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나아갈 길 토론회’에서 국민의당의 19대 대선 패배 원인과 향후 대책 제시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국민의당 서울특별시당 주최의 ‘국민의당 나아갈 길 토론회’가 지난 19일 오후 2시 30분부터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인 천정배 전 공동상임대표,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십 수 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하였다. ‘국민의당 존재의미를 증명하라!’라는 주제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1부 강연과 ‘국민참여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상수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대표간사의 2부 강연이 있었다.

이 날, 1부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국민의당 존재의미를 증명하라!‘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당이 준비하지 못함을 지적하고 “당원과 당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여야 양 기득권 정당의 진영논리에 맞선 대안정당이라는 점이 국민의당의 존재의미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개혁‘과 ’호남 기반‘, 두 가지 스탠스의 통합 시너지의 중요성을 말한 뒤, 올곧이 개혁 100% 정당으로 나아가야 하며, 개혁은 좌우가 아닌 국민이 원하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임을 주장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에 인적자원을 포함해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능구 대표의 강연 내용이다.

첫째, 제대로 된 당원과 당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2014년 지방선거와 작년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기 전, 무기력한 민주당에 대해 쏟아졌던 많은 말 중에서 기억나는 것이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다를 게 없는 기득권 정당’이라는 점이다. ‘창조적 파괴’를 해야만 민주당이 자기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은 국민의당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한결같이 민주당의 몰락을 예언했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끝나고 나서 사람들은 전부 엉터리라고 했지만, 실제로 민심은 그렇게 움직였다. 그런데 그 움직이는 민심을 새누리당의 참패로 만든 것이 국민의당이다. 지난 총선이 없었다면 이번 대선 결과도 없었다고 본다. 민주당이 잘해서 총선에서 1당이 된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참패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1당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당이 있었기에 민주당이 1당이 된 것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어디에 와있는가?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드물게 3당 체제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우리 정치에서 별로 쓰이지 않던 ‘협치’라는 용어가 일상화가 됐다. 다당제 교섭단체에서 민주당의 의석은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친다. 국민의당이 함께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은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비례대표 득표율이 26.74%로 2위인 국민의당은 독일식 정당명부제 비례대표제로 보면 80석 가까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개헌에서 꼭 정당명부제 비례대표를 관철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국민의당은 대선까지의 과정에서 당이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 당으로서의 시스템 구축에 실패했다. 아니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라는 큰 인물에 전부다 가려졌다. 대선을 치루기 위해서는 대선을 준비해나가는 당이 필요하다. 전국 방방곡곡에 당 깃발을 세우고, 그 속에서 당원들이 골목골목마다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중앙에서는 신속하게 언론에 대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정책공약을 제대로 제시하고, 선거캠페인을 실행해나갈 그런 당의 존재가 필요했다. 안철수라는 큰 인물에 의해 선거가 진행됐다. 국민의당에는 당원과 당 시스템 구축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민의당은 그 당시의 지도부이든 그 이후의 지도부이든, 또 지도부가 아닌 당원들이든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정당으로서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당원의 힘을 굳게 세우는 부분에서 모두 실패했다. 그 부분이 가장 뼈아프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사안은 제대로 된 당원과 당 시스템의 구축이라고 본다.

당의 시스템으로 전개되지 못한 TV토론

본격적인 대선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한 언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경합으로 보도했고, 한 언론에서는 뒤집혔다고 보도가 나왔다. 이렇게 두 후보의 양강구도가 만들어졌을 때 여러분들은 아마 굉장히 가슴이 뜨거웠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국민의당 입당 러시가 이뤄지기도 했다. 보수언론들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는 글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TV토론만 시작하면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일시에 제압할 줄 알았다. 하지만 TV토론을 시작하고 나서 모든 예상이 무너졌다. 준비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본인의 지식과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힘든 것이 TV토론이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몸짓 하나를 하더라도 준비돼있어야 한다. TV토론이라는 캠페인 전쟁은 아주 치열하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는 너무 민낯으로 나왔다. 이 부분이 바로 당이 제대로 대선을 치를 만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대선조작사건을 통해 당 시스템의 부재와 후보라인으로만 대선캠페인을 꾸린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40석을 가진 국민의당에는 중진의원들이 많다. 김한길 전 의원 같은 경우 DJ 때 TV토론을 좌지우지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TV토론 덕분에 이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전했다. 이런 의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TV토론을 당적 시스템으로 준비되지 못했다.



둘째, 양 기득권 정당의 진영논리에 맞선 대안정당이 존재의미

이번 혁신위원회에서도 당의 정체성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했다. 많은 국민의당 관계자들도 당이 제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도가 무엇인가? 보수, 진보 중간에 있는 것이 중도인가? 아니다. 김태일 위원장은 말했다. “조금만 왼쪽으로 가면 좌파가 되고, 조금만 오른쪽으로 가면 적폐가 된다. 보수와 진보의 중간에 좌표를 설정하면 망한다. 트라이앵글레이션, 삼각형 꼭짓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나 역시 전적으로 동감한다.

당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역사성을 띄고 있는 것이다. 지금 어떤 정치철학과 사상을 가져와서 ‘이게 우리의 정체성이다’라고 한들 국민에게 호소력이 있겠나? 총선에서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도권을 국민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바로 양 기득권 정당의 진영논리에 맞서 대안정당으로 탄생한 당이다. OECD국가 중에서 경제와 정치 수준이 낮은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곤 모두 대통령제이다. 나머지 선진국들 대부분은 다당제 합의제민주주의이다. 서로 싸우는 정치만 하는 양당제는 아무리 착한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싸울 수밖에 없다. 

진영대결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협치, 합의제민주주의를 해나갈 수 있는 것이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다. 바로 그 존재 이유에서 국민의당은 우리 정치 역사에서 없었던 대안정당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US오픈에서 우승한 프로골퍼 박성현에게 코치는 항상 남달라야 한다고 얘기했다. 대안정당은 항상 남달라야 한다. 기시감이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처럼 전에 한 듯한 행태를 보이면 안 된다. 

내 상식으로, 언론인이 아닌 자연인의 관점으로 볼 때도 이언주 의원은 말실수를 했다고 본다. 급식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인 것이다. 그럴 때 사과 아닌 사과를 하고 당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말실수를 하면 당 차원에서 조치를 해야 한다.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당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대선제보조작 사건은 검찰이 월말까지 정리한다고 한다. 그 일 외에 벌어지는 여러 일이 있다. 국민의당은 8월 말에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새로 뽑기로 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해 국민의 뜻에 따라 메시지, 정책 등을 시행한다면 대안정당으로서의 차이점이 국민에게 느껴질 것이다.

셋째, 개혁정당과 호남 기반의 시너지

국민의당은 호남 기반 정당이다. 그리고 개혁정당을 표방한다. 그런데 이 두 개가 모순되는 것처럼 국민의당 의원들과 다른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호남민심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적 진보의 흐름과 개혁의 일선에 서 왔다. 호남과 개혁은 대립되는 모순이 아니라 정반합으로 서로 주고받는 관계다. 국민의당 일부 인사들은 호남이 아니라 전국정당으로서 기초가 돼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호남 탈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책상에서만 정치하던 사람이다. 현장과 역사 속에서 우리 정치를 본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다. 국민의당은 대변인 등에서 누구보다 개혁적인 호남 인사를 전면배치할 필요가 있다.

지난 대선 경합이 벌어졌을 때 안철수 후보의 노선은 보수노선으로 기운듯했다. 개혁노선을 유지하고, 확고한 호남의 지지기반 위에 보수유권자의 지지를 더해야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호남에서 지지가 빠지자 보수유권자에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없어졌다. 호남을 붙잡고 있었다면, 또 개혁적인 자세를 유지했다면,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와 비슷한 처지였을 것이다. 실제로 안-문 후보의 1,2위 쟁탈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지난 대선을 교훈삼아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과 개혁이 시너지를 일으키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박지원 전 대표가 이야기했듯이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 많은 호남 인사들이 요직에 기용된 것은 국민의당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호남홀대론’이라고 말해질 정도로 호남 인사들이 중용되지 않았다. 국민의당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넷째, 인적 자원을 총 동원해 지방선거에 전력투구 해야

정당은 선거를 먹고 자란다. 국민의당은 연말, 연초에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존재가 가능하다. 현재 국회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에 간다고 모든 것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공격받을 여지가 많기 때문에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현 집권여당은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존재의미를 증명해, 자연스러운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다음 총선은 선거구제 개편으로 지난 총선과 달리 100석정당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민이 국민의당의 달라진 점을 느끼는 지방선거가 되어야 한다. ‘안철수 사당이 달라졌네. 호남 정당이라서 달라졌네’ 하는 것들을 국민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당의 모든 인적자원이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을 한 번에 선출하는 4대 동시선거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개헌국민투표 또한 시행한다. 대도시에서는 광역단체장이, 농촌지역에서는 기초단체장이 다른 선거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지방선거에 국민의당은 인적자원을 총동원하여 국민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바라야 한다. 모든 것을 다 내놓았다는 것을 국민이 느끼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40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26.74%, 이번 대선 21.4%의 지지율을 얻었다. 20% 이상 얻은 지역 또한 12개 시도나 된다. 국민의 당은 호남에서 광역단체장 1석 이상을 승리하려 할 것이다. 허나, 내년 지방선거의 핵심은 서울시이다. 서울시장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구청장, 시의원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기초의원은 지금 선거법으로 보더라도 중대선거제이다. 기초의원에 출마한 사람이 자신의 당선 가능성이 있어야 역동적으로 선거활동을 하지 않겠나? 최소한 3명 중 1명은 꼭 당선된다는 마음이 있어야 지방선거가 밑에서부터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장에 누구를 내세우느냐가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당의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다섯째, 당 활동의 중심, 싱크탱크(Think Tank)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2년 대선 이전, 2011년 가을에 여의도연구원에 가서 놀란 기억이 있다. 그 당시 한나라당은 권위주의 분위기에 일을 얼렁뚱땅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의도연구원 분위기는 정말 달랐다. 세세하게 연령별, 계층별, 정책토론과 리서치로 확인하는 작업까지 모두 나를 놀라게 했다. 잘 아시다시피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모든 면에서 패배했다. 싱크탱크의 역할수행 유무가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데는 ‘민주정책연구원’이라는 싱크탱크가 막강한 역할을 했다.

국민의당 지역의 조직들이 강성하지 못하다. 정책공약, 여러 세미나들, 경선지원 등 이번 지방선거지역과 결합하는 중앙당과 싱크탱크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끝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당으로, 역동성 있는 당으로 나간다면 국민의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존재의미가 있는 당으로 남을 것이다. 한 번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당으로 거듭난다면 위기와 어려움을 이겨내고 앞길은 창대히 열릴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을 위한 100% 오롯한 개혁정당의 정체성을 가지고 나가야만 국민의당의 존재의미와 대안 정당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진보정당이 항상 어려워한 것은 사표방지심리였다. 2004년도 1인2표제, 즉 정당명부제가 시행된 후 비로소 진보정당에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창당부터 총선을 거치며 다른 당이 싫거나 다른 당을 당선시키기 위한 반사선택이 아닌 오롯이 국민의당의 존재의미, 대안정당으로서의 가치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므로 국민의당은 그러한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당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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