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대결과 ‘촛불대선’ 성격상 가능성 낮아

1일 오후 열린 국민의당 19대 대선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경기·수원권역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일 오후 열린 국민의당 19대 대선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경기·수원권역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4월 3일) 치러지는 민주당의 수도권경선 결과가 남아있지만, 각 당 대선 후보들이 확정적이다. 민주당 후보가 문재인이 아닐 확률은 그간의 권역별 경선득표율로 보건대 희박하다. 이번 대선은 5자 대결로 치러질 공산이 90% 이상이라고 전망한다. 보수권 후보단일화나, 보수권에 안철수 후보까지 합쳐져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최근 안철수 상승세가 괄목할만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여세가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로까지 좁혀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비문재인’ 후보단일화 가능성 거의 없어

근거는 이러하다. 우선 보수권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하다. 바른당 유승민 후보가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자기부정으로 정체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고, 향후 정치적 위상과 입지를 도모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놔둔 채 유승민과 안철수의 단일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는 유승민-홍준표 간 단일화보다야 가능성이 높지만, 실현되기에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바른당의 미미한 지지율과 존재감을 얻기 위해 안철수가 “구 여권과의 결합”이라는 비판과 지지자 이탈을 감수하면서까지 모험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단일화로 얻는 것보다는 잃을 게 더 많기 때문이다. 유승민 역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새로 당을 만든 상태에서 지지율 상 자신의 사퇴가 확실시되는 후보단일화에 응할 명분도, 실리도 없다. 

문-안, 지지기반 겹치는 ‘직접적 상관관계’ 아니다

대선 대결구도의 핵심은 안철수 지지율이 어디까지 올라올까이다. 그 결과에 따라 출마자는 다섯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문재인-안철수 2강으로 좁혀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 상태 지지율을 기준으로, 2강(문재인,안철수)3약이냐, 1강(문재인)1중(안철수)3약이냐의 갈래길은 홍준표 득표율이 첫 번째 가늠자다. 

이제까지 보수층 콘크리트지지율은 35%정도로 추산됐다. 그러나 박근혜 파면 이후 보수권이 궤멸상태에 빠진데다, 유력 후보도 없는 만큼 기권층이 상당할 것이다. 바른당 유승민과도 지지층을 나눠야 한다. 홍 후보의 뇌물수수혐의 최종 유죄판결 가능성이 남아있어 후보자격 논란에 시달릴 터이므로 보수권 두 후보가 기존 콘크리트 지지율을 다 흡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보수권 두 후보의 지지율 합이 25%선에 이르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8% 정도의 지지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는 최대 67%다. 이것을 문재인과 안철수가 어떻게 나눠갖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선을 한 달여 남겨둔 현재, 문재인 지지율은 최소 35%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문제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어느 한 쪽이 올라가면 상대가 바로 타격을 받는 ‘직접적 상관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두 사람의 충성도 높은 지지기반이 다르다는 얘기다. 지지의 견고함은 문재인 쪽이 단단하다. 똘똘 뭉쳐있는 친노 지지층의 힘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수치로 입증되는 팩트다. 

300명 뽑는 총선과 1명 뽑는 대선은 달라

‘적폐청산 문재인’ 대 ‘상대적 온건개혁 안철수’ 대결로 프레임이 짜여질 수 있을까? 그렇다면 당연히 양강 대결이다. 안철수를 재기시킨 작년 4월총선 이후 호남의 국민의당-안철수 지지율은 계속 내리막이었다. 최근 안철수지지율이 상승세지만, 300명을 뽑는 총선과 한 명을 고르는 대선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총선 이후 호남 이외 지역에서 이렇다 할 지지층을 조직해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권역별 경선에 참여한 사람들의 숫자만 봐도 확인된다.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정치적 행동반경 확장에 결정적 걸림돌이다. 더구나 현재 호남의 문재인 지지율은 작년 총선 당시 민주당의 호남득표율을 상회하고 있다. 호남에서도 안철수는 표를 잠식당하고 있다. 

수도권서 안이 문과 5.5:4.5 못 만들면 양강은 무망

대선 승패를 가름할 수도권에서 안철수가 문재인을 얼마나 따라잡느냐가 키포인트다. 현재는 문재인에게 상당히 뒤지는 2위다. 수도권에서 안철수가 문재인과 적어도 5.5:4.5 정도의 호각을 이루지 못한다면, 호남 지지층만 갖고 양강대결을 벌이기는 힘들다. 안철수지지율이 상승세지만, 과거 그의 최대 전고점(45% 전후)에 비하면 아직 60% 수준이다. 더구나 당시 전고점 상황은 지금, 촛불 이후와는 판이하게 다른 정치적 환경과 조건이었다. 

“앞으로 한 달 간 큰 변동이 올 것”이라고, 안철수 측은 확신하고 있다. 물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강력한 후보들에게 지지가 수렴하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진영 간 건곤일척으로 벌이는 1:1국면(2012년 박근혜-문재인 대결)의 얘기다. 이번처럼 최소한 4자 내지 5자 대결구도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는 ‘의미있는 표의 수렴’을 기대하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남은 한 달간 지지율 대격변을 기대하기에는 이번 조기대선을 불러온 ‘강력한 정치적-역사적 경험’의 힘이 훨씬 크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이 란을 통해서도 누차 지적했지만, 촛불 자장권 아래에서 치러지는 대선이다. 

선거 막판 ‘의미있는 표 수렴’ 기대 힘들어

선거전에서 후보들이 각자의 희망사항을 전파하고, 프레임화를 시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팩트나 근거가 부실하면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다. 적폐청산에 대한 강력한 시대적 요구를 감안할 때, 남은 한 달 동안  박빙의 문재인-안철수 대결로 좁혀진다는 전망은 위에서 살펴본 이유들로 상정하기 힘들다. 어느 당이 집권해도 소수 정권이지만, 그나마 1당인 민주당이 ‘키 플레이어’가 돼 적폐를 청산해보라는 것이 다수 유권자들의 정치적 투영점이라고 보는 게 민심에 대한 좀 더 합리적인 분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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