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보조작 사건, 윗선은 존재 않는다는게 저의 판단”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이은재 기자></div>
▲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의당은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4선, 전북 전주시병)은 국민들을 향해 “국민의당은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소멸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극우수구세력이 바로 부활한다. 그러면 양강 대결구도로 다시 회귀한다”며 “이것은 국민의 삶에 부담이 되는 일이고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다시 굳건하게 설 때 다시 한국의 정당 민주주의가 다양화되고 좀 더 다원화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최악의 시기지만 국민의당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윗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다”고 강조한 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정상적인 체계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며 “당을 제대로 건설하지 못한 것, 그러다보니 체계가 작동하지 못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동영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중 마지막 부분이다. 

-지난 5월 대선에서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후 ‘문재인 안철수’ 양강 구도가 형성됐지만 이후에 점점 격차가 벌어졌다.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나.
국민의당이 당 같은 당이었으면 달라졌을 것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국민의당 창당 이후 1년 6개월 동안 비상대책위원회, 비정상 체제가 12개월 유지됐다.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당을 건설하지 않고 비상대책위를 12달 한 것이다. 작년 총선에서 국민이 26.74% 지지에 38석 의석을 줬다. 제가 총선이 끝나고 당선자 워크숍, 중진 의원 모임 이런 곳에서 역설했다. 지금이야말로 당을 건설할 때다, 당원을 모집하고 새정치가 뭔가를 당 건설 과정에서 보여줄 적기라고 했다. 당시 민주당을 추월해서 정당 지지도가 고공행진하고 새누리당과 별 차이가 없는 정당으로 우뚝 섰는데 그 시간을 놓친 것이다. 원래 4월 총선이 끝나고 8월 전당대회를 하기로 당헌에 못 박혀 있었다. 그런데 굳이 당헌을 고쳐서 12월로 늦춰버린 것이다. 저는 여기서 실패의 단초가 시작됐다고 본다. 그래서 얼마전에 안철수 전 대표가 저한테 판단을 잘못했다, 후회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당을 제도로 건설하지 못했던 것이 양강구도를 지속시키지 못한 핵심 이유다. 공중전이나 고공전을 통해서 구도가 형성되면 골목에서 확산시킬 수 있는 뿌리, 모세혈관이 있어야 한다. 모세혈관과 실뿌리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대선을 맞은 것이 굉장히 안타까운 대목이다.

-이번 대선은 당이 치룬 선거가 아니고 대선후보 라인이 선거를 좌지우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이었는데 당시 어떠했나.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선대위원장으로서 회의가 사실 1번 있었다. 마치 5년 전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보는 듯 했다. 그때는 당이 껍데기였다. 그때는 시민캠프, 담쟁이 캠프 등 밖에서 선거를 주도했고 당은 들러리였다. 그래서 당원들의 사기는 땅바닥이었고 골목 여론은 박근혜 후보, 새누리당이 장악했다. 그런데 5년 뒤에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시스템을 통해서 선거를 치른 반면에 국민의당은 당을 제대로 건설도 못한데다가 그 당조차도 껍데기였다. 들러리였다. 그것이 굉장히 아픈 대목이다.

-국민의당이 지난해 총선을 통해서 제3당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제3당이 대안정당으로서 계속 존재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삶의 문제다. 그걸 양극화와 불평등이라고 이야기한다. 개인이 게을러서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우리 국민처럼 부지런하고 유능한 국민이 어디있나. 결국 문제의 뿌리를 찾아가면 정치다.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OECD 34개 나라 가운데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한 나라를 꼴찌부터 치면 멕시코 칠레 터키 코리아 미국 다섯 나라를 꼽을 수 있다. 이 나라의 공통점은 양당제다. 갈등과 대립이 심하다. 대통령제는 필시 양당제로 수렴하게 된다. 둘의 상관성이 높다. 대립수준, 갈등 수준이 높다. 반면 다당제를 하는 나라는 대립과 갈등보다는 타협, 협상, 합의의 수준이 높다. 그래서 유럽에서 다당제 하는 나라들의 특징을 합의민주주의라고 부른다. 그런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거 뉴질랜드가 양당제였다. 뉴질랜드가 독일 정당제도를 들여와 개헌을 했다. 헌법을 바꿔서 독일식으로 선거제도와 정치체제를 바꿔서 다당제가 됐다. 연립정부가 되면서 정책도 합의민주주의와 복지정책 친화적으로 바뀌게 된다. 정치가 바뀌면 국민의 삶이 바뀐다는 중요한 한 사례가 뉴질랜드다. 그래서 우리가 70년간 양당제를 해온 갈등과 폐해를 국민이 본능적으로 직관으로 꿰뚫어보고 작년 총선과 올해 대선에서 양당제 대신 다당제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한다.

-바른정당과 연대나 합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새로운 보수, 개혁적인 보수정당이 성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안별로 공조와 연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반과 뿌리가 다르기 때문에 인위적인 통합보다는 사안별로 공조와 연대가 바람직하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론도 있지만 다당제가 역사의 진보이고 정치발전이다. 국민의 선택권과 다양한 이해관계 반영에 다당제가 도움이 된다. 국민의 이익이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정동영 의원실 제공></div>
▲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정동영 의원실 제공>

“강력한 대표 중심 체제 구축 필요”

-국민의당 혁신위원회가 지난 17일 단일지도체제 개편안을 내놨다. 혁신위는 최고위를 폐지하는 대신 당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 집행기구인 상임집행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는데 동의하나.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절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비상한 방법으로 탈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대표 중심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당은 당원과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다. 당원제가 지금 부실해서 당원이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고 리더십이 표류해왔다. 18개월 중에 12개월이 비대위로 운영돼온 것이 단적인 예다. 이러한 비상한 상황에서 절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그런 혁신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당의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대응은 적절하다고 보나. 진상조사단에서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낸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많다. 윗선 개입 가능성을 주장하는 분석이 많은데.
윗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정상적인 체계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을 제대로 건설하지 못한 것, 그러다보니 체계가 작동하지 못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고 본다.

“문준용 특검, 물타기 의혹으로 비난받는 것 오히려 손해”

-당에서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도 제보조작 사건과 함께 특검을 실시하자며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는데, 적절한 조치라고 보나.
당론 발의니까 제 이름도 거기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 그러나 완급을 가릴 필요는 있다. 이유미씨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에 제기돼야 할 문제로, 순서를 잘 조정할 필요가 있다. 물타기 의혹으로 비난 받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안철수 사과, 시간 늦춘 것 안타까워”

-최근 안철수 전 대표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입장 표명을 했다. 너무 늦은 대처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어떻게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계은퇴라는 말만 빼놓고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와 사죄를 표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왜 빨리 그런 사과를 하지 못했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시간을 늦춘 것이 아주 안타까운 대목이다.

“국민의당, 제3당으로 굳건하게 설 때 정당 민주주의 발전”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보나.
결국 무신불립이다. 특히 정치의 핵심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지금 신뢰가 무너져 있다. 국민의당도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어떻게 신뢰를 불러일으킬 것인가. 내가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것이 제가 꿈꾸는 정치의 모습이다. 지금 당장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우리 당원들이 국민의당 당원이라는 것을 말하기 부끄럽다는 것이다.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국민의당 당원들에게 대중 속에서 무너진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워서 국민의당 당원이라고 자부심을 갖고 말할 수 있게, 언젠가 우리도 집권할 수 있다는 꿈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드리는 것이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다. 국민들에게 호소 드리고 싶은 것은 국민의당은 살려야 한다. 국민의당이 소멸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극우수구세력이 바로 부활한다. 그러면 양강 대결구도로 다시 회귀한다. 이것은 국민의 삶에 부담이 되는 일이고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뿐이다.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다시 굳건하게 설 때 다시 한국의 정당 민주주의가 다양화되고 좀 더 다원화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최악의 시기지만 국민의당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

-국민의당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가 약하다. 이를 탈피하기 위한 획기적 방안이 나와야할 것 같은데.
그래서 당 혁신위원회가 여성주의 전략과 청년주류층 전략, 이것을 당에 사활적 생존전략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같이 뭔가 만들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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