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우원식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을 언급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로 넘어선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하면서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진술을 언급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역사 뒤집기’, ‘정치공작’, ‘짜맞추기식 수사’라고 강변하는 모습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와 국민들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것”이라며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끌어들이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로 넘어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3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길 성명’2에 불과하며, 책임과 도덕이라는 보수의 품격은 사라지고 이제 보신만 남은 듯해 솔직히 씁쓸하다”며 “국정원과 군을 동원한 불법적 정치개입과 공영방송 장악, 블랙리스트 작성 등 국정농단의 여러 의혹들의 시작이 이명박 정부 때라는 점에서 진실규명과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성역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MB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씨와 김진모 전 비서관이 국정원 특활비 유용혐의로 구속됐고,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이 이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국정원 특활비 상납 문제를 보고했다”며 “관련 있는 어느 누구도 진실의 시간이 오고 있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오래 감추었던 진실을 국민 앞에 온전히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 의장은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마디로 ‘후안무치’”라며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 ‘나에게 물어라’라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의혹과 각종 혐의에 대해 명명백백 밝혀야 마땅하지 않은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비난만 하다 끝냈다. 지금의 검찰 수사는 MB정부 때와는 180도 다르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문제는 애당초 노무현 대통령을 정조준해서 수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국정원까지 동원해 여론몰이를 했던 명백한 정치보복 행위였다. ‘역사뒤집기’와 ‘정치보복’은 그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주장을 비난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어제 국민 앞에서 밝힌바와 같이 본인 측근들은 잘못이 없고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으면, 또한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본인이 먼저 검찰에 자진 출두해 수사에 응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배경에 대해 “(정두언 전 의원 언급처럼) 저도 그제 밤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의 검찰 진술내용에 대해서 제보를 받았다”며 “이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갖게 된 결정적 배경에는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특활비가 방미를 앞둔 김윤옥 전 여사 측에 달러로 환전되어 전달되었고, 이것이 사적으로 사용됐다는 김희중 전 실장의 진술내용이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희중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시절의 비서관부터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이르기까지 집사 중에 집사로 꼽히는 핵심인물이다. 그가 BBK,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에 관해서도 핵심적 증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전 실장의 검찰출석 이후 이명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후 급기야 어제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김 전 실장의 핵심적 진술이 “자신이 특활비 1억을 지시에 의해서 받았고, 그것을 달러로 환전해서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던 제2부속실장 쪽에 주었고, 그 돈이 김윤옥 당시 여사의 명품구입 등에 쓰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달러를 건네받은 당시 제2부속실장 등 관계자를 검찰이 추가로 조사하면 국민의 혈세가 명품구입 등 사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가 있을 것”이라며 “당시 청와대 기록관으로서 이런 특활비 상납 등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김윤경, 이진영 씨에게도 검찰이 서둘러 확인해 볼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

이어 “박근혜와 이명박 청와대의 국정원 특활비 불법수수와 사적유용 그리고 반성이 없는 입장발표까지 일란성 쌍둥이처럼 꼭 빼닮았다”며 “여론전과 시간벌기용 회견으로 사후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대신, 당당하게 검찰수사에 임해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