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수린 기자] 올해 증권업계 최대의 화두는 증시 주가가 6년 만에 박스권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는 것이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 10월 말 25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올해 국내 상장기업들의 누적 영업이익이 3분기까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진 데 힘입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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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박스피 탈출 코스피 2500선 돌파하기도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월22일 2300선, 7월13일 2400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지난 10월 30일 2500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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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아시아경제>

 

올해 하반기 코스닥 지수도 기록적인 상승 랠리를 맛 봤다. 지난해 12월 이후 한동안 600선 박스에 갇혀 있던 코스닥은 추석 연휴 직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1월24일 장중 803.74를 기록하며 2007년 11월6일(800.92) 이후 10년 만에 800선을 넘나들었다. 셀트리온, 신라젠, 티슈진 등 바이오 주를 중심으로 열풍이 분 데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였다. 일각에서는 2000년 초반 IT 버블을 거론하며 바이오 주의 이상급등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이 지난 11월 21일 10조 323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개장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초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해 코스닥 시장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발표 직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등이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세로 나서고 개인투자자들도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거래에 적극 나서 코스닥 지수는 급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정책 발표가 내년으로 미뤄지며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약 바이오 주의 급등과 거품론

 

정부가 바이오 부문을 장려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고,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신약에 대한 활발한 임상 개발 등 각종 호재에 힘입어 바이오 관련 주들이 급등세를 연출했다. 신라젠 주가는 연초 이후 최근까지 무려 5배나 뛰어 올랐다. 셀루메드, 셀트리온제약, 앱클론, 경남제약, CMG제약, 펩트론 등 바이오 종목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여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부 바이오 종목 주가가 실적이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이상 급등해 주가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거품론의 기본 근거는 이들 종목의 PER(주가수익비율)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약업종의 PER는 65배나 돼 타 업종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급등한 일부 바이오 종목의 PER는 수 백 배에 달하기도 한다.

 

가상화폐 시장으로 코스닥 시장 자금 유입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바이오 종목의 투기 조짐과 함께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을 떠나 더 투기적인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중 1위 업체인 빗썸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올해 1월 3000억 원 수준에서 최근 11월에는 한 달 간 무려 56조 원을 넘는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의 올해 월 평균대금 68조 7096억 원의 80%가 넘는 규모다. 실제로 빗썸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늘었던 지난 5월과 8월 코스닥 월별 거래대금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초대형 IB 출범과 증권사 ROE(자기자본이익률) 강화


올해 증시의 이런 투기적 열풍 속에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늘리면서 초대형 IB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ROE는 평균 8% 수준까지 개선됐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3분기까지 이익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업계를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초대형 IB 육성을 내세웠다. 대형 증권사들은 초대형 IB 자격요건 충족을 위해 자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자기자본 4조 이상 대형 증권사에 허용되는 초대형 IB 인가 요건을 충족시켰다. 다만 5개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만이 일단 단기금융업에 해당하는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 공시제 강화 움직임


코스피 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지배구조 공시제가 올해 3월 처음 도입됐다. 재벌 기업들의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 해당 상장기업은 거래소가 정한 ‘지배구조 모범 규준’ 핵심원칙 10개 항목의 준수 여부를 자체 평가해 보고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그 사유를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공시 제도는 일단 자율 공시이기 때문에 코스피 상장사 700여 개 기업 중 참여사는 70개 기업 정도에 그쳤다. 금융위는 단계적으로 제도를 의무화함으로써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18 증시 전망


2018년  증시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글로벌 경기회복,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호재가 많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는 주가 3000 시대를 예고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내년 2800~ 31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간 전망이 엇갈리는 점은 내년 하반기를 보는 시각이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불안 요인이 많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축소 속도, 기업 수익성 둔화 등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코스닥 지수에 대해서는 일부 증권사들이 내년 전망치 상단을 850~ 1000으로 제시하는 등 대체적으로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내년 국내외 경기 호황이 코스닥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는 제약 바이오 주의 실적 향상과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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