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당 독점체제에 비하면 ‘정당 경쟁구도 되니까 대접 받는구나’ 깨달아”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3일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div>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3일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호남은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23석을 석권하며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달랐다. 호남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아닌 문재인 후보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또 대선 이후 호남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제보조작’ 사건까지 겪으며 지지율 바닥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8·2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이 일당 독점체제보다는 ‘정당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한다면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호남에서도 여러 분들이 특히 최근에 와서 깨달으시는 부분들이 일당 독점체제였을 때에 비하면 지금이 정말 바람직한 구조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서로 정당들끼리 경쟁하는 구도가 되니까 대접을 받는구나, 또 일당 독점체제 하에서는 지방자치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데 내년 지방선거도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결국 지역발전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먼저 한다”면서 “그게 호남의 민심이고 그게 점점 더 퍼져나간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이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2014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 심정지 상태로 있을 정도로 힘들고 지지율로도 꼴찌 정당이지만 다시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신뢰를 회복한다면 (지방선거에서)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 이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안철수 전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지금 전당대회 투표는 전당원 투표인가. 
그렇다. 지금 주요 3정당을 놓고 보면 당 대표를 전당원투표로 뽑는 것은 국민의당 밖에 없다. 굉장히 자랑스럽다. 민주정당의 가장 근간 아닌가. 다른 두 거대양당은 오히려 당원들보다 각 지역위원장, 정치인들의 입김이 훨씬 크다. 그분들이 지명한 사람들이 훨씬 더 큰 투표권을 가지게 되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전대할 때, 당 대표를 뽑을 때 얼마나 많은 지역위원장을 자신 편으로 포섭하느냐가 중요하지, 당원들을 설득하는 일은 뒷전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해서 대표를 뽑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비하면 우리 당은 당원들이 직접 투표를 해서 대표를 뽑는 민주정당이다. 사당화가 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전당원 투표로 진행되는데 호남 지역 당원이 50% 이상이라고 하던데.
절반 정도 된다. 당원이 많은 곳이 호남과 서울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양대 축이 가장 많다.

-일부 후보의 말에 따르면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을 민주당과 연계하는 사고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개혁 노선에 대한 공감대가 당원들에게 많지 않나 생각한다. 지역을 다녀 보니 어떤가.
저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노선이 민주당과 똑같은 노선이라면 민주당을 뽑지 왜 국민의당을 뽑겠느냐. 민주당이 훨씬 더 큰 정당이고 여당 아니냐. 그리고 우리 지지자들이 그걸 바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호남에서도 여러 분들이 특히 최근에 와서 깨달으시는 부분들이 일당 독점체제였을 때에 비하면 지금이 정말 바람직한 구조라는 것이다. 서로 정당들끼리 경쟁하는 구도가 되니까 대접을 받는구나. 그리고 또 일당 독점체제 하에서는 지방자치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데 내년 지방선거도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결국 지역발전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먼저 한다. 그게 호남의 민심이고 그게 점점 더 퍼져나간다고 본다.

“국민의당, 김대중 대통령 노선 계승 발전시키는 정당”

-노선 투쟁에서도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노선에 관해서 한 가지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선도 바로 중도개혁노선이었다. 제가 정당들의 강령들을 찾아봤다. 그랬더니 새정치국민회의 강령을 보면 중도정당을 지향한다는 말이 써 있었다. 그래서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느냐. 그리고 임기 중에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는데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합리적인 중도개혁노선이라고 분명히 명시돼있다. 그래서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노선 그대로 계승해서 발전시키는 정당이다.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여성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div>
▲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여성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 다시 신뢰 회복하면 해볼 만하다”

-국민의당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을 때 저는 안 전 대표가 정계입문 5년 만에 40석 의석의 정당을 만들고 21.4%의 대선 득표율 때문에 자신감에 차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방선거 자신 있나.
저는 당 대표로서 3년 전 지방선거를 지휘해본 경험이 있다. 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 당시 광역기준으로 하면 17개 중에 9곳을 이겼다.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아쉬운 부분들이 참 많았다. 이런 점, 저런 점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분들을 당선시킬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아쉬움이 있다. 저는 지난 5년 동안 당 대표로서 모든 선거를 다 지휘해봤다. 그 중에서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보니까 지방선거가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선거였다. 가장 관리 역량이 필요한 선거였다. 초보운전으로는 하기가 힘든 선거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 지난 지방선거를 지휘해봤던 경험은 제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저밖에 없고, 나머지 당은 다 초보운전자들이다. 지방선거로 보자면 그렇다. 지금 심정지 상태로 있을 정도로 힘들고 지지율로도 꼴찌 정당이지만 다시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신뢰를 회복한다면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 이유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컨벤션 효과로 당의 지지율이 상승할까. 
국민의당 지지자분들의 특징은 마지막 순간까지 쳐다본다는 점이다. 작년 총선 때도 그랬다. 이번 대선 때도 그랬던 경향들이 보인다. 그래서 아마도 저희들이 제대로 거듭나는 모습을 말이 아니고 실제로 증명해보일 때 전폭적으로 신뢰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지난 총선 때 보면 정당투표에서 636만명이 3번을 찍었다. 국민의당 정당득표율이 26.74%였다. 대선 때는 절대숫자로는 더 늘어나서 700만명이 3번을 찍었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총선 때는 투표권이 두 개였으므로 지역구 의원을 다른 당 후보를 찍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두 표를 다르게 선택할수 있었다. 그러나 대선 때는 한표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한표를 지금까지 한 번도 찍어본 경험이 없는 3번을 찍은 분이 많으셨을 것이다. 저는 이것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환경이라고 본다. 1, 2번 거대양당으로 안된다는 사람들이 절대 숫자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당이 거듭나고 다시, 더 신뢰를 드릴 수 있다면 더 많은 분들이 지지를 보내주실 것이라 믿는다.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상당히 까다로운 지지자들 같은데.
그렇다. 합리적인 중도개혁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지지자분들이 많다. 단순하게 좌나 우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단순하게 반대, 찬성하면 끝날 수 있는데 실천적인 중도개혁의 길이라는 것은 힘든 길인 것은 확실하다. TV토론 때 이런 예를 든 적이 있다. 원전에 대해서 무조건 반대 무조건 찬성하는 길이 아니라 저희들은 탈원전의 길에 대해서 찬성하지만 실제로 원전 없이 발전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가 확보가 된 상황에서 탈원전해야 하고 비용도 두배, 세배 갑자기 오르는 것은 막아야한다. 그것까지 다 고려를 해야 되는 게 저희들 입장이다. 저희들 원전에 대한 원칙은 이렇다. 탈원전한다. 그렇지만 세 가지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첫 번째는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해서 낮은 비용으로 제대로 발전을 대체할 수 있게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전력 절감 기술들이 있다. 예를 들면 컴퓨터 전력도 훨씬 더 지금보다 낮게 하는 기술들을 외국에서는 개발해서 쓰고 있다. 그런 쪽에 우리가 투자를 별로 안하고 있는데 투자를 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우리가 전력을 과소모하는 문화, 제도인데 이걸 바꿔서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문화 제도를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가지 노력을 병행하면서 3년 내지 5년마다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 발전이 빠를 수 있다. 그럴 때는 탈원전의 목표를 앞당기고 만약 우리가 제대로 기술 확보를 못했으면 늦추는 수밖에 없다. 그걸 병행하면서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세력의 길이라고 본다. 그게 우리가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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