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 대표 선거 출마…“북한의 정보 공개‧불평등 해소 위한 중규직화‧선거권 피선거권 18세 하향”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사진=이은재 기자></div>
▲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바른정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하태경(재선‧부산 해운대구갑) 의원은 지난 19일 “이번 선거를 통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미래와 과거로 대비될 것”이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보여줄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표 공약으로 ▲ 북한의 정보 공개 ▲ 불평등 해소 위한 중규직화 ▲ 선거권 피선거권 18세 하향 등을 내걸었다.

하 의원은 “보수가 아직도 종북 세력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어서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막연한 공북(恐北)이 있다”면서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개방해 북한을 제대로 알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만들어지는 상향평준화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시대의 과제인 불평등 해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를 위해 중규직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나이가 적어도 자격을 동일하게 해야 된다”며 선거권과 피선거권 모두 18세로 바꾸는데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바른정당은 자발적인 젊은이들의 결사체”라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가 떨어지는 자유한국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이제는 당의 비전이 젊어야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른정당은 오는 26일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한다.

다음은 하태경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바른정당이 이번 당 대표 선거를 통해 새로운 변화로 힘을 얻어야 될 텐데 어떻게 예상하나.

- 그렇다. 대선 때 홍준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사표 심리가 있었다. 선거 공학적으로 볼 때, 유승민 후보 쪽으로 가면 표가 분산된다는 심리 때문에 홍 후보에게 보수 쪽에서 압도적으로 밀어준 것 같다. 그러나 국민들도 결국 홍 후보가 보수의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본다. 새로운 리더를 찾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바른정당 대표 선거에서 보수의 대안이 나올 것이다. 한국당은 홍준표 체제로 가는 것이 거의 확실하고, 바른정당과 한국당이 보수의 미래와 과거로 대비될 것이다. 국민들은 바른정당을 지지하고 싶으니, 지지할 이유를 보여 달라는 상태라고 본다. 내가 대표되면 보여줄 것이 많다. 

▲ 보수의 미래와 과거로 대비될 것이라 얘기했는데, 본인이 경선에 출마하는 이유가 보수의 새로운 리더로 국민들에게 선택받겠다는 의미로 나온 건가.

- 그렇다. 예를 들어 한 가지 차이점을 말하자면 보수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안보인데, 기존의 낡은 보수는 안보를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 안보 장사를 했다. 또 상대방을 빨갱이로 규정해 그동안 많은 재미를 봤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헌데 한국당을 보면 아직도 빨갱이 장사로 재미를 보려 한다. 홍 후보 출마 선언을 보면 청와대를 주사파 정권이라고 했다. 그런 것을 보며 역시 똑같구나 생각했다. 적어도 보수라면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할 때 상조하지는 못하더라도 시대와 함께 가는 수준은 돼야 한다. 홍 후보의 그런 인식을 보면 이미 시대에서 낙오했다고 본다. 전혀 통하지 않는 상품으로 재미를 보려 하는 습관을 못 버리는구나 싶다. 제가 표방하는 젊은 보수는 안보 장사 하지 않는다. 종북몰이 장사 하지 않겠다. 단순한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공약 중 하나로 북한의 노동 신문과 조선중앙TV를 국민에 개방하겠다. 빨갱이 장사가 왜 나오냐면 북한에 대한 공포증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가 아직도 종북 세력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어서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막연한 공북(恐北)이 있다. 무서우니 빨갱이로 규정해서 때려잡으려는 것이다. 공포는 항상 무지에서 나온다. 북한을 제대로 알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히려 북한이 우습게 보일 것이다. 국민들이 북한을 어떻게 제대로 알게 하느냐? 북한에 대한 정보 개방부터 시작해야 된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개방해 보기 시작하면 진짜 우스울 것이다. 이념 전쟁은 이미 끝났다는 것이 판명될 것이다. 진짜 안보는 북한 정보 개방에서 시작된다.

▲ 현행 국가보안법과 상관없나?

- 북한을 도울 목적으로 퍼트리는 것은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체를 보는 것이다. 지금 인터넷 사이트도 다 폐쇄 돼 있다. 이런 것은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개방할 수 있다. 거기부터 시작하자는 거다.

▲ 유권해석 받아봤나.

- 정보통신망법 개정하면 된다. 법조항을 개정하면 개방된다. 개정안을 국회 법제실에 맡겨놓은 상태다. 발의할 것이다.

▲ 다른 공약은 무엇인가.

- 과거의 보수는 너무 기업의 자유만 강조했다. 그래서 불평등 상태가 심각하다. 보수가 시대의 핵심 과제들을 해결해야 계속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과거 기민당(기독교민주당)은 복지 보수였고, 비스마르크도 사회 보장 보수였다. 지금 시대 대한민국 보수의 첫 번째 과제는 불평등 해소다. 다시 말해 평등 보수가 돼야 된다. 불평등 해소에 집중하지 않으면 불평등 정도가 너무 심해져 타인의 자유까지 깰 수 있을 정도까지 된다. 지금은 보수의 가치인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평등 해소에 집중해야 된다. 여태까지 보수가 말로는 불평등 해소를 얘기했지만, 최우선 과제로 다룬 적은 없다. 나는 최우선 과제로 불평등 해소를 다루겠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주장하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다.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다. 문재인 정부는 결과적으로 불평등을 심화하는 정권이 될 것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해법만 보더라도 다 정규직 하자는 건데, 그러면 우리나라 국민이 정규직과 정규직이 아닌 사람으로 나뉘어진다. 실업자의 실업률이 훨씬 높아진다. 과거처럼 7,8% 성장하는 고성장 시대가 아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실업자 이렇게 나뉘는데, 그러면 비정규직으로 갔다가 정규직으로 가게 된다. 상대적인 격차는 적은데 비정규직이 다 정규직 되면 상대적인 격차는 훨씬 커진다. 그래서 성안에 이미 들어간 사람과 성안에 못 들어간 사람 그리고 못 들어갈 것 같다는 절망감은 커질 것이다. 단적으로 한전이나 한수원에서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 시킨다고 하니 신규 고용 규모가 확 줄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회사 자원을 정규직화에 상당부문 쓰면 새로 채용에 들어가는 돈은 적을 수밖에 없을 것 아닌가. 그래서 아쉽지만 상향평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게 우리 현실이다. 정규직도 양보하고, 정규직도 일부 기득권을 내놔야 된다. 그래서 제시하는 개념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다 없애고 중규직으로 통일하겠다는 거다.

▲ 중규직은 어떤 개념인가.

- 중규직은 두 가지 정도가 있다. 핵심은 임금과 평생직업 안전성이다. 둘 중 하나를 양보하는 거다. 공무원은 평생 신분 보장이 되지 않나. 그러면 임금을 양보해야 된다. 임금을 양보하는 것이 호봉제 폐지다. 공무원의 비효율성이 어디서 나타나느냐면 세월만 가면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자기 발전 또는 자기 혁신을 안 해도 상관없는 거다. 나이에 따라 월급을 더 많이 주는 제도에서 능력에 따라 주는 직무 월급으로 바꿔야 된다. 다만 기존의 공무원에게 이것을 강제 적용하면 너무 혼란이 심해지니 문재인 정부에서 신규 채용하는 때부터 적용하자는 거다. 이것이 공공형 중규직이다. 민간형 중규직은 해고를 쉽게 하자는 거다. 해고가 어려우면 채용도 어렵다. 해고가 쉬워져야 채용도 쉽다. 채용이 더 많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민간에서 모든 노약자들이나 젊은이들에게 평생직장이 없다고 얘기한다. 죽을 때까지 직장이 수십 번 바뀐다고 얘기하지만 국민들은 평생직을 선호한다. 정부도 평생직을 더 추천한다.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평생직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러면 고용을 유연화 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 우리는 서로를 기만하고 있다. 평생직이 사라진 시대에 살면서 평생직만 추구하는 최면 상태를 깨야 된다. 그것이 민간형 중규직이다.

▲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개혁이라는 것이 이것을 말하는 건가.

- 마크롱 개혁과 같다.

▲ 또 다른 공약을 소개한다면.

- 마크롱 같은 지도자를 키우겠다. 마크롱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으면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만 39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만40세 이상이어야 한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은 만25세가 돼야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선거권 피선거권 모두 일괄 18세로 바꿔야 한다. 프랑스가 그렇다. 차별은 공익적 기여가 있을 때 정당화되는데 선거권 25세에서 40세는 공익적 가치가 있냐는 거다. 나이가 적어도 자격을 동일하게 해야 된다. 바른정당 부산시당에 내년 24살이 되는, 출마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바꿔달라고 얘기하길래 검토를 해보니 다른 나라들, 특히 선진국들은 18세로 통일 돼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는 법을 바꾸면 되니, 일단 18세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할 것이다.

▲ 지난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의 성과 중 하나는 젊은 층과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한국당에 비해 호응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 젊은 층을 만나보니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보수라고 얘기해도 부끄럽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하더라. 여태까지 보수라고 커밍아웃을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이 부끄럽다는 것이다. 유승민 후보의 혁혁한 성과가 바로 젊은이들이 보수로 커밍아웃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자랑스러운 보수가 나왔다는 것이다. 저한테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많다. 지역구에서도 한 달에 한 두 번씩 젊은이들과 포럼이나 간담회를 한다. 여러 가지 정책토론 등을 한다. 바른정당은 자발적인 젊은이들의 결사체다. 기존의 한국당과는 지지층이 완전히 달라졌다.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 젊은 층의 호응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 일단 당의 비전이 젊어야 된다. 정책과 소통도 젊어야 한다. 모바일 정당이 필요하다. 새누리당 시절 시도했지만 모바일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없어 실패했다. 모바일 정당은 성공할 것이라 본다. 기존에는 오프라인 중심 정당이었다. 지지층들이 주로 산악회, 버스 10대냐 20대냐 이런 것이 잣대였다. 모바일이나 온라인에서 얼마나 반응을 얻느냐로 바뀔 것이다. 물론 양념으로도 오프라인을 하겠지만 주된 활동 방식은 온라인 모바일이 될 것이라 본다. 이번 경선도 오프라인 선거는 없다. 전부 모바일 선거로 바뀌었다. 내가 바른정당에서 온라인 소통 가장 열심히 하고 잘하는 의원 중에 한 사람 일 텐데,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댓글이 달리면서 토론과 논쟁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우리 당은 이미 소통 방식이 변했다.

▲ 이번 대선을 통해 정치문화가 새롭게 변화되는 부분을 실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나. 유권자들의 반응이 어떤가.

- 18대 대선에는 종편 때문에 어르신들이 다 정치박사가 됐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가 터닝포인트 됐다. 2040 세대가 청문회를 엄청나게 봤다. 영화보다 청문회가 더 재미있다고 할 정도였다. 지금은 2040 세대도 다 정치박사가 됐다. 90년대 생 2000년대 생도 청문회를 많이 봤다. 이제는 온 국민이 정치박사다. 정치가 일상적인 관심사가 됐고, 정치인이 거의 연예인화 됐다. 이제는 정치인이 나타나면 악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셀카도 찍고 굉장히 적극적이다. 그만큼 정치가 이제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 정치에 대한 단순한 참여를 넘어서는 것 같다.

- 국회의원 스마트폰이 국민 소통의 장이다. 어떨 때는 문자폭탄이 되지만, 제보폭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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