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대표, 이명식 논설주간, 정찬 정치국장)
 
김 : 오늘은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이다. 문재인대통령이 광주 5.18묘역에서 개최된 기념식에 참석을 했고 여러 감동적인 장면들을 보였다. 그리고 잇달아 진행이 되고 있는 문 대통령 초기 인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살펴보고 최근 정치권의 흐름에 대해서도 짚어 보기로 한다.  

                       감동과 다짐의 현장, 5.18 기념식  
 
김 : 오늘 5.18 기념식이 거행되었는데 작년과는 완전히 딴 세상이었는데? 가슴 찡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 : 작년 5.18 기념식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행사를 주관한 박승춘 전 보훈처장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도록 했고, 행사에 참석했던 황교안 총리도 전혀 맥락이 닿지 않는 기념사를 해서 유족들이 정부 행사에 참석을 하지 않고 별도의 행사를 따로 진행하는 진풍경이 연출이 되었다. 박승춘 보훈처장이 유족들의 항의로 도망을 치다시피 하는 등 난장판이 연출되기도 했다. 올해는 광주에서 행사에 참석하셨던 분들과 이를 TV로 지켜보았던 많은 국민들이 이제 정권이 바꿨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는 것을 가장 실감을 할 수 있었던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그리고 기념사 자체가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짚고 유족들에게도 가슴에 와 닿는 명문이었기 때문에 행사장이 울음바다가 되는 그런 역사적 현장이었다. 

김 :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5.18 당시 헬기에서의 조준사격을 포함한 발포명령자를 밝힐 수 있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응징하겠다고 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진상이 밝혀지고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정 : 최근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보여주듯이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담긴 기록물들이 나오고 있어서 완전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그리고 여전히 광주민주항쟁을 폄하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김 : 지금까지 계엄군이 발포한 것이 광주시민들의 폭동에 대한 자위권 발동 차원이고 군의 지휘계통을 통한 명령에 의한 것이란 사실 자체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는데 그런 사실 자체가 조작되었다는 것이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데? 

이 : 어제 한겨레신문이 단독으로 지난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를 앞두고 당시 보안사 주도로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기 위한 군의 서류 조작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이 먼저 무장을 하고 공격했기 때문에 계엄군이 자위권 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조작하기 위해 군의 보고내용을 일부 삭제하고 시간을 변경하는 등 왜곡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왜곡들로 인해 지금까지 발포명령자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있는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반드시 책임자를 밝히고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새 정부, 광주민주화운동 연장선상에 있음을 밝혀   

김 : 기념사 중에서 여러 감동적인 대목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광주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부채의식이 이후 민주화운동의 동력으로 작용을 했고, 그것이 결국 6월항쟁으로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계승이 되어서 이번에 대선승리도 가능하게 했고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는데 이런 역사의식이 역대 어느 정권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 것 같은데? 

정 : 무엇보다도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헌법전문에는 역사적 사건으로 3.1운동과 4.19 혁명 정신을 이어받는다고 규정했는데 여기에 5.18 광주민주항쟁을 명시하고 그 정통성을 잇겠다고 하는 것이니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5.18을 둘러싼 끊임없는 왜곡 기도와 논란을 완전히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김 : 그러면서 ‘광주가 먼저 국민통합에 손을 내밀어달라’ 고 했는데 광주민주화운동이 국민통합에로의 길이란 새로운 좌표도 제시한 것 같은데? 

이 : 그동안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라는 특정 지역으로 축소시키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5.18 정신은 단지 광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이를 이어받고자 하는 노력이나 운동들이 전국적 차원에서 진행이 되어 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고 또 그것이 전국적으로 진행된 87년 6월항쟁으로 그리고 지난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광주야말로 민주정부 탄생의 밑거름이었고 그런 정신을 받들어서 국민통합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 볼 수 있다.

김 : 사실 지난 해 총선에서 민주당은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참패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책임을 져야한다는 여론의 압박도 있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았고, 그것이 수도권의 압승으로 연결이 되어서 승리를 거뒀는데 감회가 상당히 남  달랐을 것 같은데? 

이 :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광주와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다면 이렇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취임을 해서도 힘을 받으면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이 정부 내내 이러한 정신은 관통을 할 것이라 본다. 

                        새 정부 인사에 대한 평가 

김 : 지금 현재 새 정부의 인사가 진행이 되고 있는데 국가기획자문위원회, 그러니까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들을 다시 챙기는 등 100일 프로젝트를 하는 곳인가?

정 : 사실상 국가 인수위 역할을 하는 곳이고 새 정부의 로드 맵을 그리게 될 것이다.  

김 : 그 위원장에 김진표 의원이 임명이 되었고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용섭 전 의원이 발탁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돋보인 것이 문 대통령 핵심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양정철 전 비서관, 최재성 전 의원 등이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고 떠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호철 전 수석은 이미 외국으로 떠났다고 하는데? 양정철 전 비서관도 곧 뉴질랜드로 출국을 한다고 하고 이런 모습들이 상당히 감동적인데?

이 : 특히 이호철 전 국정상황실장이나 양정철 전 비서관의 경우 소위 ‘3철’이라고 해서 친문의 핵심으로 회자가 되고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했는데 이분들이 자신들의 역할은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것까지이고 더 이상 주위에 있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비워진 자리에 새로운 좋은 분들이 채워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니 감동을 준다. 그리고 최재성 전 의원이나 정청래 전 의원 등의 경우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혀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인다.
 
                    공정위 인사 등을 통해 정책 방향 읽을 수 있어 

김 : 그리고 공정거래 위원장에는 재벌개혁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김상조 교수를 임명했고, 보훈처장에는 여군 출신 인사인 피우진씨가 임명이 되었는데? 

정 : 경제 개혁을 담당하는 기관은 공정거래위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개혁의 상징이고 특히 삼성에 대해서 강도 높은 비판을 해 왔던 김상조 전 한성대 교수를 발탁한 것은 공정거래위가 앞으로 재벌개혁의 총대를 맬 것이란 것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김 : 강상조 교수는 지난 번 특검에서 애재용 삼성 부회장이 구속 영장이 발부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재벌들은 바짝 긴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 피우진 보훈처장 발탁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인사로 볼 수 있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군 장성 출신들이 포진을 하면서 이른바 반공, 보수를 기치로 내거는 상징적인 기관이었다. 이외에도 자유총연맹이나 적십사자 등 비슷한 단체들이 있지만 보훈처는 상징성이 가장 큰 곳인데 여기에 여성을 더군다나 장성 출신이 아닌 영관급 출신을 임명했다는 것은 대단히 파격적이다. 앞으로 군 출신 인사들이나 반공 보수세력의 반발이 상당할 것인데 몫을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외교안보, 경제라인 인선 늦어지는 것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 

김 : 내각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과정을 거치고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데 청와대에서도 외교안보라인과 경제라인에 대한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데? 

정 : 외교안보라인에는 거론되는 분들은 있지만 검증과정이 있어야 하고 또 정책적으로도 누구를 고를 것인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대단히 예민한 것 같다. 경제라인은 지역안배 등 여러 가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이번에는 야당과의 협치라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고려도 담겨 있다고 보인다. 

이 : 지금까지 이뤄진 인사들은 대통령이 자신이 있는 분야들이고 또 준비를 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초기에 속도있게 했다면 지금 남겨진 외교안보라인 구축이나 경제분야 인선은 지금 대단히 난제들이 놓여 있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잘 헤쳐가야 하고 이 부분에서 자칫 삐끗하면 새정부가 실패에 직면할 위험성이 높은 부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외교안보라인의 경우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가 콘트롤 타워 역할을 부인을 하고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숨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모든 위기상황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자임하고 국민의 안전까지 책임을 지려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감안해서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그 콘트롤 타워를 지휘하느냐는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 : 다음 주는 차관 인사가 진행이 되지 않겠나 보는 시각들이 많은 것 같다. 장관 인선은 총리 인준 이후로 늦춘다고 하더라도 차관 인사는 단행을 하고 또 나머지 인선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사 외교 통해 공백 매우고 정상외교 복원 시도 

김 :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안보 위기상황에서 그동안 정상외교가 공백이 있었는데 그 정상화를 위해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EU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서 외교정상화의 시동을 걸고 있다고 보인다. 미국이나 중국은 특히 사드문제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 : 대통령 특사로 선정된 면면들이 비중이 큰 인사들이기 때문에 특사를 맞는 나라들도 의미를 두고 접촉을 하지 않을까 예상을 한다. 또 천주교의 김희중 주교를 바티칸에 특사로 보내기로 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앞으로 6월, 7월이 되면 미국, 중국 등과 정상외교가 복원이 되면 그동안 우려했던 외교적 공백이나 이른 바 ‘코리아 패싱’ 등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 : 오늘이 18일이나 이제 일주일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세상이 많이 바뀐 것처럼 느껴지도록 문 대통령이 속도감 있게 인사, 정책, 외교안보, 국민 소통 등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업무지시 1호, 2호, 3호, 4호를 내리면서 민생과 밀접한 부분들에 대해서 짚고 있다.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내놓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준비된 대통령으로 든든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에 통해서 더욱 개혁과 통합에 박차를 가하기를 바란다. 

                    정치권 협치 향한 새로운 출발선상에 놓여 

김 : 정치권은 민주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이 되었고, 제2야당인 국민의당도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었다. 협치의 핵심은 국회에서 여야간에 이뤄져야 할 것인데 이제 그 핵심역할을 해야 할 분들이 각 당의 원내대표인데 어떻게 예상을 하나? 
이 : 새로 선출된 민주당의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상당히 친분이 있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잘 소통이 되리라 기대한다. 마찬가지로 정의당의 노회찬 원내대표도 지금은 창원으로 지역구를 옮겼지만 한때 우원식 의원과 같은 노원구에서 국회의원을 같이 했던 각별한 인연이 있다. 다만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이 문제인데 내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5당 원내대표를 초청해서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다. 아마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협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 예상된다. 우선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총리 내정자 청문회 등 국회 인준 절차를 앞두고 있고 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문제도 걸려 있어서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 청와대에서는 내일 예정된 5당 원내대표 청와대 오찬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나? 

정 : 아마 각당 원내대표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다 할 것이라 본다. 다만 협치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자기 쪽에 유리하게 끌고 갈 것인지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있을 것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경우는 보수결집을 위해서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려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모양새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자리위원회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추경예산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각당의 협조와 이낙연 총리 내정자 인준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 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 같은 경우도 지난 정부에서 통과되지 못했던 자칭 개혁입법인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의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의 첫 번째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협치의 새로운 모습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유한국당, 품격 지키는 모습 보여야 
 
김 : 자유한국당이 107석으로 제1야당인데 전 대선후보인 홍준표 전 지사와 현 대표나 친박들간에 갈등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이 : 너무 거친 말들이 오가고 있고 상대방에게 정계은퇴까지 거론을 하고 있어서 당권을 놓고 본격적인 한판 승부가 있지 않을까 짐작이 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지금 자유한국당을 보는 국민들 시선이 곱지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서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신보수의 방향이나 이념 재정립을 놓고 논쟁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인신공격 위주로 가는 것은 볼썽사납다. 기본적으로 같은 당을 하면서 존경심과 예의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는 것이 이른바 보수정당의 모습으로 생각되는데 상대를 향해 ‘바퀴벌레’ 운운하고 맞받아서 ‘낮술을 먹었나’고 하는 등 시정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는 불편한 장면들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새정부와 각을 세우겠다고 하는데 저런 식으로 하면서 각을 세우는 것을 국민들이 곱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김 : 진보와 보수의 균형, 여당과 야당 특히 제1야당과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제1야당의 품격이 필요한데 자유한국당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보수의 몰락이라고까지 이야기되는 대선 참패를 딛고 새로운 보수의 깃발을 들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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