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KT&G가 최근 출시한 담배의 상표 서체가 코카콜라의 로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담배는 ‘디스 아프리카 골라’. 해당 담배는 출시 초기 광고판 디자인이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한 바탕 소동을 치렀던 제품이기도 하다. 

디스 아프리카 골라 담배의 케이스에는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로 ‘골라’라는 영문 필기체 글씨가 배경에 깔려있다. 탄산의 기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도 담겨있다.

중앙에 들어간 흰색 글씨체의 ‘골라’는 코카콜라 로고를 절묘하게 변형한 것 같이 보인다. 보는 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코카콜라 로고를 연상할 수 있다.

‘콜라’를 본 따 만든 듯한 ‘골라’는 마치 유명 브랜드 상표를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제품들과 같은 카테고리로 보여 지기도 한다. 

패션업계에서는 종종 유명브랜드를 패러디해 재미를 유발하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샤넬(CHANEL)과 채널(CHANNEL), 구찌(GUCCI)와 부찌(BUCCI)처럼 교묘하게 글자를 바꾸지만 누가 봐도 유명 브랜드를 패러디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함으로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KT&G 골라의 출시 의도가 차라리 이와 같았다면 재미있는 시도로 보여 졌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 측 주장에 따르면 디자인에 들어간 서체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인데다 골라라는 이름은 아프리카 서부 저지대의 고릴라를 모티브로 해서 지어졌다니 패러디 의도는 아닌 게 확실하다.

KT&G 측은 이번 표절 논란을 두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제품 출시 전 이미 검토가 끝났으니 상품화됐을 거란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글로벌 브랜드의 로고가 연상되는 디자인을 두고 논란이 될지 몰랐다는 변명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분명 회사 측도 디자인이 비슷한 것을 인지했으나 법적인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선에서 제품을 출시했다는 가정이 좀 더 설득력을 가진다. KT&G에 실망감을 느끼는 이유다.

KT&G는 연간 매출이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세계 5위의 글로벌 담배기업이다. 지난해 ‘7억불 수출탑’을 수상할 만큼 해외 매출도 상당하다.

해외 혹은 국내에서 이 제품을 접한 외국인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봤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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