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새 지급여력비(RBC) 제도 선반영으로 자본건전성이 크게 제고됐다. ING생명의 경우 반년 만에 RBC가 203.4%p나 상승했다. 사진은 ING생명 본사 전경. <사진=ING생명 제공></div>
▲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새 지급여력비(RBC) 제도 선반영으로 자본건전성이 크게 제고됐다. ING생명의 경우 반년 만에 RBC가 203.4%p나 상승했다. 사진은 ING생명 본사 전경. <사진=ING생명 제공>
[폴리뉴스 조현수 기자]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새 지급여력비(RBC) 제도를 선반영해 자본건전성을 제고했다,

6월 말 국내 생보사 RBC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외국계 생보사 RBC가 지난해 말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RBC란 보험사가 가진 부채에 대해 특정 순간에 상환 요청이 생길 때 보험금을 얼마나 여유 있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만약 RBC가 150%라면 보험 가입자 전부가 재해를 당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때, 보험사가 자기 자본만으로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고도 50%가 남는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ING생명 RBC는 지난해 말 319.2%에서 지난 6월 말 522.6%까지 203.4%p나 급증했다.

이어 삼성생명이 331.8%로 2위를 차지했고, 라이나(319.5%)·AIA(260.9%)·ABL생명(250.8%)이 각각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생보사들의 RBC가 제고된 원인으로 ‘新 RBC제도 선반영’을 지목했다.

당국 지침에 따라 오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해 RBC 비율 산출 시 적용되는 부채 듀레이션(만기)을 실정에 맞게 설정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실제 계약 만기와 무관하게 20년까지만 듀레이션을 설정할 수 있었다. 지난 2009년 국내에 RBC 제도가 도입될 당시, 20년 이후의 회계를 전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국은 보험회사가 희망하면 올해 6월부터 부채 듀레이션을 최대 30년까지 적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이미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자산부채를 관리해오던 외국계 보험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보험부채와 자산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켜 자산을 운용해온 외국계 생보사들은 기존 규정하에서 자산-부채 간 만기 불일치가 심화돼 RBC 비율이 낮게 책정됐지만, 이번 새 RBC 규정 선반영으로 RBC가 제고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RBC가 높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감원 보험리스크 제도실 관계자는 “RBC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잉여(보유) 자본이 많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며 “(자본이 많을수록) 자본 보유에 따라 생기는 비용 등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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