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30.7조원 제시하면 '상황 끝'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좌)과 박성욱 SK 하이닉스 부회장(우)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좌)과 박성욱 SK 하이닉스 부회장(우)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폴리피플 조창용 기자]일본의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 도시바(TOSHIBA)의 메모리 지분매각을 앞두고 경쟁이 가열되면서 몸값이 3조엔(약 30조 75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만 훙하이정밀(폭스콘)이 본입찰 후보로 선택받기 위해 최고 3조엔(약 30.7조원)까지 인수액을 높일 경우 SK하이닉스는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새 회사인 '도시바 메모리' 지분 매각 입찰에서 대만 훙하이정밀(폭스콘)과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등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도시바메모리 예비 입찰에 참여한 이들 3곳은 모두 2조엔(약 20조원) 이상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은 본입찰 후보로 선택받기 위해 최고 3조엔(약 30조원)까지 인수액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1일 아예 예비입찰 금액을 근거로 인수전이 폭스콘과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컨소시엄의 양자 대결 구도가 됐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는 포기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지난달 29일 예비입찰 신청이 끝난 뒤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가치가 최소 2조엔 이상"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중화권으로 기술유출을 꺼리고 있어 폭스콘의 인수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 상황도 SK하이닉스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10.7%로 5위를 차지했다. 2위인 도시바(20.4%) 반도체사업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1위 삼성전자(34.9%)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두 한국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경계하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흥국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기술유출 방지와 고용안정 유지 등 방침을 감안하면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그 다음 순위가 마이크론 등 미국 IT기업이고 SK하이닉스는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SK텔레콤이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데 들인 돈은 3조3747억원이었다. 당시 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이 넘었던 하이닉스와 현재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얼마나 큰 규모의 투자인지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만큼 SK그룹이나 SK하이닉스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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