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청문회 스타로 급부상…이명박 대국민 사과해야

조경태 통합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쇠고기 청문회 이후 일약 ‘스타’가 됐다.

청문회가 끝난 뒤 포털 사이트에는 우후죽순처럼 ‘조포스’, ‘승리의 조경태’, ‘포스트 노무현’등 그와 관련한 검색어가 생겨났고 곧 검색어 순위 1위에 등극됐다. 정부 관료에게 큰 소리로 호통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인기다.

‘조경태 어록’ 역시 화제다. “자, 내가 결론 냅니다이~” “자자, 오늘 이자리 끝나고 전부 다 사표내세요, 으이?” 등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퍼부은 칼끝 공세에 국민들은 ‘속이 시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쇠고기에 대한 정부당국의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주장에 그는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있으면 내 앞에 가져와봐라.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느냐”며 쏘아붙였고, “미국인 95% 이상이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먹고 있다. 이것을 알고 있느냐”고 몰아쳤다.

쇠고기 협상에 관한 조 의원의 심정은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있나”는 한 마디로 함축됐다. 세상에는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정말 있을까. 조 의원은 단연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어제 < 100분 토론 >에서 재미교포 주부가 비싸더라도 안전한 쇠고기 먹겠다고 했다. 그 말인 즉 미국이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우리나라에 수출 하겠나. 그런 고기가 있다면 자국에서 소비 시켜도 모자란다”며 “질 좋은 쇠고기는 20개월 이하다. 그러면 20개월 이하만 들여오면 될 거 아닌가. 30개월 이후까지 시장 개방을 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장관고시 무기한 연기만이 살길...정부 연기 안하면 국민 저항 더 커질 것

그는 일파만파 커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장관고시 무기한 연기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사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손꼽았다. 조 의원을 만난 9일에도 청계천 광장에는 지난주보다 더 불어난 5~6만명의 시민이 촛불집회를 벌이기로 예정돼 있었다.

조 의원은 “특별법은 회기 내에 처리 해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라 물리적으로 어렵다. 핵심은 15일 로 예정된 장관 고시인데 이것을 무기한 연기시키고 미국과의 협상 시간을 벌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특별법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무력화 시킬 수 있다. 고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광우병 발병시 재협상을 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는 정부 태도로 볼 때 아직까지 고시 일정을 미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정부가 고시 하게 되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극렬한 대국민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지지율이 24%까지 하락한 이명박 정부가 지금보다 더 어려운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것. 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외골수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가능성을 두고 있다.

조 의원은 장관 및 농림부 관료 사퇴에도 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청문회장에서 장관은 즉각 사퇴하시라고 극렬히 외쳤던 조 의원은 “장관은 잘 모를 수 잇지만 농림부 공무원들은 수 십년간 농림부에서 녹을 먹은 분들이다. 2005년, 2007년도 농림부 보고서 전문가 회의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그 당시 입장은 미국이 광우병에 대한 방역 체계가 안전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근데 지금은 미국 쇠고기 안전하니까 먹어도 좋다는 신문광고까지 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이분들의 거짓말은 또 거짓말 낳는다. 미국과 새 정부 눈치를 보다 보니 구미에 맞도록 할 수 밖에 없겠지만 사퇴한다는 각오로, 사표 내는 심정으로 정직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문회 스타, 영남 지역주의 타파 노력... 노무현과 '닮은꼴'

쇠고기 청문회를 기점으로, 한 누리꾼의 말을 빌리자면 ‘온 국민이 다 아는 국회의원’이 된 조 의원이지만 사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해 친노 핵심 세력으로 손꼽혔다.

또한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안방인 부산에서 17대에 이어 재선에 성공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소신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런 그가 2004년 야당 주도의 탄핵에 이어, 이제는 국민들이 외치는 2008년 탄핵 열풍을 바라보는 평가는 남다르다.

조 의원은 “오죽했으면 국민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겠느냐.이것은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덜 기울인 것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 시절에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다보니까 인기가 많이 추락한 것 아닌가? 똑같은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대통령 앞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은 서슴없이 말했다.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은 것은 국민 목소리 전달 하라고 뽑은 것이지 눈치보라고 뽑은 것이 아니다”는 조 의원은 이번 쇠고기 청문회를 계기로 518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노 전 대통령을 이은 ‘리틀 노무현’, ‘포스트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조 의원은 오는 13일, 노 전 대통령을 만나러 오랜만에 봉하마을로 내려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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