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16일 자신에 대한 재판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면서 법원의 구속기간 연장에 대해선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정치적 영향에 따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자신의 국정농단으로 인한 사건 재판을 두고 “법치에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이라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정치보복의 희생양’이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 모든 책임을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란다”고 말해 이 사건은 법률적 판단이 아닌 역사적 판단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또 그는 법원의 구속기한 연장에 대해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했는데 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며 “절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향후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자신을 지지하는 층과 함께 불복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선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 왔고, 이로 인해 전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며 국정농단 관련 모든 범죄는 최순실 씨에 의해 이뤄졌고 자신은 ‘피해자’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사사로운 인연을 위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과,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심신의 고통을 인내했다”며 “저는 롯데, SK뿐만 아니라 재임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 재판 과정에서도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