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 대통령 방중 ‘홀대’ 주장 엉터리”

설훈 국회 농해수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이은재 기자></div>
▲ 설훈 국회 농해수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 오는 23일 막을 내리는 12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과 국가정보원 개혁법 등의 통과에 주력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강한 반대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4선, 경기 부천시원미구을)은 지난 18일 국회 본관 농해수위원장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달성해야할 개혁과제가 산적함에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이 발목 잡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설 위원장은 “국회에서 여당이 소수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야당은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이 있는 구조 속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뜻대로 다 못하고 양보하고 타협해내야 하는 구조이므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있는데 거기까지 못 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 위원장은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솔직히 말해서 방법이 없다”며 “국민 여론이 분노 형식으로 가야할 것인가. 또 다른 촛불이 나와야 할 것인가. 그렇게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가도록 야당이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설 위원장은 “야당이 어리석다”며 “국민이 결국 심판할 것이다. 이런 자세는 혹독한 심판이 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위원장은 “제가 야당이라면 여당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잘한다고 하고 우리 여당도 잘못하는 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집중 공격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여당은 틀렸다는 식으로 나오면 이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설 위원장은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대해 ‘홀대론’을 펴며 ‘굴욕외교’라고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환대한 내용을 보면 홀대했다는 말은 엉터리”라고 반박했다.

설 위원장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 말 등등을 보면 홀대라는 이야기는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위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설훈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7개월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50%대의 정당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민심을 잘 읽어내는 것 같다. 국민들이 뭘 바라고 있고 어떻게 가야 바른 정치가 되는지 정확히 읽고 있다. 국민 뜻에 맞춰서 하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반성하고 박근혜 정부가 했던 것, 또 이명박 정부까지 포함해서 지난 정권이 했던 쌓여 있는 잘못들을 청산하는 과정에 있다. 국민 정서에 닿는 정치가 진행되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을 거부하고 투쟁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어서 탄핵 때의 민심이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확한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자신이 상황을 잘못 알고 있다. 잘못된 가치관에서 세상을 보는 게 아닌가 한다. 자신들이 분명히 잘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확실히 인정하지 않고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태도로 나가니까 국민들이 볼 때는 말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 과정이 연속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맞다고 본다. 반사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틀인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여당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고 문제점을 헤쳐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 지지가 있다고 본다.

“여당 소수 현실적인 힘 없어, 국민 원하는 것에 못 도달”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한 것이 뭐가 있나. 대통령의 지지에 얹혀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구조를 정확히 안 보는 것에서 오는 야박한 평가가 아닌가 한다. 여소야대 국면이다. 모든 게 국회에서 정리되게 돼있다. 국회에서 여당이 소수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야당은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이 있는 구조 속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뜻대로 다 못하고 양보하고 타협해내야 하는 구조이므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있는데 거기까지 못 도달하는 것이다. 지금 선거를 치른다면 국민의 뜻에 따라서 국회 구조가 짜여질 것이므로 그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폭이 많아질 것이다. 현실적인 힘이 없으니까 국민들이 볼 때 도대체 뭐하나. 시원시원하게 못하고 왜 그러느냐. 이런 시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통이 있었지만 새해 예산안이 최근 처리됐다. 그러나 개혁 법안 통과는 더욱 더 만만치 않은데.
예산안은 의원들 각각의 지역구 사정 등등이 있어서 전통적으로 여야가 함께 가는 구도인 것 같다. 그래서 예산안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는데 법안은 다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법안이 야당에서 발목을 잡으면 꼼짝 못하고 여소야대 구도에서는 법안 처리가 안된다. 법안 처리를 못하니까 모든 게 지지부진한 형태로 밀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국가정보원 개혁 관련법 등에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거부하고 있다. 
야당이 어리석다. 국민이 결국 심판할 것이다. 이런 자세는 혹독한 심판이 있을 수 있다.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개혁하자고 한다면 국민들이 야당이 정신을 차리고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고 한다고 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다음 선거에서 과거에 야당을 지지했던 분들도 다시 야당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 적폐를 청산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과거식으로 절대 못한다는 식으로 나오고, 다 여당이 틀렸다고 한다면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야당이라면 여당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잘한다고 하고 우리 여당도 잘못하는 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집중 공격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여당은 틀렸다는 식으로 나오면 이건 아니다.

설훈 국회 농해수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이은재 기자></div>
▲ 설훈 국회 농해수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이은재 기자>
-6월 항쟁 당시에는 보수세력이 6.29 항복 선언을 했는데 지금의 보수야당은 촛불시민 혁명에 대해서 부정만 하고 있어서 보수가 아직 바닥을 안쳤다는 평가도 있는데.
그럴 수도 있다. 제가 보수라면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새롭게 나가자는 전략을 썼을 것인데 지금은 그건 아닌 것 같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물론이고 친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내년 지방선거라든지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이 그냥 두겠나. 야당이 전략적으로 잘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선다.

-문재인 정부에서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100대 국정과제 중 다수는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데.
그러니까 발목을 잡으면 솔직히 말해서 방법이 없다. 국민 여론에 의해서 문제 해결이 되고 그것을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받아들여서 법안을 정리하는 과정이 돼야 하는데 국민 여론이 아무리 정확하게 나와 있더라도 야당에서 못하겠다고 잡아떼는 구도이므로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 국민 여론이 분노 형식으로 가야할 것인가. 또 다른 촛불이 나와야 할 것인가. 그렇게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가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북핵 대응과 외교안보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한중정상회담에서는 홀대를 당했다고 비판하는데.
외교 관례에서 홀대를 당했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환대한 내용을 보면 홀대했다는 말은 엉터리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만나서 한 말 등등을 보면 홀대라는 이야기는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위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론인과의 마찰 부분에 대해서는 폭행이 있었던 것은 절대 안되는 일이다. 당사자가 있으므로 찾아내서 처리하면 된다. 우리 쪽에서 극도의 혐중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에도 혐한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한 한중관계를 가져가는 양쪽의 건강한 세력들이 양 극단세력의 중간에서 함몰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걸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국익차원에서 봐야한다. 손해는 우리가 본다. 혐중론 펴는 분들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국민 지지 속에 원만한 국정운영을 하려면 문재인 정부에게는 내년 지방선거 승패가 중요하다.
문 대통령 지지도가 70%대를 왔다갔다하고 민주당 지지도 50%대까지 가고 있는데 뭔가 정리가 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국민들이) 야당이 지나치게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게 표심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표심으로 나타나야 야당이 다시 한번 정국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아닌가. ‘야당 똑똑히 봐라. 너희들 잘하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게 이거다’라고 하는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선거는 6개월이 남아있어서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 현재구도로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의 가장 큰 적은 방심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면 떨어진다. 분석은 그렇게 할지라도 행동을 그렇게 하면 여당은 망한다.

-지금 야당에서는 국정운영에 있어서 장관들은 들러리만 서고 있고 청와대만 보인다는 지적이 많은데.
정책은 부처와 청와대가 조정을 해서 결정을 한다. 어떤 정책을 할 것이냐의 문제는 청와대가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정책 결정이 되면 집행하는 것은 부처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다. 내년 쯤 되면 업무가 각 부처로 확 내려갈 것이다.

“적폐청산 정리되면 내년 하반기쯤 본격적인 협치로 들어갈 것”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이다. 여당이 협치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적폐청산이 정리가 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협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길 것이다. 야당이 적폐청산에 대해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적폐청산이 어차피 올해 안으로는 전부 안되는 것이고 내년 전반기쯤 되면 정리가 다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하반기쯤 되면 본격적인 협치 구조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장기를 발휘해서 잘 풀어내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다. 협치 구조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정치적 상황도 만들어질 것이고 여당의 구체적인 액션도 나올 것이라고 본다.

-당이 대선 전에 분당될 때에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잘한다는 평가가 많다.
나도 놀랐다. ‘저렇게 내공이 있었나’라고 깜짝 놀랄 정도로 해낸다. 그것은 이유가 있다. 대통령 두 번을 한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과거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는 것을 보면서 장점은 장점대로 취하고 단점은 버린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읽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거기에 맞춰서 반 발 정도만 앞서가면 된다.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은 선량하다. 일을 잘 풀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 내에서 차기 지도자로 돋보이는 사람은 누가 있나.
아직은 잘 모른다. 대통령의 임기가 한참 남았다. 설혹 차기 주자라고 하더라도 ‘나는 모른다’하고 있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정부 시작한지 1년도 안됐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고 그런 꿈을 꾸고 있으면 그것은 어리석다고 봐야 한다. 지금은 문 대통령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도와주는 게 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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