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노동자가 많고 임금격차 큰 경제구조로는 국내소비 위축돼 성장 어렵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폴리뉴스 정찬 기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1일 “경제가 성장했다는데 왜 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느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질문에 “소득양극화로 인한 국내소비 위축” 때문이라고 답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정책이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장하성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이어졌던 ‘최저임금 인상 정책’현장행보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경제가 성장했다는데 왜 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느냐’,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장사가 안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이들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저임금노동자가 많고, 임금격차가 큰 경제구조에서는 성장의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이전되지 않고, 국내소비가 위축돼 성장이 지속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양극화라는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한국 경제구조를 바꾸면서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에 대해 “한국경제는 성장의 과실이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모순에 빠져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우리 경제는 누적 약 64% 성장했다. 그러나 가계소득은 경제성장의 1/3에 불과한 21% 증가에 그쳤다”며 “심각한 것은 하위 20% 저소득계층의 실질가계소득은 2년 전과 비교해서 오히려 8% 감소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한국 경제는 국민을 잘 살게 한다는 근본적인 목적을 잃어버린 셈”이라며 “우리나라 노동가 4명 중 1명이 한 달에 167만원을 못 받고 있는데 이렇게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OECD 국가 중 한국은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궁극적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하여 경제도 성장하게 된다. 최저임금 인상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면 국가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들의 삶도 함께 나아지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행 최저임금 인상으로 민간소비가 확대되고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소득격차 해소가 경제성장을 촉진시킨다는 권고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저소득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중소·소상공인에게 비용부담을 낮추어주는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소득이 늘어난 노동자가 소비를 늘리고 동네식당과 편의점, 그리고 골목상점의 매출이 늘어나면, 결국 자영업자와 고용주에게도 혜택이 가고 국민경제 전체에 성장활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독일의 최저임금 도입으로 성장세를 유지한 사례도 얘기한 뒤 “최저임금이 12.3% 올랐던 2007년에도 시행 초기에는 고용이 좀 줄어들었지만 세달 뒤에는 회복이 되었고, 소득증대, 소비증대, 고용창출의 중장기 효과로 이어져갔다”는 점도 지적했다.

장 실장은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에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우려가 존재하는데 대해 “(최저임금 인상을) 인건비 증가를 부담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만 전부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작년 7월 발표한 76가지 대책은 사실상 모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 수혜자는 저임금 노동자이지만, 이에 따른 정부 대책의 수혜자는 김밥집과 정육점 사장님들”이라며 종업원 1인당 월 13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임금 인상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4대 보험 부담 지원, 카드수수료·임대료에 대한 정책 등 76가지의 정부대책에 대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청년들 대다수가 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아버지 때는 배가 고팠을지 몰라도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었던 반면, 지금의 청년 세대들은 삼각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희망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꿈을 잃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작은 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이들은 누군가의 엄마 아빠 형 누나, 그리고 자식들이다. 이들이 짊어진 어려움을 덜어줄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니고, 우리 모두”라며 “그걸 정부가 돕겠다”고 했다.

장 실장은 마무리말로 “국민들은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느냐고, 왜 장사가 안 되느냐고 묻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은 이 질문에 대해 답하는 출발점”이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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