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최근 식품회사 오뚜기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뜨겁다.

인기 연예인 이름 앞에 붙곤 하는 ‘갓(GOD)’이란 수식어는 오뚜기 기업명 앞에도 붙었다. 오뚜기는 ‘갓뚜기’라 불리며 국내 대표적인 착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애초에 오뚜기가 착한 기업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지난해 창업주인 고 함태호 회장의 별세에 따른 상속세 문제가 알려지면서 부터다.

15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편법 없이 모두 납부하기로 한 함영준 오뚜기 현 회장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늘 접하던 뉴스가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꼼수였던 탓에 국민들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정직한 납세가 대단한 선행으로 보여지기에 이른 것이다.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기업인과의 간담회에 굴지의 대기업들과 함께 오뚜기를 초청했다.

국내 15대 그룹 중 14개 민간 기업과 함께 오뚜기가 초청된 이유에 대해 청와대 측은 “대기업 중심으로만 모이는 것에서 탈피해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오뚜기는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기업이기에 격려를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시가총액 2조7000억 원, 자산규모 1조5000억 원 남짓의 기업순위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중견 기업이지만 대기업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되면서 전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주가 상승은 물론 자발적 충성고객까지 늘어나며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 정부는 ‘착한 정부’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권 초기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정권에 대한 실망감은 당연한 절차에도 국민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착한 정부’로 사랑받고 있는 현 정부와 ‘착한 기업’으로 주목받는 오뚜기는 어쩌면 일정부분 ‘착시효과’에 따른 수혜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오뚜기의 선행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나 하루걸러 들려오는 오너리스크와 편법 승계, 갑질 논란에 지친 국민들이 사실 누구나 지켜야하는 납세의 의무를 편법 없이 수행한 기업을 ‘신(갓)’으로까지 치켜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지금의 스포트라이트가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간의 선행들과 올바른 납세로 ‘신’으로 까지 불리고 있지만 사실 오뚜기 역시 기업 계열사 간 매출 밀어주기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대했던 이에게 받는 배신에 더 크게 분노하기 나름이다. 오뚜기는 갓뚜기라 불리운 만큼 앞으로 대중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로 평가될 수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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