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제 환경 굉장히 어렵다…文 정부, 연정 고민할 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사진=이은재 기자></div>
▲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하태경(재선‧부산 해운대구갑)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19일, 9년 만에 정권교체 된 정치권에 “이제는 마이너스 야당을 벗어나 플러스 야당을 해야 된다”며 新(신)야당상을 제시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야당은 공격할 빌미만 있으면 공격하려 하고,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으니 지지율이 올라갈 일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는 것이 없지는 않은데 야당은 더 형편없다. 청와대의 미숙함과 야당의 구태가 서로 충돌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발목 야당이 아닌 손목 야당으로, 필요할 땐 손 잡아주는 야당이 돼야 된다. 문재인 정부보다 더 성숙하고, 더 세련되게 대화하는 모습을 야당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20대 국회의 화두인 ‘협치’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연정(연합정치)을 고민할 때”라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 시기에 연정이 절박하다고 보는 이유는 국제 환경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의 불안한 관계 속에서 당에 기초한 연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갈등이 국내 갈등으로 증폭될 수 있고, 국내에서의 갈등이 국제적인 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보수 통합에 대해선 “지금은 통합보다 보수 혁신을 할 때”라면서 “노선 무시하고, 공학적으로 통합했다가는 지지율이 더 떨어진다”며 지난 대선 때의 ‘13인의 철새’를 예로 들었다.

이어 “통합의 전제는 노선이다. 각 당이 노선을 분명히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면서 “야3당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분명해진 뒤 연대와 통합을 고려하면 된다. 지금은 피터지게 경쟁할 때”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하태경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문재인 정부 출범 한지 40여 일이 지났다. 총평을 해본다면.

- 박근혜 정부에 비해 아주 잘하고 있다. 소통을 훨씬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국민의 고통을 쓰다듬어 주는 모습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다만 미숙한 부분도 있다. 거기에 야당은 더 구태스러운 상황이다. 다시 정리하면 청와대의 미숙함과 야당의 구태가 서로 충돌하고 있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조금 더 정치적으로 성숙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국회청문회는 참고사항 이라는 말은 법리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국회를 무시하겠다 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는 메시지다. 장관에 대한 지지도가 높으니 국민검증을 통과했다고 하는데,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여론조사를 해서 50%가 안 되는 정책이나, 장관이 있으면 다 자를 것인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신중하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야당은 발목 잘 잡는 야당이 야당인 줄 아는 것 같다. 야당의 궁극적인 목적은 여당과 같다.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한 정당이고, 대한민국 성공이라는 대명제 안에서 정부가 잘못하는 것을 견제하는 것이 야당이다. 과거 야당은 정부가 잘하는 것은 맞고 정부가 못하는 것은 방임해서 하루라도 정부를 실패하게 만드는 것이 야당의 목적인 것처럼 정치를 해왔다. 아직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렇게 구태스런 야당이 아직 청산 안 돼 미숙한 청와대와 난국을 초래하고 있다. 야당은 발목 야당이 아닌 손목 야당으로, 필요할 땐 손 잡아주는 야당이 돼야 된다. 도와주는 야당이 돼야 한다.

▲ 지난해 총선 이후 여소야대가 만들어졌고, 이번 대선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협치를 강조했는데, 정부와 야당 모두 협치에 대해 경험한 바가 없어서 그런지 미숙하기도 하고, 구태적인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협치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것 같다.

- 결국 연정이라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연정의 예행연습을 하는 단계라고 본다. 다만 발목 야당이 돼서 연정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연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불안한 정국이 극복될 수 있다.

▲ 연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을 얘기하는 건가.

- 유럽을 보면 독일 등의 국가들은 과반수 정당이 안 될 때 연정을 많이 하지 않나.

▲ 지난 대선 때 소연정‧대연정 등의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것을 뜻하나.

- 그렇다. 각 당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는 상황인데, 한국당까지의 연정은 어렵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가 제안을 잘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까지는 연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연정이 성공하려면 문재인 정부가 잘해야 된다. 이니셔티브(initiative‧주도권)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겠나. 문재인 정부가 잘 못 풀면 국민이 힘들어진다. 지금 시기에 연정이 절박하다고 보는 이유는 국제 환경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관계가 불안하다. 중국은 사드 문제 때문에 경계하고 있고,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 때문에 언제 또 충돌할지 모른다. 이런 상태에서 당에 기초한 연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갈등이 국내 갈등으로 증폭될 수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갈등이 국제적인 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구한말과 똑같다. 구한말에 친미 친일 친중 등을 놓고 각축전을 벌인 것처럼 현재 국내‧외 안보가 상당히 위험하다.

▲ 협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연정을 해야 되고, 연정을 해야만 국내외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건가. 여당과 청와대는 연정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 그런 것 같다.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높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정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라와 국민을 생각할 때 드리는 조언이다.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이 강행됐다.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야, 무엇이 문제점이었다고 보나.

- 안경환 후보자 문제는 청와대가 잘못했고, 강경화 장관 문제는 야당이 잘못했다. 안 후보자는 스스로 잘못했다고 인정해서 사퇴시킨 것이다. 강 장관은 청와대가 빌미를 준 것이 있다. 5대 인사 원칙에 대해 청와대가 애매모호하게 진행하려 하니 그걸 핑계로 남은 것이다. 야당으로서는 자꾸 핑계거리가 생겨서 정부를 반대하는 발목 야당이 됐다. 그러나 야당으로서는 정부가 발목 잡힐 핑계를 준 것은 맞지만 빌미를 주더라도 국가를 위해 성숙한 선택을 해야 된다. 안 그래도 어려운 한‧미‧중 관계를 봤을 때 강 장관 정도는 빨리 통과시켜 줬어야 했다. 당장 한미정상회담이 눈앞에 다가왔고,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 나갈지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그런 것을 조기에 종식시킬 것을 했어야 했다. 야당 입장대로 강 장관이 후보자 시절 날아갔으면 또 두어 달 지나가는 것 아닌가. 외교안보 문제는 빨리 안심시켜 줘야 된다. 또 야당은 장관이 핵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핵을 잘 아는 외교부 장관이 있어서 핵 문제가 풀린 것이 있나? 계속 악화만 됐다. 오히려 인권을 잘 아는 강 장관이 새로운 접근법을 취해보는 것도 필요한 시기가 됐다.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빌미잡을 것만 있으면 막는 야당을 탈피해야 된다.

▲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적 지지도는 한 때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대선 득표율의 두 배를 넘는다. 이 같은 수치는 박근혜 정부와 야당에 불신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야권의 정치적 행보가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 야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보자면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는 것이 없지는 않은데 야당은 더 형편없다는, 상대적인 것이다. 야당이 잘하면 야당의 지지율은 높아진다. 탄핵 이후 8~9개월 정도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국이 조기 정상화 돼야 하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의 5대 인사 원칙, 문제가 있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오기를 부려서 안 고치려고 하는데 구애받지 않고 일 잘할 수 있는 사람 통과시켜 주겠다고 선제적으로 선언하면 오히려 박수를 받고 야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겠나. 국민들이 정치 박사다. 야당은 공격할 빌미만 있으면 공격하려 하고,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으니 지지율이 올라갈 일 없다. 과거 마이너스 야당을 벗어나 이제는 플러스 야당을 해야 된다. 플러스 야당만이 지지율 올라가는 길이다. 플러스 야당의 길을 걸으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도 박수 칠 것이다. 문재인 정부보다 더 성숙하고, 더 세련되게 대화하는 모습을 야당이 보여야 한다.

▲ 역대 어느 정부에서나 그런 야당의 모습은 없었던 것 같다.

- 없었다. 과거에는 쭉 마이너스 야당이었다.

▲ 바른정당을 보면 원내교섭단체 20석이 불안하다. 연대와 통합 얘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통합보다 혁신을 해야 한다. 보수 혁신을 통해 자유한국당과 차별화해야 바른정당이 단결 된다. 외부 세력과 싸워야 단결이 되지, 통합해서는 당 내부가 갈라진다.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높으면 우리 쪽으로 오지 않겠나. 청문회 정국 한 달 동안 한국당 2중대 노릇하니 문재인 정부 잘못했다고 하는 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미 입증이 됐다. 한국당과 싸우고 문재인 정부 도와줄 것 도와주면 우리 당의 지지율은 올라가고 한국당의 지지율은 빠진다.

▲ 지방선거 전에는 통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있다.

- 대선 때도 봤지만 노선 무시하고, 공학적으로 통합했다가는 지지율이 더 떨어진다. 국민들이 정치박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렇다. 단적인 예로 대통령 선거 때 소위 13인의 철새라는 분들이 한국당으로 가서 도움이 됐나? 자신들도 손해, 한국당도 손해가 됐다. 오히려 유승민 후보만 키워줬다. 국민들이 너무 똑똑하다. 그래서 마이너스 통합은 절대 해선 안 된다.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먼저 통합의 전제는 노선이다. 각 당이 노선을 분명히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 당 대표가 되면 지방선거 비전 위원회를 만들겠다. 당의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지방선거를 준비해 나갈 것이고, 국민의당이나 한국당도 그렇게 해야 된다. 그리고 바른정당 주도로 통합되는 상황을 만들겠다.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연말까지 20% 이상 되면 우리 당 주도로 재편될 것이다.

▲ 결국은 새로운 노선과 정책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얼마만큼 받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 한동안 국민의당과 한국당, 바른정당 3당 사이에 일종의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할 것 같다. 그것이 분명해져야 이후 연대와 통합이 질서 있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 연말까지 드러날까.

그렇다. 연대와 통합은 그 이후에 고려하면 된다. 지금은 서로 피터지게 경쟁해야 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