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DJ, 오죽하면 김홍업-박지원 말리지 못했겠나”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게 될 경우, “이명박 정부가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기조에서 개헌할지 모른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손학규 대표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며 “현재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과반이 넘으면 무엇을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한반도대운하 등을 비밀리에, 또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 같은 우려가 가능하다는 것. 이 때문에 손 대표는 통합민주당의 개헌저지선 확보를 위한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또, 이날 손 대표는 통합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선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중대 논란이 있을 수 있더라도 시대적 흐름에서 ‘선진화’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이념 철학을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종로구에 출마한 것과 관련해 “공천혁명으로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다”면서 “국민들은 마지막 완결편, 당대표가 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해, 낙선을 예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한나라당 과반수 이상이면, 이명박 독재정권 일당독재 탄생하는 것”

손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과반 의석 확보 후 군소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정권연장을 위한 개헌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손 대표는 “현재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과반이 넘으면 무엇을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며 “한나라당이 뭘 밀어붙일지 모르는 가운데 개헌까지 얘기가 나오는 것은 어떠한 형태가 되든지 간에 정권을 연장하고 확고히 하겠다는 기조에서 개헌할지 모른다는 염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시중에서 예측하는 한나라당 170-180석이 된다면, 그렇게 압도적으로 차지하게 되면 군소정당을 끌어들이거나 연대세력으로 실제 2/3이상 능력을 갖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무소불위의 정권이 될 것이고, 실제로 이명박 독재정권 일당독재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심각하게 우려했다.

이 때문에 손 대표는 원칙적으로 개헌에 찬성하면서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개헌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어느 때인가 정리하기는 해야 한다”며 “우선 5년 단임제의 문제점, 총선과 지방선거 불일치의 비효율성 극복, 장기적으로는 통일헌법, 변화된 사회를 반영한 국가 기본 골격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 같이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역대)대변혁이 아닌 개헌이 이루어진 것이 많아 이점에서 상당히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권연장을 위한 개헌 가능성을 거듭 우려했다.

정체성 ‘선진화’ 강조...“통합민주당 합당했을 때 신당이름 선진민주당이었다”

손 대표는 또 이 자리에서 통합민주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선진’을 표방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때문에 현재의 ‘통합민주당’ 당명 또한 원래는 ‘선진민주당’으로 할 예정이었다는 것.

손 대표는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선진을 표방할 때 땅을 쳤다”면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경선에서 정체성 논쟁이 있었다. 선진을 얘기하는데 한나라당 짝퉁아니냐고 했다”고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시 여당이 재집권하게 됐을 경우와 관련해서는 “다시 집권하면 3기 민주정부라고들 했는데, 아니다”며 “민주정부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해서 한 단원을 내리고 새로운 정부가 시작돼야 한다. 그것을 선진정부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그것을 들었는지 모르나 선진정부 표방해서 난처해져버렸다”며 “사실 통합민주당으로 합당했을 때 신당이름은 선진민주당이었다. 우연히 김원기 의장도 선진민주당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자유선진당이 먼저 써서 그 이름도 못 쓴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 같은 아쉬움이 있더라도 선진화는 반드시 추구해야할 가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가야할 길은 선진국가로 가야한다. 당연한 일이다”며 “이명박이 쓴다고 해서 안 된다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선진’을 통합민주당의 중요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총선 후 분당 우려에 “전당대회 통해 완전히 한 집안으로 화합해야 한다”

통합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신당 출신과 옛 민주당 출신 사이에 적잖은 갈등을 겪어왔던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다시 분당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손 대표는 “헤어지라는 것인가, 같은 집안식구가 되었는데 왜 자꾸 나가라고 하냐”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당이 합당했는데 한쪽이 아무리 세가 작아도 합당을 하려면 서로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례대표도 민주당 몫으로 배려했다고 까놓고 얘기했다. 사실 오른 정치행태는 아니다”고 옛 민주당계를 위한 배려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옛 민주당계 죽이기 논란을 잠식시키면서 총선 이후에도 논란의 싹을 제거하겠다는 것으로, 손 대표는 “비례대표 중요성으로 볼 때 나눠먹기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어쩌겠냐”면서 “그런 현실 속에서 앞으로 이번 총선이 끝나고 전당대회 통해 완전히 한 집안으로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총선 직후 치러질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손 대표는 “당권 도전이 아니라 전당대회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며 “당권도전, 국민들 별로 관심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당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DJ, 오죽하면 아드님과 왼팔 같은 박지원씨 (무소속 출마)말리지 못했겠나”

박지원 전 실장, 김홍업 의원 등 DJ계의 무소속 출마 후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 논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당 대표로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그 지역에 민주당 후보가 나와 있다”며 “그 후보가 당선 돼야하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최소한 총선에서만큼은 두 인사와 철저히 각을 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실 정치 개입문제와 관련해서 “난처한 질문이다. 김 전 대통령이 여느 정치인이라면 막말할 수 있지만, 김 대통령은 우리 역사에서 특출한 분”이라고 말하며 겉과 달리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함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박지원 전 실장과 김홍업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는 데 김 전 대통령의 역할과 관련해 “이분이 오죽하면 아드님과 왼팔과 같은 박지원씨 말리지 못했겠냐”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가 여기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 것은 솔직히 어려운 일이고 국민들은 김 전 대통령이 국가의 추앙받는 지도자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언했다.

손, 종로 출마 “국민들, 당대표가 피 흘리는 완결편 보고 싶어 해서 나왔다”

한편, 손 대표는 총선에서 낙선을 예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그는 “굳이 종로를 선택한 것은 당대표로 어렵더라도 야당을 선택해달라는 호소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승패를 떠나 맨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국민들이 원하기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종로에서 출마한 것도 공천혁명으로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는데 그래도 국민들은 마지막 완결편, 당대표가 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총선을 최선을 다해 치르고 야당이 야당역할 할 만큼 총선 끝내놓으면 저 자신에 대해서는 특별한 생각 안하려고 한다”고 총선에 사심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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