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청문회 스타로 급부상…이명박 대국민 사과해야
청문회가 끝난 뒤 포털 사이트에는 우후죽순처럼 ‘조포스’, ‘승리의 조경태’, ‘포스트 노무현’등 그와 관련한 검색어가 생겨났고 곧 검색어 순위 1위에 등극됐다. 정부 관료에게 큰 소리로 호통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인기다.
‘조경태 어록’ 역시 화제다. “자, 내가 결론 냅니다이~” “자자, 오늘 이자리 끝나고 전부 다 사표내세요, 으이?” 등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퍼부은 칼끝 공세에 국민들은 ‘속이 시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쇠고기에 대한 정부당국의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주장에 그는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있으면 내 앞에 가져와봐라.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느냐”며 쏘아붙였고, “미국인 95% 이상이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먹고 있다. 이것을 알고 있느냐”고 몰아쳤다.
그는 “어제 < 100분 토론 >에서 재미교포 주부가 비싸더라도 안전한 쇠고기 먹겠다고 했다. 그 말인 즉 미국이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우리나라에 수출 하겠나. 그런 고기가 있다면 자국에서 소비 시켜도 모자란다”며 “질 좋은 쇠고기는 20개월 이하다. 그러면 20개월 이하만 들여오면 될 거 아닌가. 30개월 이후까지 시장 개방을 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장관고시 무기한 연기만이 살길...정부 연기 안하면 국민 저항 더 커질 것
그는 일파만파 커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장관고시 무기한 연기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사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손꼽았다. 조 의원을 만난 9일에도 청계천 광장에는 지난주보다 더 불어난 5~6만명의 시민이 촛불집회를 벌이기로 예정돼 있었다.
조 의원은 “특별법은 회기 내에 처리 해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라 물리적으로 어렵다. 핵심은 15일 로 예정된 장관 고시인데 이것을 무기한 연기시키고 미국과의 협상 시간을 벌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특별법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무력화 시킬 수 있다. 고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광우병 발병시 재협상을 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는 정부 태도로 볼 때 아직까지 고시 일정을 미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정부가 고시 하게 되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극렬한 대국민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지지율이 24%까지 하락한 이명박 정부가 지금보다 더 어려운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것. 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외골수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가능성을 두고 있다.
조 의원은 장관 및 농림부 관료 사퇴에도 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청문회장에서 장관은 즉각 사퇴하시라고 극렬히 외쳤던 조 의원은 “장관은 잘 모를 수 잇지만 농림부 공무원들은 수 십년간 농림부에서 녹을 먹은 분들이다. 2005년, 2007년도 농림부 보고서 전문가 회의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그 당시 입장은 미국이 광우병에 대한 방역 체계가 안전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근데 지금은 미국 쇠고기 안전하니까 먹어도 좋다는 신문광고까지 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이분들의 거짓말은 또 거짓말 낳는다. 미국과 새 정부 눈치를 보다 보니 구미에 맞도록 할 수 밖에 없겠지만 사퇴한다는 각오로, 사표 내는 심정으로 정직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문회 스타, 영남 지역주의 타파 노력... 노무현과 '닮은꼴'
쇠고기 청문회를 기점으로, 한 누리꾼의 말을 빌리자면 ‘온 국민이 다 아는 국회의원’이 된 조 의원이지만 사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해 친노 핵심 세력으로 손꼽혔다.
또한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안방인 부산에서 17대에 이어 재선에 성공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소신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조 의원은 “오죽했으면 국민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겠느냐.이것은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덜 기울인 것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 시절에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다보니까 인기가 많이 추락한 것 아닌가? 똑같은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대통령 앞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은 서슴없이 말했다.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은 것은 국민 목소리 전달 하라고 뽑은 것이지 눈치보라고 뽑은 것이 아니다”는 조 의원은 이번 쇠고기 청문회를 계기로 518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노 전 대통령을 이은 ‘리틀 노무현’, ‘포스트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조 의원은 오는 13일, 노 전 대통령을 만나러 오랜만에 봉하마을로 내려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