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 폐지해서 범죄 없어질 것 같으면 법 다 없애야”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한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이은재 기자></div>
▲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한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자유한국당에는 홍준표가 두 명이다? 거침없는 언행에 고음의 샤우팅 목소리로 정치권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은 ‘여자 홍준표’라는 별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보수당의 정치 신인이다.

류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모노드라마형 연설과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하는 모습으로 누리꾼들로부터 다양한 패러디물을 양산케 했다. 그는 “구두 안 신습니다. 머리 필요 없습니다. 화장 필요 없습니다”라며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로 당 혁신에 앞장서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끝에 결국 최고위원직을 거머쥐었다.

류 최고위원은 건국대학교 법대 출신으로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예나대학교에서 형사법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으로 돌아와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국회사무처 법제관 등을 지냈다. 현재 수원대학교 겸임교수다.

정치권에는 지난해 12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윤리위원회 외부 인사로 첫 발을 들였다. 지난 3월 말 당 수석부대변인을 맡으며 본격 당직 활동에 나섰다. 올 초부터는 팟캐스트 ‘적반하장’ 방송으로 때로는 열변을 토하고, 때로는 눈물을 지으며 보수 우파뿐만 아니라 정치권에 ‘류여해’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켜 왔다. 현재 서울 서초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연일 “동지 여러분 함께 갑시다”를 외치고 다니는 열혈 당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청소년 잔혹 범죄로 들끓고 있는 소년법 폐지 여론에 대해 폐지 대신 전면 개정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류 최고위원을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류여해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전문.

▲ 지난 7월 전대에 출마하면서 ‘만연한 구태를 혁파하겠다’ 주창했다.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 외롭고 처절한 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 아직은 원외고 몸집이 작아서 큰 울림이 보이지 않지만 모든 사람이 함께 조금씩 움직이고 있고, 나비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믿는다. 모두가 저에게 의문을 얘기하지만 울림이 있어야지만 한국당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당이 혁신을 하고 있다고 믿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류여해 최고위원이 당선되고 난 뒤에 한국당이 조금 밝아지고 움직임이 있다고 말해준다. 아직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조금 더 지나면 나비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얘길 해주고 계신다.

▲ 원외 최고위원으로서 활동에 한계를 느끼는 점이 있나.

- 버거운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은 두 가지로 분류되는 것 같다. 국회의원과 국민이다.

▲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얘기하는 건가.

- 국회의원들이 갖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특권이 아니라 특혜다. 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려 하는지 잘 몰랐다. 사람들이 항상 저에게 정치는 배지를 달고 해야 된다고 얘길 한다. 왜 어른들이 그렇게 얘길 했는지, 왜 내가 전대에 나갈 때 원외로는 나가지 말라고 했는지 지금은 잘 알게 됐다. 그런데 그것은 구태라고 생각한다. 그것마저도 극복하겠다. 당원 2만 명 넘는 분들이 저를 뽑아줬고, 당원들의 힘에 의해 당선 됐다. 당원들의 마음을 듣고 다독거리러 다니는 건 원내든 원외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발로 걷고 있다. 지방을 돌면서, 저를 부르는 곳이 있으면 다 가고 있다. 당원 한사람 한사람 손을 잡고 있다. 당원연수를 가면 제 축사는 간단하다. ‘동지 여러분, 옆을 보라. 우리 동지 있다. 손잡고 함께 갑시다. 힘든 순간 잘 이겨냈고, 더 힘든 날이 올 수도 있다. 함께 손잡고 갑시다. 나도 손잡고 함께 가겠다’는 내용이다. 아무것도 아닌 멘트다. 하지만 ‘나를 따르세요’가 아니다. ‘우리 함께 갑시다’이다. 당원들과 함께 가고 싶다. 동지가 있다는 것이 좋기 때문에, 그 얘기를 전국적으로 하고 다닐 것이다.

▲ 자신의 별명 알고 있나?

- 여자 홍준표? 성향이 홍 대표와 좀 다른 것 같은데.. 성향이 같으면 홍 대표가 저를 아주 예뻐해야 하는데 제가 하는 것에 대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도 많은 것 같다. 저는 완전한 YES맨은 아니다. 할 말은 항상 한다. 최고위에서 말 하려다 가끔 통제도 당한다. 홍 대표가 독고다이 스타일인 점을 비쳐보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그걸 떠나서 누군가 바른 말을 하면서 대표 옆에서 충언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YES가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그런 역할을 하고 싶고,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런 역할을 누군가 충분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만일 누군가 홍 대표를 비난할 때는 나가서 싸울 것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충언을 충실히 하는 역할을 앞으로도 하게 될 것 같다.

▲ 지도부를 보면 홍 대표와 성향이 다른 분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 같다. 친박 성향의 분들이 다수 포진 돼 있기도 하다.

- 별로 그렇지도 않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홍 대표에게 사랑받는다. 많은 TF팀을 운영하게 하고, 사랑받고 있다. 저 같은 경우는 친박이 아님에도 오히려 제일 많이 제지를 당하고 있다.

▲ 팟캐스트 방송 ‘적반하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 ‘이제 나를 방송에서 제외시키려고 한다’고 글을 올렸는데 무슨 의미인가.

- 전대에 출마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제가 적반하장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했다. 적반하장을 통해서 당선됐기 때문에 그 자리를 다들 탐을 내더라. 적반하장이라는 방송은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방송이다. 처음 시작할 때 모두가 못할 것, 안 될 것, 할 수 없다고 했다. 당에서도 무리라고 했다. 하다못해 홍보부장까지 그건 아니라고 했다. 저는 새벽 6시 반에 당사에 나와서 매일 방송을 만들었다. 돈 한 푼 받지 않고, 실비를 써가면서 방송을 만들었다. 당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PD값과 작가비 정도였다. 출근해서 매일매일 방송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멘트는 작가가 써주는 게 아니라 다 개인 멘트다. 다 개인 애드리브로 끝을 낸다. 만드는 소스라든지 내용도 다 제가 만들어낸다. 기사거리도 제가 찾는다. 방송을 하기 위해 흘린 눈물도 굉장히 많았다. 시청자 천 명을 처음 넘겼을 때 환호성을 질렀고, 가장 많은 시청자는 50만 명 까지 봤다. 사실 여기저기 다 모으면 150만 명 정도까지 된다. 굉장한 방송이다.

지난 대선 때는 내용이 위험했다. 고소‧고발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전장에서 총질 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선 방송을 보고 울고 웃고 했다. 대선이 끝나고 난 뒤엔 모두가 당사에 없을 때, 혼자 앉아서 ‘우리는 작은 전투에서 졌을 뿐’이라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방송하기도 했다. 그런데 전대에 나갈 때 많은 사람들이 시샘을 하면서 저에게 방송을 뺏어야 한다고 얘길 했다. 물론 말은 방송을 크게 키우겠다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 방송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가 책임지고 맡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전대에서 약속 했다. 최고가 돼서 돌아와 전대가 끝나도 다시 적반하장을 찍겠다고 했다. 지금도 약속을 지키고 있다. 적반하장이라는 방송은 한국당의 방송뿐만 아니라 보수우파의 방송,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 해줄 수 있는 방송, 잠들기 전에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은 거다. 당을 찬양하고 당의 노래를 하고 싶은 방송이 아니고 의원들을 빛나게 하는 방송이 아니다. 당원들을 기쁘게 하고 위로해주는 방송을 만들어주고 싶다. 지금은 의원들을 빛나게 하는 방송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한국당을 홍보하는 방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보수우파의 가슴을 적셔주는 방송이 필요한데, 방송의 취지와 생각을 모두가 잊은 것 같다. 홍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홍 대표를 위해 그 방송이 그만큼 지켰는데 모두가 지금은 중요한 것을 잊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마 9월 말이면 방송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나의 개인방송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 소년법에 대해 폐지는 반대하고, 개정은 전면 개정을 해야 된다고 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이 과연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생각이 든다.

- 대책은 있다. 소년법은 절대 어른과 관련된 법이 아니다. 아이는 어른과 너무 다르다. 특히 머릿속이 말랑말랑하다. 교육도 쉽지만 범죄도 쉽게 저지른다. 아이들을 다룰 때, 무조건 야단 치고 처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시작해야 된다. 아이들을 보호할 곳이 있나? 없다. 소년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은 대부분 결손가정이나 불우가정 또는 정말 경제적으로 곤궁한 아이들이다. 그렇다면 실제 해결돼야 할 부분은 그 아이들을 누가 보호할 것이냐 부터 시작해야 된다. 가정안정과 경제적 지원, 학교 등 이 모든 것이 해결돼야 한다. 그리고 교정과 교화, 보호관찰 할 때 누가 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이들 보호관찰이 1대130이다. 독일은 1대7이다. 보호관찰조차 우리나라는 외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법이 없어지는 것이 정말 능사가 아니다. 전면개정을 통해 소년법을 어떻게 개정하느냐를 고민한 뒤에 소년법을 받혀줄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가정 그리고 보호관찰, 학교 부분에 대해 새로운 세팅을 해야 된다.

소년범 문제는 절대 소년법을 없애고 강하게 처벌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15살짜리 아이가 강력 범죄를 저질렀을 때, 20년 형을 주게 되면 35살에 나오게 된다. 그러면 35살 되어 나온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아무것도 못한다. 35살이 돼서 나왔을 때 직업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나갈 것이라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무조건 강하게 처벌하자, 형을 높여라, 사형 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12,3살 아이에게 사형을 하자는 거다. 턱도 안 되는 얘기다. 고민을 않는 거다. 그래서 표창원 민주당 의원에게 같이 토론하자고 했다. 표 의원은 너무나 포퓰리즘적으로 주장한다.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11월 달에 공청회 한다고 한다. 그렇게 급했으면 공청회는 당장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본인이 소신을 갖고 법안을 만들었으면 나와서 토론을 붙어야 한다. 국민들은 소년법을 폐지하자고 서명하고 있다. 소년법이 없어져서 범죄가 없어질 것 같으면 법을 다 없애면 된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

▲ 특별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특별법 남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 같다.

- 소년법은 특별법이지만 다른 법이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들을 위한 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반법을 고치기 애매할 때는 다 특별법으로 고쳐버리는 성향이 있다. 특별법이 현재 얼마나 고쳐지고 있냐면 아동성범죄 어른성범죄 강력성범죄 등으로 구분하여 형의 기준이 약간 다르게 된 것이 굉장히 많다. 사실 여기에는 오차 범위가 있다. 특별법이 난무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그러면 특별법이 아니라 일반법으로 정리 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특별법을 만들어서 자꾸 처벌을 하게 되면 범죄의 숫자가 굉장히 많아지는 것도 있지만 어느 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형이 바뀌게 되는 점이 있다.

데이트 폭력법 같은 경우 일반 폭행죄를 일반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트 폭행죄를 적용하면 형이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남자가 연애한 지 3주 된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진짜 폭행을 하게 됐다. 이는 데이트 폭력법에 의하면 형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3주 만난 여자가 데이트 폭력법에 해당되는지, 데이트 중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첫날 만나서 두 사람이 손잡고 밥을 먹었으면 데이트에 해당되는가 등 데이트 기준이 너무 애매모호하다. 법의 뜻은 그럴 듯하다. 데이트 중에 폭행이 발생하면 당연히 강력 처벌하는 것이 맞다 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법에서 폭행죄로 처벌이 이뤄지고 양형이 제대로 이뤄지면 충분히 폭행죄 상해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럴 것 같으면 스토킹죄 관련 법을 먼저 만들어야 된다. 스토킹죄 법을 만들자고 했을 때 만들지 않았다. 스토킹이 결국 데이트 폭력과 같은 맥락으로 이어져서 고민할 수 있는 건데, 그 중대한 스토킹법은 왜 경범죄로 넣느냐는 거다. 스토킹은 차라리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데이트 폭력은 정말 힘들다. 그러면 가정 폭력이 있으니 데이트 폭력이 있는 것 아니냐 라고 할 텐데, 가정은 의미가 규정이 된다. 그런데 데이트는 그 의미를 규정할 수가 없다. 규정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지고 주문을 만드는 건 너무 힘들다. 그래서 철학과 고민, 번민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따져본 뒤 법을 만들어 달라는 거다. 포퓰리즘 식으로 법을 만들려고 하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강남역 화장실 사건 당시 난리 났었지만 관련 법 아무것도 만들어진 것 없다. 남녀 화장실 분리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공용 화장실 그대로 쓴다.

▲ 변화하는 시간은 필요하지 않나.

- 변화의 시간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당장 바꿔달라고 했다. 무슨 말이냐면 하기 힘든 얘기였다는 거다. 조그만 가게에 화장실 2개를 못 만든다. 현실과 괴리가 있다.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은 더욱 공론화해야 한다. 지원이 어떻게 될 것인지, 화장실 비용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열악한 곳은 화장실 비용을 지원해줄 것인지, 법으로 분명히 남녀 화장실을 구분하라고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된다. 사건이 발생하니까 ‘와 이건 아니다’ 이런 식은 아니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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