아니고, 그렇다고 야당도 아닌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 저희는 탄핵을 주도한 정당이다. 여당일 수는 없는 것이고 야당이다. 야당인데 성향이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는 야당이다. 중도 보수 내지는 개혁적 보수라는 것인데, 개혁적 보수라는 것은 합리적인 진보와 같은 것이다. 정치평론가나 많은 분들이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데, 그것은 잘 못 됐다고 본다. 최근 조선대학교 총장과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좋은 얘기를 하더라. 오천만 명의 국민들이 사안별로 진보 보수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진보 보수라고 나누는 것은 정치학자들의 얘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많이 얘기되고 있는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보자면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그게 소위 보수이고, 폐쇄에 반대하면 진보인가? 그게 아니라는 거다. 보수층에서도 개성공단을 여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니겠느냐, 왜 북한과 대화를 완전히 끊어버리려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진보 쪽에서도 무조건 폐쇄가 잘 못된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일단 전략적으로 폐쇄했다가 나중에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문제가 마찬가지다. 낙태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 법인세 인상 문제도 법인세를 인상하면 진보고 인하하자고 하면 보수인가? 그렇지 않다. 법인세로 어떻게 우리나라 경제를 잘 살리고, 여러 가지 복지 자금 수요를 충당할 것이냐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법인세 인상만이 능사가 아니다. 사안 별로 진보 보수가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대학 교수 등이 진보 보수를 나누는 것은 맞지 않다. 얼마 전 한 신문사에서 토론을 해봤더니 진보와 보수가 예전에는 예를 들어 55대 45였다면, 지금은 65대 35까지 갔다고 한다. 촛불집회에 나가는 사람은 진보고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사람은 보수, 이런 것은 이분법적인 사고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을 그런 식으로 몰아가서 표를 얻으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실이 또 그렇지 않다. 세상은 엄청나게 바뀌고 있다.

▲ 기존의 정치권에서는 이념과 진영 대결로 정치를 끌어온 면이 많다.

- 그건 잘 못된 거다. 이번 선거를 통해 바뀌어야 한다. 정치에서는 3가지 축이 있어 왔다. 하나는 세대 간 대결 즉 젊은 사람과 연세 드신 분, 두 번째 진보냐 보수냐, 세 번째 호남이냐 영남이냐 전라도냐 경상도냐 이렇게 3개가 축인 것으로 분석돼왔다. 예전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나왔을 때, 호남에도 많은 보수가 있는데 호남 보수들도 다 DJ를 찍었다. 영남의 근로자들은 또 YS를 찍었다. 그런 것을 이제 넘어서야 한다. 진보와 보수를 넘고, 지역 대결도 넘어서서 나라가 가야 된다. 호남 분들이 바른정당에 대해 마음을 크게 열지 않고 있다. 예전 새누리당에 대해 ‘임을 위한 행진곡 반대한 정당’ 또 일종의 ‘5‧18 가해 세력 정당’이라고 했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역사가 바뀌고 YS가 신한국당으로 내려왔는데 아직도 그런 잔재가 남아 있다. 호남 분들이 바른정당은 그런 것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인정해주시면서도 여권 출생이라는 이유로 아직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저희 나름대로 설명도 하고, 광주‧전남의 민심을 잘 받들겠다, 이쁘게 봐 달라고 하는데도 아직 큰 성과는 없는 것 같다. 그 부분은 계속 노력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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