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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인터뷰]조민 “안보 위기관리 및 극복 능력이 남은 기간 대선 이슈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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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정부, 발등의 불인 한반도 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

    ▲조민 평화재단 평화교육원 원장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4월 14일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하여 조민 교수를 모시고 인터뷰를 가졌다. 조민 교수는 4월 위기설까지 나도는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고’ 미국의 무력시위가 펼쳐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위기국면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북한이 ‘최고의 압박과 개입’을 대외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충돌을 피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그런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대화국면으로의 전환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배치 불가’라는 카드가 절충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남은 대선 기간 동안 한반도 위기상황 극복이란 이슈가 중요한 대선 쟁점이 될 수 있고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미국과 중국과 동시적으로 접촉에 나서고 북한에 대해 공개적으로 도발에 대한 자제를 요청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 지금 국내외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고 불안하다. 우리 국민의 관심이 온통 대선 국면에 쏠려 있는 가운데 북․미 갈등과 긴장이 바짝 고조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위기설, 4월 위기설 등이 나도는데 이런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2017년 4월 한반도에 봄은 왔지만 전혀 봄날의 훈풍을 느낄 수가 없다. 한반도는 그야말로 ‘혼돈과 초불확실성' 속에 빠져들었다. 온통 벼락치기 대선 국면에 휘말려 미․중 패권국가의 ’기 싸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모두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내우외환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 같기도 하다. 우리 한국은 동아시아의 격랑에 떠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4월 위기설(또는 북폭설)이 크게 부각되면서 아주 우려스러운 분위기이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 vs 미국의 ’전략적 압박‘ 구도로 북․미 치킨게임 상황이 전개되는 국면이고... 미국의 항모 전단은 6차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대한 경고 차원의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미국은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와 WMD 포기를 내세우면서 지난 4월 10일 이후로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주축으로 첨단 전략 자산을 대거 동원하면서 무력시위에 나섰고, 북한은 그들대로 미국의 대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미국의 군사적 선택에 기꺼이 대응하겠다고 되받아쳤다.

    트럼프의 압박에 김정은이 일단 고개를 숙여 ‘과시(誇示)체제’의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트럼프가 한반도 게임구도의 전환의 계기를 잡느냐, 그렇잖으면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전략적 도발로 실질적 위기 국면이 초래되느냐 하는 데에 관측 포인터가 있다. 현재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 지난 4월 6~7일의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Mar-a-Lago)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 아닌가?

    미․중 정상회담은 ‘세기의 담판’으로 한 판 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싱겁게 끝난 편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 합의(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확대, 무역적자 축소) 마련으로 일단 양국 간 최대 현안은 봉합되었다. 북핵 문제는 위기의 심각성에 공동 확인을 했지만, 구체적 해법에는 차이가 드러났다. 미국은 군사 옵션을 포함한 강력한 압박을 요구했고, 중국은 대화와 협상의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정상회담 당시 사드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대화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대북 무력시위와 압박전략을 보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 간 어느 정도 양해 또는 합의가 있었거나, 시 주석이 트럼프의 군사행동 옵션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얘기된다. 미․중 정상회담 도중에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고, 줄곧 대북 선제타격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항모 전단을 전격 한반도로 이동시켜 한껏 긴장을 고조시켰는데, 이는 물론 트럼프의 치밀한 계산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의 의도는 우선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제하는데 있지만, 그와 함께 중국과 우리 한국에 대한 메시지도 함축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 사드(THAAD) 배치 문제가 여전히 논쟁적 사안이 되고 있다. 중국의 보복조치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에 놓였고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도 사드에 대한 입장이 표심을 가르는 단층선이 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사드 배치는 현 시점에서 보면 ‘엎질러진 물’이다. 이미 배치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상태 아닌가? 지금 되물리거나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사안이다. 사드 배치 수용은 박(朴) 전 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한 매우 졸속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탄핵은 어느 면에서 이런 독단과 아집으로 가득 찬 정책 사례들이 쌓인 결과이기도 하다. 사드는 한 마디로 지난 박 정권 책임이다.

    그런데 중국의 경제 보복 때문에 철회한다면, 사실 지금 단계에서 철회는 불가능한데, 트럼프까지 나선 마당에 동맹국 미국의 입장은 어떻게 되며 또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우리 한국은 뭐가 되는가? 대미 자주도 중요하지만, 대중 자주도 그만큼 중요하다. 사실 중국의 보복의 배경에는 국내정치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일반인들의 보복 심리는 아주 문제가 많다. 중국의 일반인들마저 사드 문제로 우리 한국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안보적․정치적 이해에서라기보다는 그들의 전통적인 대국의식, 더욱이 우리를 깔보는 중화의식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조공사상, 사대의식의 비뚤어진 행태로 보인다. 19세기 말 조선이 세계체제 속에 편입된 시기, 종국적으로 일본에 당했지만, 중국의 간섭과 종주국 행세에 우리의 근대 개혁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를 돌이켜 볼 필요도 있다. 또한 그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지나치게 관용적인 중국의 입장이나 전략에도 우리가 얼마나 인내해 왔는가?

    - 우리가 사드 배치를 수용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기대하는 것도 모순 아닌가?

    그런 딜레마가 있다.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 이제쯤은 미국의 대중 전략용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나? 사드 문제는 미․중 간 해양패권을 둘러싼 팽팽한 대결구도가 본질이다. 최근 중국이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 Dong Feng) 미사일 시스템을 북쪽 지린성(吉林省) 백두산 지역에서부터 남쪽 저장성(浙江省)까지 실전배치했는데, 이렇게 되면 미국 항모의 전략적 기동이 묶이고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의 제해권이 중국에게 넘어가게 된다.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미국에겐 엄청난 충격이다. 이에 미국은 둥펑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중국 국토 거의 절반을 커브하는 사드-X밴드 레이더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간략히 말하면 중국이 둥펑 미사일로 미국 항모를 잡느냐, 그렇잖으면 미국이 둥펑을 잡느냐 하는 그야말로 서로 ‘잡느냐, 잡히느냐’ 하는 제로-섬 게임 구도로 맞물린 셈이다. 이처럼 ‘둥펑 - 사드’ 구도는 창과 방패처럼 서로 방어적이자 공세적 전략으로 맞물려 있는데, 이 판국이 우리 한국은 어떻게 해야 좋겠는가?

    사드 문제 해결의 차선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드 ‘추가배치 불가’가 차선책이다. 미국은 사드 1포대로는 한계가 있다고 하면서 2~3 포대 추가 배치를 제의할 수 있다. 사실 그렇게 예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사드 1포대로는 역량 투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정부는 “추가배치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세계 최대의 군수업체인 사드 제조사 록히드 마틴은 추가배치로 본전 몇 배를 뺄 수 있다는 타산이 아닐까? 중국은 사드 추가배치 불가의 전략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대중 봉쇄전략인 MD 체제 구축과 연계된 사드 추가배치는 동아시아의 평화 구축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함부로 ‘예스, 노’하기 힘든, 전략적 선택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권국가들이 갑(甲)이고 우리가 을(乙)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곤혹스런 지정학적 딜레마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한반도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겠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 미국의 선제타격 카드가 고개를 들면서 전쟁 위기를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우려했던 논리나 주장들인데, 미국의 입장은 문제 아닌가?

    정권교체(Regime Change),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이런 논의들은 모두 군사적 조치로 한반도 전면전을 유발한 가능성이 크다. 사실 미국이 한반도 전쟁을 촉발하는 대북 군사작전을 우리와 아무런 상의 없이 논의하고 준비하는 행위는 주권 침해와 다름이 없다. 어쨌든 미국이 생각하는 정권교체는 이라크와 리비아 방식으로 김정은을 제거한다는 방식이라면, 선제타격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원천 파괴를 의도한다. 트럼프 팀에서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는데, 그와 달리 그들에게 선제타격은 여전히 살아있는 옵션이다.

    선제타격 또는 참수작전 등 군사 작전의 성공 가능성도 회의적이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는 더욱 힘들다. 군사 작전으로 김정은이 제거되면 북한은 걷잡을 수 없는 엄청난 혼란에 빠져 무정부 상태가 초래되는데, 이 경우 핵통제 문제도 한층 불확실해지며 핵폭탄이나 핵물질의 외부 유출(transfer)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새로 집권하는 정권이 핵을 포기한다는 보장도 없고, 당연히 중국 쪽에 붙어 정권 보장을 받으려는 친중정권이 수립되지 않을까?

    - 그렇다면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이 실제로 가능한가?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든 옵션 중의 하나일 뿐 실제로 선택 가능한 대안은 아니라는 견해도 많은데...

    선제공격 상황은 상상하기 두렵다. 그러나 현 단계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옵션 즉, ‘미션 임파셔블(Mission Impossible)'이다.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와 다르고, 또한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중동과 전혀 다르다.

    첫째, 북한은 ‘사실상의(de facto)’ 핵보유국 아닌가? 상당한 양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기에 선제타격은 북한의 대규모 보복을 피할 수 없고, 한반도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의 핵 오염 등 상상하기도 끔직한 재앙적 시나리오이다. 그와 함께 독재자 김정은은 선제타격의 위협에 직면할 경우 ‘죽기 살기로’ 발악할 것이고, 한국과 미국의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가 예상되며, 한국은 전쟁의 참화로 석기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1994년 4~5월 미국 클린턴 정부의 북폭 준비를 김영삼 정부가 알아채고 크게 놀라 북폭을 결단코 반대했다는 후문이 있는데, 이는 북폭으로 전면전을 유발되면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미국의 북폭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그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마침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김일성 면담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가까스로 봉합되었는데... 더구나 지금 북한은 1994년의 북한이 아니다!

    둘째, 선제공격을 비밀리에 준비하기는 어렵다. 15만 미국 시민을 소개시키거나 귀국시켜야 하는데, 이를 하루아침에 더욱이 비밀리에 추진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얘기지. 북한이 미국의 선제공격 신호를 알아차렸을 때,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까?

    셋째, 전쟁 수행에는 한․미 동맹군 통수 체계상 양국 대통령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요사이 선거 국면에서 한국의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트럼프는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는커녕 통보도 없이 맘대로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루머가 돌고 있다. 이는 매우 불순한 의도로 극단적 상상의 소산에 불과하다. 차기 대통령 어느 누가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에 동의하겠는가? 미치지 않은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어쨌든 대중․대북 압박용인 선제공격론은 여러 전략 카드 중의 하나이겠지만 우리에게는 그저 ‘악몽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 전면전을 야기하는 대북 선제공격 수준은 아니라도 북한 ICBM 발사를 미국은 ‘레드 라인’으로 삼는 것 같은데?

    그렇다. 지금 미국은 핵실험 못지않게 북한 ICBM 완료 단계가 임박했다고 보고, 지금부터 강력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장전, 거총(Primed and Ready)' 상태로 보고 있다. 북한의 ICBM에 상당한 위협을 느끼는 것 같다. 북한 지역에서 ICBM이 발사되면 20여 분 만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기에 최근 미국은 이에 대비하여 미사일 추적․요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당장 ICBM 아니라도 IRBM 이나 무수단 계열의 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이를 그냥 보고만 있겠느냐 하는데 있다. 요격, 즉 이번에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일본과 협력하여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발사했을 경우 즉각적으로 요격한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중이다.

    - 북핵 문제 해결의 전망이 뚜렷하지 않지만,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 등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데 어떻게 좋은 방안이 없을까?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 ‘대화를 위한 대화’도 가치가 있다. 우선 무엇보다 먼저 이런 인식의 공유가 중요하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는 2단계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제1단계로 ‘상황악화 방지’, 제2단계로 완전 해결로 향한 ‘비핵화 프로세스 진입’의 접근 방식이 현실적이다.

    핵․미사일 위기는 완전 해결에 앞서 지금 당장 상황악화를 막는 일이 급선무 아닌가. 북핵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로 실전 배치가 가능해지고 ICBM 개발이 완료되는 최종 상황이 결코 현실화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 식의 ‘마이 웨이’를 외친다면 한반도 정세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 빠진다. 이러한 불가측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테스트를 자제 또는 포기시켜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한반도 위기’가 봉합되면 우선 북․미 간 탐색적 대화를 위한 뉴욕 채널이 가동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역할도 기대된다. 우리의 새 정부는 출범과 함께 당장 한․미 신뢰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제1단계는 북한의 ‘동결․모라토리엄’과 미국의 대북제재․압박 해제 및 한․미 연합훈련 (축소)조정을 위한 협상 틀 마련이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제1단계 진입이 쉽지는 않지만 이 길 이외 다른 방식이 있는가? 사실 제1단계에 진입하면 북핵 문제는 일단 해결의 가닥이 잡힌 셈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 없이 대화 없다”고 하여 ‘선(先)비핵화, 후(後)대화’를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을 동시 추진하자는 그들 식의 쌍궤병행(雙軌竝行)을 제의하고 있는데 현재는 평행선을 긋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선 비핵화 주장은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중국의 제안은 문제를 한꺼번에 풀자는 논리로 오랜 세월 불신 관계에 놓인 미국과 북한 모두 수용하기 힘들다. 더욱이 중국의 ‘비핵화 프로세스’는 잘 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지금 미국은 협상보다는 압박을 통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완료의 가능성 차단이 급선무로 삼기에 당장 대화와 협상 분위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면 긴장 국면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2단계는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의 원칙과 방식을 준용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비핵화 프로세스는 장기전망 구도 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단계는 북한의 정권안보와 북․미 관계 정상화 구도를 대응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북한의 완전 비핵화를 전제로, 핵시설 폐쇄를 통한 불능화와 함께 종국적으로 핵폐기(핵물질 반출)에 이루기까지 합의틀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그리고 한꺼번에 비핵화를 실현하기는 힘들고, 상황악화를 방지하는 한편 북한 핵문제를 합의 틀 속에서 관리하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북한도 이런 메커니즘 속에서 정권안보를 보장받고 국제협력 속에서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지 않겠나?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전략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고, 어쨌든 이런 2단계 접근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 북한의 전략적 변화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즉, 지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문제로 과연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김정은이 꼬리를 내리지 않겠나? 북한이 임시순응 전략을 취하면서 호흡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정은이 트럼프의 ‘미친 전략’을 맞받아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전략적 도발인 ICBM이 아닌 ‘떠보기’ 수준의 미사일 발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국면에서는 북한이 자제해주길 바라는 심정이다.

    지금 잘 보면 4월 중순 들어와 김정은보다 트럼프가 스스로 퇴로를 열 수 없을 정도로 초강경 수를 두고 있는데, 김정은의 도발에 세계최강국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뒤로 물러서겠는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비(非)핵무기로는 최고 화력으로 꼽히는 초대형 폭탄(GBU-43)을 투하한 후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지난 8주와 (오바마 전 행정부) 지난 8년을 비교해 보면 엄청난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하면서, “북한은 문제지만 그 문제는 잘 처리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할 만큼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강한 함대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항공모함보다 강한, 매우 강력한 잠수함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는 지구에서 최강의 군대를 갖췄다”며 “그(김정은)는 잘못된 일을,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군사적 조치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오바마와 다르다”고 하여, 군사 옵션을 비롯하여 강경 조치를 취할 경우 단호한 결행 의지의 드러냈는데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여기서 잠시 시리아 공습 문제를 보자. 트럼프는 오바마가 6년간 머뭇거렸던 아사드 정권에 대한 공격을 지난 6일 전격 단행하지 않았나. 시리아 공습으로 “트럼프가 이제야말로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국민들의 환호 속에 국내 정치적 지지율이 치솟았다. 이는 반인도주의 사안에 개입해온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와 신념을 확인시키면서 국제문제에서 고립주의적 퇴각을 예고했던 트럼프의 대외전략의 수정으로, 미국 국민들의 바람이다. 그래서 진보적 언론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트럼프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고, 트럼프 정부는 예상 밖의 소득으로 대외전략 추진에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다. 이처럼 시리아 공습에 대한 지지가 북한 문제 해결 방향에 가닥을 잡는데 더욱 강력한 확신을 주었다.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이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으로 밝혀졌다. AP 통신이 지난 14일에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두 달 간의 재검토를 거쳐 ‘최고의 압박과 개입'을 골자로 한 대북전략을 수립했다고 한다. 재검토 과정에서 군사적 옵션, 체제전복, 그리고 심지어 핵보유국 인정 방안까지 논의됐으나, 결국 현 상황에서는 선제공격을 비롯한 군사행동은 뒤로 미루고 대북제재․압박 강화 방안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를테면 최근 전개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충분한 검토를 거친 전략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트럼프의 충동성, 혼돈스런 언행 등으로 체계적인 전략적 구상이 있을까라고 의혹을 가진 적도 있는데, 거꾸로 트럼프의 대북전략이 미국의 힘과 북한의 한계, 그리고 중국의 입장 등을 충분히 계산하고 들이대는 아주 단수 높은 전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다면 트럼프가 오바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말을 결코 빈말로 여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중국을 보자. 중국도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더 이상 인내하기는 힘들다. 중국의 입장도 어느 정도 변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전략 도발을 감행한다면 중국마저 돌아서지 않을 수 없고, 매년 30만~50만 톤가량의 원유 지원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북한정권의 붕괴 상황을 허용할 수 없지만, 미국의 대북 무력시위마저 무작정 거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선제타격은 한반도 전면 전쟁을 초래하는데 그렇다고 북한의 대미 도발을 앞으로도 계속 감싸고돌 수 없는 실정 아닌가. 물밑에서 중국의 대북 설득과 압력이 있을 것이고, 아마 북한도 이 기회에 양보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중국에 대해 많은 요구와 역할을 기대하지 않을까...

    - 지금 대선 과정에서 통일 문제가 큰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낮아지고 있는데, 통일 문제를 이렇게 방기해도 되는가? 차기 정부의 통일정책 어떻게 가닥을 잡아야 하나?

    분단국가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통일 문제가 가장 중요한 논쟁 사안으로 부각되지 못하고 오히려 방기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통일에 실천적인 의지가 없는 대통령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이 나라와 민족의 운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초라한 리더십에 안보 문제를 비롯하여 꼬일대로 꼬인 국내 문제를 잘 풀 것 같지도 않다. 국민 모두가 우려하는 내일의 현실 아닌가? 한 고을의 수령 방백을 맡기에도 부족하고 불안한 정치적 미성숙, 정치적 미성년의 사람들이 한 나라를 맡아보겠다고 저런 모습들이니 국민은 그저 혼미스럽기만 하다.

    분단 관리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진보정부든 보수정부든 분단의 평화적 관리에 정책 목표를 두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은 통일을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한반도의 분단은 19세기 서세동점의 제국주의 시대, 20세기 냉전체제의 산물이다. 또한 한반도 분단이 남북한 분단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간의 분단을 낳았다. 한반도의 분단으로 동아시아의 진영구도가 초래되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잔흔(殘痕)과 20세기 냉전시대의 찌꺼기를 확 쓸어버리고 21세기의 인류사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세계사적 쾌거가 된다!

    ‘코리아는 하나다!’ 먼저 이러한 정체성 속에서 통일의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웅혼한 역사의식에 뿌리내린 소명감을 바탕으로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통일의 토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핵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으면서 동시에 동아시아 구도 속에서 한반도 전체의 발전전략을 기획․추진해가야 한다. 나는 곧 이 시기가 닥칠 것으로 본다.

    통일 윤곽은 이렇다. 통일이라는 지붕은 세 기둥이 떠받친다. 즉, ‘북한변화, 국제협력, 국민지지’의 세 기둥이 그것이다. 첫째, 북한의 미래는 불확실하며 북한체제의 변화 없이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갈 수는 없다. 북한변화의 문제로, 북한의 '정권진화(Regime Evolution)'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이는 '평화적 이행(peaceful transition)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한반도의 통일은 전범국가였던 독일과는 달리 주변국이 거부할 명분은 없다. 그럼에도 통일코리아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며, 비핵평화통일 과정에 주변국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통일․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지지가 있어야 정책 추진이 힘을 얻는다. 먼저 남남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곤란하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화해를 통한 공감과 동행(同行)의 길이 모색되어야 한다. 통일로 가는 길에 장밋빛 전망 못지않게 국민들의 희생과 인내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보다 성숙한 시민사회의 역할 그리고 정치인의 소명의식이 절실하다. 우리 7천 5백만의 미래, 통일 이외에 다른 무엇이겠는가?

    - 대선이 25일 가량 남았다. 안보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이 국민들에게 크게 와 닿는 상황이다. 누가 당선이 되어 차기 정부를 꾸리더라도 한반도 위기상황 극복이라는 긴박한 과제에 직면할 것인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보시나?

    안보와 경제 두 가지 사안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차기 정부에 가장 절박한 것은 안보문제로 지금 한반도에 조성된 군사적 긴장국면을 해소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러한 긴장국면 해소가 남은 대선 레이스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차기 정부는 한반도 문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한미관계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두 번째는 중국과 동북아 안정에 대한 협력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순차적이라기 보다는 거의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그것과 함께 북한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전략적 도발의 자제를 요청하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거의 동시적으로 한미신뢰 강화 혹은 확인,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협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자제 요청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지금 강조하신 전통적인 한미 신뢰 관계의 확인하고 증폭시키는 것과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부분이 자칫 지금 놓여 있는 사드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 두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드문제는 1년 이상 지속이 되어온 갈등적 사안이라 당장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새 정부는 대통령 당선이 되자마자 미국 측과 상호신뢰를 위한 통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미국의 한미동맹에 대한 재확인,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존중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빠른 시일 내에 한미 신뢰 강화를 위해 실무진의 협의가 필요하고 실무 채널이 즉각 가동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새정부의 입장에 대한 미국의 오해가 없도록 하면서 한미 협력체제를 가동시키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가닥을 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전 그리고 안정이 이뤄지는 것이 경제문제를 풀어나가는 전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더욱 이 문제가 중요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안보는 당장 절박한 사안이다. 한국에서 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경제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일자리 문제나 성장 기조의 회복 같은 경제 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준비되어 있는 플랜을 가동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우리의 국민적 의지와 정부의 역량이 합쳐져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상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우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식 기자 lms9507@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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