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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위기 삼성전자 미래] 위기 속 전략 새판 짜기…도전보다 안정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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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삼성의 반도체 진출…오늘날의 하만 인수와 비견돼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의 솔베이 도서관(Bibliothèque Solvay)에서 개최된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의 유럽 대표 행사인 플레이북 조찬 행사(Playbook Breakfast)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 속에서 권 부회장이 '총수 대행'을 맡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최근 삼성전자는 9조4000억 원가량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세계적인 전장기업 ‘하만’의 오디오 제품을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 중 우선적으로 컨슈머 오디오 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하만카돈, JBL, AKG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판매한다.

    하만은 프리미엄 오디오 분야에서 강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65%가 발생할 정도로 전장 분야에 비중이 크다. 특히 하만은 커넥티드카나 차량용 IoT 시스템의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어 소프트웨어 분야에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하만 인수를 두고 삼성전자의 자동차전장 분야 진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 보강이라는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이를 두고 “하드웨어 제조사가 전도유망한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하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런 기념비적인 사건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삼성 안팎으로도 삼성의 이 같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도전이 사라질 것이라는 절박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12년형을 구형을 받아 총수 부재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하만 인수와 같은 역사적 사건은 당분간 삼성에게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과거 삼성은 하만 인수합병(M&A) 같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오늘날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돼왔다. 

    특히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하게 하고 오늘날의 삼성을 만든 반도체 부문의 성장은 그룹 총수의 미래를 바라보는 과감한 투자가 있기 때문이다. 

    1938년 설립된 삼성물산을 모태로 삼성은 식품과 의복을 주력으로 해 오다가 1969년 삼성전자를 창립하면서 전자산업에 진출했다. 

    1974년에는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고, 그 뒤 1980년에는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했다. 그리고 1983년 2월에는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D램(DRAM) 사업에 진출한다는 ‘동경 선언’을 발표했다. 

    10개월 후 삼성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64K DRAM을 선보여 세계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이때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투자는 1990년대와 2000년대로 이어지며 지금의 삼성전자 발전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받는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회사 내의 모든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병철 회장은 “삼성은 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의 자연조건에 적합하면서 부가가치가 높고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이 제2의 도약을 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반도체 사업 진출 이유를 밝혔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삼성의 반도체 진출이 오늘날 미래 전장 분야 유망주 하만을 인수한 것과 비견된다고 평하고 있다. 

    하지만 총수가 부재한 6개월 동안 삼성은 도전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모양새다.

    계열사 전문경영인은 교체 없이 유임시키고 자율경영을 맡겼다. 공격적인 사업 추진 대신 보수적 경영에 방점을 두고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보다는 시설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총수 부재로 인해 ‘총수 대행’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고 있다. 국내외에서 그는 각종 공식 일정에 ‘삼성그룹 대표’ 자격으로 잇따라 참석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권 부회장이 ‘대행’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지만 그룹 철학이 담긴 전략적 판단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조 원에 달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은 최고경영자 선에서 나올 수 없다”며 “그룹의 미래가 달린 전략적 판단을 총수 외에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재형 기자 jaypark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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