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민중심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체적 국가개혁’ 추진해야”

김용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용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신건 기자] 자유한국당을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제2혁신위원회가 14일 인선을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새 혁신위원회를 이끌게 된 김용태 혁신위원장(3선, 서울 양천구을, 국회 정무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본관 정무위원장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현재 자유한국당이 처해있는 현실과 앞으로 혁신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 자유한국당의 상황에 대해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함께 떠안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절반의 성공에 대해 “한국당은 탄핵과 대선 직후, 구조 개혁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과 공당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를 상실케 했던 당내 일부 세력의 주요 인물들을 사실상 직무직 정리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탄핵 사태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다. 그리고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한국당이 잘못된 국정 운영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언하거나 조장했던 일부 세력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핵심 원인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과 일부 세력의 핵심적인 인물들에 대한 직무정지조치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절반의 실패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꼽았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불안과 불만을 느끼고 있는 분들조차도 한국당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 과오가 있다”면서 “혁신위원회에서는 절반의 성공에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닌 절반의 실패를 메꿔나가는 작업들을 해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지금까지 와의 보수주의를 탈피하는 이른바 신(新)보수주의를 통해 ‘서민중심정당’으로 발돋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12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소외 취약계층인 서민,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음날인 13일 홍준표 당대표도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은 흙수저 정당으로 거듭났다”며 서민중심의 정책으로 다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1일 신년사에서도 ”서민중심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이 서민중심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 ▲복지개혁 ▲공공부문개혁 ▲기업 인프라 개혁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총체적인 국가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발전과 세계화의 진전으로 인해 노동 그 자체가 새로운 차원으로 변하고 있다. 옛날방식으로는 노동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수십 년 동안 나라를 끌어왔던 국가시스템과 체제를 뜯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국가를 만들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노동개혁은 필연적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또 저출산에 대한 심각한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불안을 대처하는 복지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그리고 반드시 이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동개혁, 복지시스템 개혁, 공공부문 개혁은 나라에 돈을 벌어다주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은 민간부문 경제이기 때문에 민간부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기업 인프라 개혁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사회적 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역사적 경험 ▲세계적 추세 ▲구체적 사실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 등에 입각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 보수주의는 지금 현재의 문제를 구(舊)보수방식, 개발시대의 방식으로 해결 할 수 있다고 억지 부리지 않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용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다음은 김용태 혁신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87년 6월 항쟁 당시 여당은 국민들의 6‧29 민주화 선언으로 화답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004년 탄핵 후폭풍을 맞을 당시 천막당사를 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 대통령 탄핵 이후 제1야당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화답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같이 떠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탄핵에 이른 과정에서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 운영을 바로 잡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집권여당이 비판과 견제의 역할은커녕 오히려 부언하거나 조장한 일부 세력이 있었다.
한국당은 탄핵과 대선 이후 이 부분에 대한 구조 개혁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과 공당으로서의 기본적인 가치를 상실케 했던 일부 세력의 주요 인물들을 직무직 정리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탄핵 사태의 핵심 원인이었던 박 전 대통령의 출당과 일부 세력의 핵심적인 인물들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절반의 실패라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한국당의 노력이 태부족했고, 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불안과 불만을 느끼고 있는 분들도 한국당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 과오는 분명히 있다.
혁신위는 절반의 성공에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닌 절반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 부분을 메꿔나가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보수정당은 어떤 면에서는 ‘재벌을 위한 정당’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 한국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내세우면서 신 보수주의 근간으로 서민 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서민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지금 각 나라는 각자의 시대적 도전에 직면해서 이에 대한 현명하고 유능한 응전을 하기 위해서 국가개혁에 나서고 있다. 이 시대적 도전은 나라마다 고유한 특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유사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 특성의 핵심은 기술발전과 세계화의 진전으로 인해서 노동 그 자체가 완전하게 새로운 차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AI(인공지능)의 습격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차원의 문제가 아닌, 재택근무, 근무시간 자율화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전개들이 벌어지고 있다. 옛날방식으로는 노동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각 나라들은 수십 년 동안 나라를 이끌어왔던 국가시스템과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뜯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국가를 만들 수 없다는 문제 인식을 갖고 있고, 이에 대해 총체적인 국가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영국의 제3의 길, 2002년도부터 시작됐던 독일의 하르츠 개혁, 그리고 작년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등이 전형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대한민국도 여타 나라들이 추진하고 있는 시대적 조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노동‧복지‧공공부문‧기업 인프라 개혁을 묶어서 총체적으로 추진해야”

지금 대한민국은 근본적인 노동의 변화에 대응하는 노동개혁을 이뤄야한다. 그러나 이 노동개혁은 필연적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또 대한민국은 저출산이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저출산과 노동 개혁에 수반되는 고용불안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복지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도 필요하다. 
그러나 노동개혁, 복지시스템 개혁, 공공부문 개혁 등은 나라에 돈을 벌어다주는 것은 아니다. 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 민간부문 경제이기 때문에 민간부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기업 인프라 개혁도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노동개혁, 복지개혁, 공공부문개혁, 기업 인프라 개혁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총체적으로 추진하는 국가개혁을 대한민국이 나서야 한다.
한편으로는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사회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다음 세대가 살아갈 기반 중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국가 활력 저하와 저출산 문제이다. 이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사회정책 개편이 필요한데, 이 n문제는 경제 부문의 국가개혁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즉 바로 다음 세대의 가치관과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형태의 사회정책개혁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닌, 지금 당면한 시대적 도전에 누가 더 현명하고 유능하게 응전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 보수주의는 지금 현재의 문제를 옛날 구(舊)보수의 방식, 개발시대의 방식으로 해결 할 수 있다고 억지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이 국가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신 보수주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적 경험‧세계적 추세‧구체적 사실‧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에 입각한 국가 개혁 청사진 제시할 것”

우리가 이 문제에 접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보면 크게 4가지 원리에 입각해있다고 보면 된다.
첫 번째는 역사적 경험이다. 이미 실패해서 세계사에서 사라진 방식으로 시대적 도전에 응전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세계적 추세이다. 세계 각국이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도전은 유사성을 띨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각 나라의 국가 개혁도 유사성을 띤다. 이 세계적 추세를 도외시한 방식으로 시대적 도전에 응전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구체적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는 선한의도가 선한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이런 망상은 버려야 한다. 네 번째는 동시대인(人)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이 국가 개혁 청사진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준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혁신위는 신 보수주의와 함께 4가지 원리에 입각한 국가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려고 한다.


-한국당이 과도기적인 시련을 겪고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인적청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당무감사 평가를 통해 대대적인 당협위원장 교체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반대하시는 분들이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문제제기했다. 어떻게 보는가?

건강한 당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당내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당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비판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당무감사평가에서 30% 컷오프는 철두철미하게 계량화된 수치에 따라서 조치가 이뤄졌다고 얘기를 들었다. 유능하지만 실무적인 문제에 소홀해서 탈락하신 분도 여러 명 있다고 들었다. 
일부 탈락하신 분들 중에서는 당대표의 과도한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당의 공식기구가 계량화된 수치로 당 조직을 정비해 나가는데 대해서는 예전보다 진일보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지금 한국당이 중차대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당내 전반적인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당대표가 사용하는 권한을 통해서 구조개혁을 가속화하는 특수한 조치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내에서 그런 반발이 있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분들의 비판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들어서 충분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가 한국당의 실력이고,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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