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월을 지나 남목 고개를 넘으며

 

30년 전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엔진) 노동자들이 현대재벌의 억압과 노동착취의 사슬을 끊고 생존권과 노동3권을 외치며 중장비를 앞세우고 남목 고개를 넘었습니다. 19877.8.9 노동자대투쟁의 역사적인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파업과 노조결성으로 대중적 민주노조운동이 열렸습니다.

 

장시간저임금 노동체제 하에서 이윤을 축적해 오던 국가권력과 재벌은 임금인상요구와 민주노조 건설에 맞서 대대적인 경영과 기술혁신을 시도했습니다. 그리하여 고도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말하자면 노동자대투쟁이 한국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그에 걸맞게 사회분배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윗목은 따뜻해졌지만 아랫목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노동자 대투쟁의 포문을 열면서 넘었던 남목고개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고용안정호를 끌고 넘어가고 있습니다. 단절과 격차가 가져온 현실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 혁신을 하고 있습니다. 성공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진정한 개혁은 노동자들의 삶이 바뀌는 것입니다. 노동현장이 예전과 달리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노동현장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민주노조운동의 간부들이 역대 정권에 많이 들어갔습니다. 최근 문재인 정부에도 민주노총 전현직간부들이 대거 합류했습니다. 어떤 노동정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노동자들의 현실이 바뀌지 않음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확인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노동자들의 운명은 노동자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뭉치고 투쟁할 때만이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이 남목고개를 넘으면 현대중공업 2명의 하청노동자가 고공농성 중인 곳에 도착합니다. 노동자 생존권과 노동3권을 보장받고 나아가 노동해방 세상을 힘차게 나아갑시다.

 

* 페이스북에 올린 글

 

1987년 현대엔진(현 한대중공업)노동자들이 중장비를 앞세워 남목고개를 넘으면서 민주노조운동의 포문을 열었고, 1990년 골리앗 투쟁으로 민주노조운동의 등대가 되었는데..,그 이후 조합주의에다 자본의 어용의 길까지 걸으며 공장에 갇힌 사이 비정규하청노동자가 늘어나고 정규직 노동자 자신들도 고용불안에 빠지게 됐다.

 

30년이 지나 남목고개를 넘은 현대중공업하청노동자들이 고공농성 중이다. 현대중공업노동자들이 다시 남목고개를 넘고, 근처 현대자동차노동자들이 라인을 박차고 나와 현대자본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에, 야근특근에 임금노예가 되지 말고 하청비정규노동자들과 연대해 싸워야 한다.

30년이 지나 남목고개를 시지프스의 노동처럼 다시 넘는다.언젠가 평등의 땅에 다달을 노동해방의 세상을 위해서.

 

 

(2017.5.20.,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공농성 40일차 연대 집회와 행진, 노동당 주관)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